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iHQ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아래 '운동뚱')이 3월 30일 드디어 방송 10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2020년 2월 <맛있는 녀석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1회가 공개된 후 2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일반적인 웹예능들이 시즌제를 택하면서 일정 기간의 휴식, 방영, 혹은 종영으로 마감되어온 것과 다르게 <운동뚱>은 지난 2년 동안 매주 수요일 공개를 통해 구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져왔다. 일반적인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도 이만한 기간 동안 유지되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고려할 때 <운동뚱>은 꾸준함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저 체격 좋고 밥 잘 먹는 개그우먼 정도로만 생각했던 김민경의 재발견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인기 예능을 기반 삼은 세계관의 확대, 유튜브의 적극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운동뚱>은 여타 예능에선 보기 힘든 모범사례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때 다른 아령을 잡았더라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운동뚱> 멤버로 '민경장군' 김민경이 발탁된 건 순전히 우연과 운명이 결합된 것이었다.  지난 2020년 1월 <맛있는 녀석들> 방영 5주년 기념 기자회견장에서 당시 제작진은 일명 '뚱4' 멤버로 불리던 유민상-김준현-김민경-문세윤을 대상으로 운동을 시키는 프로젝트를 깜짝 공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책상에 4개의 아령을 세워 놓고 그중 1개가 용접까지 해놓을 만큼 딱 붙어 있어 이를 들지 못하는 사람이 운동 멤버로 발탁되는 게 원래 의도였다. 그런데 벌칙 아령을 선택한 김민경은 본인의 힘만으로 아령+책상을 단숨에 들어올리는 놀라운 일을 벌이게 되었다. 만약 2년 전 문제의 아령을 유민상 및 다른 멤버가 잡았다면 <운동뚱>의 운명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간에 그날 이후 김민경은 <운동뚱> 전담 출연자로 선택되었고 매주 다양한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는 제법 험난한 과정에 돌입하게 되었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복싱, 격투기, 축구, 야구, 사격, 아이스하키 등 장소와 계절을 불문한 다채로운 종목을 섭렵하면서 평소 운동과 담을 쌓던 김민경은 초보자 답잖게 손쉽게 적응하며 구독자들을 감탄시킨다.   

김민경의 재발견... <운동뚱> 최고의 수확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운동뚱>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김민경의 재발견을 먼저 손꼽을 수 있다. <개그콘서트>와 <맛있는 녀석들>에 이르는 동안 주인공이라기 보단 동료들을 뒷받침하는 이미지가 강했던 김민경은 이 웹예능을 계기로 더 큰 관심, 사랑을 받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비록 운동 초보지만 타고난 근력을 바탕으로 능수능란하게 생소한 종목들을 척척 소화하면서 구독자들에겐 경이로움을 느낌과 더불어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라는 동기 부여도 제공했다.

뚱4 동료 없이 본인 혼자 내용을 이끌어가야 하는 부담감 속에 김민경은 때론 "나 못해"라고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기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매주 열심히 임하는 자세로 도전에 나섰다. 그 결과 방영 초반 공개 영상은 수백만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유튜브 공간을 뜨겁게 달굴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김민경은 <패럴림픽 경영수업>(KBS), <마녀들>(MBC) 등의 스포츠 웹예능을 거쳐 <골 때리는 그녀들>(SBS)까지 진출, 개그우먼 축구팀 'FC개벤져스'에선 없어선 안 될 핵심 주전 선수로 맹활약 중이다. 김민경이 있었기에 <운동뚱>이 빛을 볼 수 있었고 <운동뚱>을 통해 김민경은 다양한 예능으로 영역을 넓히는 상부상조의 본보기를 만든 것이다.

예전 같지 않은 화제성... 재도약을 노린다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여타 유튜브 콘텐츠들이 그러하듯 <운동뚱> 역시 지난 1년 사이 방영분은 한창 때 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몇만회 수준의 조회수에 그친 공개분도 자주 발견될 정도로 2020년 대비 요즘 <운동뚱>은 어떤 점에선 위기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단독 채널 독립 없이 기존 <맛있는 녀석들> 채널을 통한 방영이 계속되는 점 뿐만 아니라 장수 예능이 가질 수 있는 엇비슷한 형식의 반복 등은 <운동뚱>에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여기엔 메인 PD 교체 등 제작 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이를 감안한 현재 제작진은 지난 1월 잠시 휴식기를 거치는 재정비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뚱>은 여전히 웹예능의 모범 사례로 꾸준히 구독자들과 만남을 이어가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인기 공중파/케이블/종편 예능이 <운동뚱>을 벤치마킹 삼아 스핀오프 웹예능을 속속 등장시키긴 했지만 현재 살아남은 유튜브 예능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매주 꾸준히 내용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김민경과 제작진이 지금껏 유지하는 <운동뚱>에 대한 뚝심이라면 이번 100회를 넘어 200회, 300회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운동뚱>이 달성한 100회 방송은 성실함에 바탕을 둔 우직한 발걸음으로 만든 자랑스런 훈장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늘부터운동뚱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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