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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이와 약속했다. 나 자신과의 다짐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내가 김용균이다!'를 외치며 마음 한 켠에 담은 신념이기도 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노동현장을 만들고 싶은 진짜 이유를 말이다.

충남 태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김용균 노동자의 3주기 추모주간이 시작됐다. 그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고, 김용균이라는 이름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안법 개정과 유가족의 목숨을 건 단식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까지. 하지만 우리는 매일 안타까운 죽음을 뉴스에서 접하고 있고 나는 또다시 눈물을 삼킨다.
 
<[단독] 롤러에 깔려 노동자 3명 참사…또 '불법 재하도급'> SBS 보도 화면
 <[단독] 롤러에 깔려 노동자 3명 참사…또 "불법 재하도급"> SBS 보도 화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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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안양에서 전선을 땅에 묻은 뒤 평탄화 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을 다짐용 롤러가 덮치는 사고가 있었다. 60대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원인과 결과를 상기하고 싶지 않지만 참 여전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노동자 안전은 가장 아래로 아래로 가게 만들었고, 죽음의 외주화 수레바퀴는 나와 가족, 친구를 죽인다.

안양 사고를 보니 통신사 LG유플러스가 발주한 걸 S&I건설이 맡았고, 이후 건설사는 전기 관련 기업인 LS일렉트릭에게 공사를 맡겼다. 그런데 롤러 운전자와 숨진 직원들은 LS일렉트릭 소속이 아닌 통광이라는 재하도급 직원들로 확인됐다. LS일렉트릭이 재하청을 준 것이다.

전기공사업법에 따르면 공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도급받은 전기공사를 다른 공사업자에게 하도급을 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S&I건설 관계자는 "숨진 직원들이 LS일렉트릭 소속이라고 문서에 적어 재하청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관련 법 검토를 통해 합법적으로 하청을 줬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지켜져야 할 안전한 수칙 신호수를 뒀는지, 기계의 오작동에 대비해 일정한 거리만큼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 지켜졌는지, 하도급 원칙을 지켜졌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 단순한 것만 지킬 수 있었다면 우리는 가족, 또 다른 김용균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꼭 한 가지 기억해야하는 것이 있다. 원·하청 모두는 이제 롤러운전 작업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김용균 재판에서도 공공기관인 서부발전과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모두가 작업자인 용균이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예상한 답변이었지만 정말 기가 막혔다.

휴지 조각이 된 수많은 정부의 대책과 권고안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2019년 2월 5일 당정청 발표가 있었다. 6개월 후인 2019년 8월 19일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김용균특조위 권고안이, 그리고 2019년 12월 12일엔 발전산업 안전강화방안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한 2번의 약속, 1번의 권고안 결정이 있었다.

이후 발전소 원·하청 구조 개선을 통해 운전분야는 공공기관을 만들어 직접고용하고, 경상정비 분야(민간위탁)는 한전KPS로 재공영화로 열어두고 논의했다. 그러나 경상정비는 계약기간 6년+@ 고용안정성 보장 및 처우개선으로 후퇴했고, 정규직화 1단계로 분류된 핵심설비의 정비계측제어분야는 정규직화 논의조차 진행되고 있지 않다.

지금 상황은 처참하다. 그 무엇도 이루어진 것이 없고 고 김용균의 동료인 운전 2983명, 경상정비 3578명 등 총 6561명 중 단 한 명도 정규직화 되지 못하고 이중고용구조와 노무비 착복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김용균노동자의 업무인 운전분야는 자유총연맹과 한전이 각각 31%, 29% 지분을 보유한 한전산업개발(한산)을 기타 공공기관으로 전환하여 한산으로의 고용승계를 통한 정규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자유총연맹과 한전 양측은 기존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실사 전 가격제시의 해결방안으로 예비실사를 시행하기로 합의하고 오는 7일 주식 양수도 협력 MOU 체결하기로 한 상태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산의 공공기관화는 한산의 최대주주인 자총과 한전의 의사에 달린 것으로 보이며, 가격협상과 주식가 폭등으로 빠른 추진 또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현장 노동자들은 자유총연맹과 한전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조속한 정규직화를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 없는 노동현장을 위해 달려간다
 
고 김용균 3주기 촛불행진 포스터
 고 김용균 3주기 촛불행진 포스터
ⓒ 김용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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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의 투쟁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용균의 동료들과 산재피해 유가족, 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 결과, 28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개개인의 불행한 사건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단지 숫자로 기록될 뿐인 무감각한 죽음의 현실을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외쳤다. 그리고 김용균 3주기 추모기간에 그 의미를 기억하며 다시 세상을 향해 투쟁한다.

12월 7일, 이 글이 나갈 즈음 나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에서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을 거다. 우리의 외침이 더 큰 송곳이 되어 자본과 기득권의 장벽을 뚫어내고 이제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하는 노동현장을 만들어야한다. 노동자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진짜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도록 하는 건 남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용균아! 잘 지내고 있지. 형도 힘든 삶 속에서 니가 든 피켓이 현실로 되는 노동현장, 모두가 행복한 노동을 통해 가족과 살아가고,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뛰어갈게. 혹시라도 형이 지치면 용균이가 꿈속에서 나얼의 바람기억 한 번 불러주라. 10일 마석에 간다. 그때 보자. 보고 싶다." - 태안에서 태성 형이
 
지난 11월 1일 청와대 앞 1인시위 당시의 모습.
 지난 11월 1일 청와대 앞 1인시위 당시의 모습.
ⓒ 이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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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용균재단 운영위원이자 발전비정규직전체대표자회의 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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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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