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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 물로 농사짓고 있는 낙동강 인근의 한 논.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검사에서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이 쌀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녹조 물로 농사짓고 있는 낙동강 인근의 한 논.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검사에서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이 쌀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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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류 노지 재배 쌀에서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환경단체가 밝혔다.

이번 검사에서 1㎏당 3.18㎍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으며, 이는 성인이 하루에 300g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일일 0.945㎍의 마이크로스틴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라는 것. 또한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의 15.9배를 초과하는 수치라고 단체는 주장했다.

양이원영‧이수진 국회의원과 시민환경연구소, 대구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쌀에서도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물질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검사는 낙동강 하류 지역 노지 재배 쌀(2개 샘플)에 대한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을 분석한 것이다. 2021년 12월 쌀 샘플 당 10kg씩 직접 농민에게 구입한 뒤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팀(식품영양학)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인한 '효소면역측정법(ELISA kit)'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개 샘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각각 3.18, 2.53µg/kg이 축적된 것으로 나왔다.

'샘플1'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쌀(3.18 µg/kg)을 성인(60kg)이 하루 300g, 소아(30kg)는 150g을 취식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섭취량은 성인과 소아 각각 0.954, 0.477µg이다.

'샘플2'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된 쌀(2.53 µg/kg)을 같은 방법으로 정리하면 성인과 소아의 하루 섭취량은 각각 0.759, 0.3795µg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간 손상 기준으로 볼 때 '샘플1'은 기준치의 38.5%, '샘플2'는 33.1% 수준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낙동강 하류 쌀 검사 결과에 따른 성인(60kg), 소아(30kg) 일일 마이크로시스틴(MCs) 섭취량 계산
 낙동강 하류 쌀 검사 결과에 따른 성인(60kg), 소아(30kg) 일일 마이크로시스틴(MCs) 섭취량 계산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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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낙동강 노지 재배인 배추‧무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마이크로시스틴 축적 쌀·배추·무를 동시에 섭취한다고 가정하면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생식 독성 기준을 20.81배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또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간 손상 기준의 52.0%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다른 농수산물 등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 축적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성과 간 독성뿐만 아니라 남성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여성 난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생식 독성까지 띠고 있어 프랑스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 등에선 안전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의 생식 독성 문제"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많다고 이들은 전했다.

쌀‧배추‧무의 검사결과와 관련해 이들은 "다른 농작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될 수 있다는 것과 녹조 번성 시기 출하 작물의 경우 더 높게 검출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상길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상당히 안정된 물질이라서 300℃ 이상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며 "만약 벼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템 없이 축적만 된다면 밥을 지어도 (독소가)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낙동강 보 즉각 개방하라"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우리가 먹는 주식인 쌀에서 녹조 독성이 검출되고, 우리 김치의 주재료인 무와 배추에서도 녹조 독성이 검출되는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우리의 식탁이 위험한 것이고 우리의 일상이 위험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 물질의 대표격인 청산가리의 100배나 되는 맹독이고, 발암물질이다"라며 "간과 폐, 혈청, 신경에 이어 생식 독성까지 띠고 있는 아주 위험한 물질이다. 이 위험천만한 독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쌀과 김치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후보 시절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를 공약했다"며 "4대강 보를 유지한 채 지금과 같이 4대강을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녹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녹조 문제는 4대강 보를 유지하는 한 풀 수가 없다. 4대강의 자연성을 되살릴 때만이 녹조 문제는 해결이 된다"며 "그러므로 4대강 재자연화는 녹조 문제 해결의 필수 선행조건이다.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월 22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열린 "낙동강 쌀, 녹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관련 기자회견.
 3월 22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열린 "낙동강 쌀, 녹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관련 기자회견.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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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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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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