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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대선후보들의 TV토론회가 어젯밤 세 번째로 열려 사회분야 주제를 다루면서 막을 내렸다. 국민 유권자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토론회를 통해 진짜배기 후보를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로 그렇게 끝이 났다. 그래도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가 비전과 정책이 분명하며, 진정 국민을 위한 지도자감인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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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간에 날선 공방이 있었고, 상대방의 답변에 고개를 절레 흔들면서 도통 모른다는 반응을 보인 후보도 있었고, 엉뚱한 답을 한다고 몰아세우는 후보도 있었다. 여러 장면을 보면서 '이건 무엇을 위한 토론인가, 대체 왜 토론을 하는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정치인들이 흔히들 쓰는 표현에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또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라는 말도 있다. 선거철만 되면 평소의 정치철학과 신념, 유권자들과의 약속은 오간데 없고 오로지 개인의 이익과 살길을 찾아 소위 '철새'가 되면서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쓰이는 표현이 아니겠나. 그렇다면 정치판에서 신뢰는 하찮은 것인가? 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토론 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어 깨어보니 언론과 SNS에서 난리가 난 것을 알게 되었다. 윤석열, 안철수 양 후보 간에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하였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지난밤 TV토론회 여운이 채가시기도 전에 말이다. 일전에 "무능한 후보를 찍어서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윤 후보를 향해 독설을 쏟아내었던 사람이 바로 안철수 후보이다.

한 번의 철수야 그렇다쳐도

이번이 벌써 몇 번째 철수인가? 지지자들에 죄송해하며 '철수'할 거면서 도대체 왜 선거에 나오는 것인가? 유권자 입장에서 백번 양보해서 설사 한 번은 그럴수 있다 치더라도 거의 매번 이러는 것은 선거판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밖에 볼수 없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대체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 유권자 국민이 그렇게 우스운 존재인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핵으로 떠오른 20·30세대, 또는 자라는 청소년들이 정치판을 보면서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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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토론회에서도 충분치 않은 시간 제약 속에 정작 국민들이 알고싶어 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하지 않고, 엉뚱한 답변만 내어놓거나 질문 내용과 관계없는 네거티브만 일삼는 후보,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이들이 토론회의 기본 규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1980년대 가요계에 인기를 누린 듀엣 '유심초'의 히트곡 중에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중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란 글귀가 있다. 그렇다. 우리는 많은 만남을 가지면서 살아가는데, 그 중 갑과 을의 관계로 만나는 때도 있다. 그러나 살다 보면 갑이 을이 되고, 을이 갑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것이 세상 이치인데 왜 갑은 그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견고한 성을 쌓는 것인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막판으로 오면서 여·야 후보 간에 '정치교체'와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최대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무엇이 교체되어야 진정 국민의 삶이 나아질 것이며, 국민 유권자가 기실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정치인들이 고민해볼 때다.

정치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를 갑·을의 관계로 보지 않으며, 표리부동하거나 때에 따른 상황논리의 궤변을 듣지 않아도 되는 '착한 정치세계'는 정말 요원한 것인가. 대선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국립안동대학교 교수입니다.


태그:#후보 단일화, #정치교제, #정권교체, #20대 대선,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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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스타일입니다. 전공과 관련하여서는 산업 및 경제 분야의 기사들을 눈여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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