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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를 던져 놓고 물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낚시성 글을 올린 후 기다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 낚시성 기사나 글 미끼를 던져 놓고 물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낚시성 글을 올린 후 기다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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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헨리 - <미신에 목숨을 걸다>
· 단테 - <이 곡을 부를 수 없다면 신이 아니다>
· 톨스토이 - <전쟁을 해야만 하는 이유>
· 피츠제럴드 - <갑부는 이런 여자를 좋아한다>
· 무라카미 하루키 - <내가 성에 눈뜨기까지 겪어야 했던 일>
· 괴테 - <꼭 죽을 만큼 사랑해야 해?>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나는 자퇴하고 경비원이 됐다>
· 생텍쥐페리 - <나는 숫자를 이렇게 배웠다>
· 밀란 쿤데라 - <바람피우는 남녀의 심리>


제목 그대롭니다. 혹시 위에 언급한 책 중에서 읽어본 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읽어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처음 보는 제목이라고요? 설마요. 잘 보시길 바랍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다 아는 책이니까요. 슬슬 떠오르기 시작하죠? 그런데 제목이 어째 좀 이상하죠? 정답은 이 글의 마지막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포털에 올라온 기사를 읽을 때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아마도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대부분은 제목이 흥미로운 기사를 먼저 클릭할 겁니다. 제가 방금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이런 제목이 있더군요. <"키우겠다" 데려간 지 2일 만에... 의붓아들 사망 수사>, <"어떻게 내 얼굴을 몰라?"..노조위원장의 '갑질'>, <성형외과 의사 울게 만든 '강남언니'> 기타 등등

우리는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 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기사를 검색합니다. 그래서 각종 사건, 사고는 순식간에 퍼져나가죠. 그러다 보니 가십성 글에는 엄청난 개수의 댓글이 달립니다. 저도 물론 특별한 관심사가 없을 때는 흥미로운 기사를 보기는 합니다. 그런데 간혹 내용과 제목이 따로 노는 그런 기사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기사를 쓴 기자를 'xxx'라고 부르며 비아냥거리죠. 이제는 일부 기자들도 내성이 생겨선지 그런 말에 무덤덤한 게 아닌가 생각들 때도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언젠가 글쓰기 전문 플랫폼에 접속했는데 올라온 글의 제목이 하나같이 읽고 싶은 제목들이었습니다. 처음 플랫폼을 시작할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추천글과 노출된 글을 자주 읽었는데 막상 기대하고 클릭해보면 십중팔구는 실망스러운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로선 추천글의 정의가 뭔지 잘 모르겠더군요. 무엇을 기준으로 추천을 하는지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괜찮은 글은 대부분 추천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혹시 제목 때문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습니다. 일명 '어그로'라고 하죠. 속칭 찌라시들이 쓰는 낚시성 제목과 다를 바 없다는 말입니다.

'어그로'가 전부인 글, 그만 보고 싶습니다 

혹시 제가 글을 보는 안목이 높아서일까요? 전혀요. 저는 단지 좋은 글을 읽고 싶을 뿐입니다. 아래는 이오덕 선생이 언급한 나쁜 글의 정의입니다.

나쁜 글이란 - 이오덕

1.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없는 글, 알 수는 있어도 재미가 없는 글
2.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만 쓴 글
3. 자기 생각은 없고 남의 생각이나 행동을 흉내 낸 글
4. 마음에도 없는 것을 쓴 글
5. 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쓴 글
6. 읽어서 얻을 만한 내용이 없는 글, 곧 가치가 없는 글
7. 재주 있게 멋지게 썼구나 싶은데 마음에 느껴지는 것이 없는 글이다


글쓰기 플랫폼에서 글을 읽을 때 가장 많이 걸리는 부분이 바로 두 번째 항목,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만 쓴 글이었습니다. 즉 좋은 내용이긴 한데 읽으나마나한 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글이었습니다.

고개만 끄덕일 뿐 나를 깨닫게 하거나 그도 아니라면 지적인 만족이라도 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닌, 그냥 그런 글들 투성이었습니다. 종이책이었다면 정말로 종이가 아까울만한 그런 글이죠. 제대로 된 수필이라면 삶의 깨달음이라도 있을 텐데, 여기저기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를 표방한 글 천집니다. 이런 글이 다 안 좋다는 게 아니라 읽으나마나한 글이 그렇다는 겁니다.

글쓰기를 표방하는 플랫폼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추천글을 남발하지 마시고 제목과 내용이 부합하는 그런 글을 자주 볼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플랫폼 작가라면 제발 어그로 끄는 제목 좀 달지 맙시다. 그 시간에 내용에 좀 더 충실한 글쓰기면 좋겠습니다.

흥미를 끄는 제목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용도 그에 부합할만한 글을 써줬으면 합니다. 솔직히 플랫폼 측이 오히려 그런 제목을 조장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충동질하면서 자본주의적 글의 하향평준화를 이끄는 플랫폼은 아닌가, 한 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아래는 서두에서 어그로를 끌기 위해 언급한 책의 바른 제목들입니다.

· 오 헨리 - <마지막 잎새>
· 단테 - <신곡>
· 톨스토이 - <전쟁과 평화>
· 피츠제럴드 - <위대한 개츠비>
·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
· 생텍쥐페리 - <어린 왕자>
· 밀란 쿤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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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해서 꾸준히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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