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여러 인물 중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단연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아이콘이다. 30여 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누구보다 보통 사람들 가까이에 있으려 했고, 그 스스로 영국 왕실의 허상과 모순을 온몸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다이애나 비를 다룬 여러 영화들이 있었지만 16일 개봉하는 <스펜서>는 조금 궤를 달리한다. 3자의 시선 내지는 거리를 둔 객관적 시선이 아닌 다이애나의 시선으로 다가가 그 삶과 인물을 조명한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휴일을 전후로 왕가 사람들 틈에서 혼돈스러워 하는 다이애나의 이야기를 전한다.
 
온갖 추측과 소문이 있었고, 다이애나를 둘러싼 실제 사건 또한 잦았다. 뛰어난 패션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사진에 가장 많이 찍힌 여성으로도 기록된 그의 삶은 대체 어땠을까. 영화의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길을 헤매며 오픈카를 직접 모는 그의 모습이 등장한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지만 동시에 소탈한 모습에 당황스러워하는 동네 주민들 모습에서 주인공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그리고 다음 날로 이야기를 나눠 진행시킨다. 어딘가 모르게 왕실 사람들이 불편한 다이애나는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수행인 매기(샐리 호킨스)와 자신이 낳은 두 아들 외엔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영화 <스펜서> 관련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현악과 핸즈헬드 클로즈업 촬영을 이용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편이다.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는 다이애나 모습을 꽤 감각적으로 담아내는데 단순히 해당 인물의 불안함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영화 전체에 불안의 정서를 깔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간 알려진 실제 사건이 아닌 왕실 내부 이야기이기에 감독과 제작진의 상상력이 절실했을 것이다. 왜 그는 그토록 왕실을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려 했을까. 대중에게 알려진 사실은 찰스 왕세자의 불륜 정도지만, 영화에선 다이애나 스스로 자신의 뿌리와 기원을 되묻거나 왕실 내력을 하나하나 파고듦으로써 불안함에 잠식당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다이애나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또한 할리우드 배우로 활동하며 여러 구설수에 시달린 인물이다. 감독 스스로도 배우가 영화를 위한 중요한 영감이 됐다고 칭찬할 정도로 해당 역할에 걸맞는 좋은 연기를 보였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제9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기도 하다.
 
영화 자체가 감각적으로 이미지와 음악을 조합했기에 일반적인 서사 구조에 익숙한 관객 입장에선 난해할 수 있다. 러닝타임 또한 짧은 편이 아니다. 집중력이 요구되지만 집중한 만큼 영화적 쾌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작품이다.
 
한줄평: 제작진의 창의력과 배우의 노력이 돋보인다
평점: ★★★☆(3.5/5)

 
영화 <스펜서> 관련 정보

감독: 파블로 라라인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다이애나), 샐리 호킨스(매기), 티모시 스폴(그레고리 소령), 숀 해리스(대런), 잭 파딩(찰스 왕세자), 잭 닐렌(윌리엄 왕자), 프레디 스프라이(해리 왕자), 스텔라 고넷(엘리자베스 여왕)
수입 및 공동배급: 그린나래미디어㈜
배급: ㈜영화특별시 SMC
제공: ㈜인터파크
러닝타임 : 117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2년 3월 16일
 
 
스펜서 다이애나 크리스틴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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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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