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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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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밤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과 그 당의 미디어국이 내놓은 해명, 아니 '대언론 겁박'을 봤다. 이들은 "'5.18은 폭동이다'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공정성을 잃은 기사에 대해 적절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방송사에서 "5.18은 폭동으로 볼 수 있다"란 자막을 노 위원장의 발언인 것처럼 띄운 모양이다. 국민의힘과 노 위원장은 이 사안에 천착해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란 주장으로 본질을 교묘히 빗겨갔다. 문제가 된 그의 페이스북 글을 들여다보자.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서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도대체 뭘 감추고 싶기에 그런 걸까.
 
노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5.18을 폭동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라고 하면 끝나는 문제일까. 맥락을 제거한 채 '그런 말 한 적 없는데?'라고 해명하면 듣는 이가 고개를 끄덕일 거라 생각한 걸까.

노 위원장처럼 5.18을 두고 "성역화"를 말해온 부류가 그동안 어떤 주장을 펼쳐왔는지 우린 너무도 잘 안다. "뭘 감추고 싶기에 그런 걸까"란 말로 대변되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외쳐온 이들이 어떤 의도로 그런 주장을 이어왔는지 역시 우린 너무도 잘 안다.

더구나 노 위원장은 위 글과 함께 유튜브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이 영상에는 "5.18은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이 영상을 만든 이가 최근까지 합동방송을 한 유튜버를 살펴보니 그들은 평소 "5.18은 폭동"이란 말보다 더 심한 말을 해왔던 이들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 위원장의 글을 마주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가 5.18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뒤늦게 노 위원장이 "5.18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이야기하며 "5.18을 폭동이라 규정한 적이 없다"고 말한들 누가 이 말에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눈가리고 아웅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지만원씨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종명, 김순례 의원 등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지만원과 나란히 선 이종명-김순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지만원씨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종명, 김순례 의원 등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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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민의힘의 업보이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은 5.18 폄훼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5월 18일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전은 물론, 이후의 사례도 넘쳐난다. 2011년 5.18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음에도 5.18 폄훼 세력은 꾸준히,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됐던 건 2019년 2월 김진태 당시 국회의원 등이 주최한 공청회였다. 이 자리에 '초청'된 지만원씨는 망상과 다를 바 없는 '북한군 개입설'까지 서슴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이 공청회를 주최하고 참석해 지지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제대로 징계하지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갔다.

얼마 전 전두환의 죽음은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지자체장들은 기꺼이 조화를 보냈고, 김기현 원내대표 등은 "인간적 차원"이라며 직접 조문에 나섰다. 이들은 '학살자 추모하는 사회'의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금 국민의힘의 얼굴은 윤석열 대선후보다. 윤 후보는 노 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앉혔고, 기자들이 그의 문제에 대해 묻자 침묵으로 일관했다. 3년 전 망언의 최전방에 있던 김진태 전 의원은 선대위 주요 자리(이재명비리국민검증단장)에 올라 있다.

윤 후보 스스로도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말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전두환이 죽은 후 그의 첫 일성도 "조문을 가야 하지 않겠나"였다(가 이 발언을 취소했다).

SNS에서 많은 이들이 윤 후보를 '윤두환'이라고 부른다. 윤석열과 전두환을 합한, 다소 과한 멸칭이다. 특히 대학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을 자랑으로 여겼던 윤 후보 입장에선 모멸감을 느낄 만 하다.

하지만 노 위원장의 빈곤한 해명과 이에 침묵하는 자신, 그리고 국민의힘의 업보를 생각해보면 억울하게만 생각할 일은 아닌 듯하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11.24 [공동취재]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11.24 [공동취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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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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