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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수목원은 경기도 남부의 최대 수목원이며 오산대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 물향기 수목원 내부의 전경 물향기 수목원은 경기도 남부의 최대 수목원이며 오산대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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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부를 여행하다 보면 공중에서 전투기가 굉음을 내뿜으며 수시로 날아드는 광경을 심상치 않게 보게 된다. 가끔 그 전투기의 소음이 수시로 발생해서 무슨 전쟁이라도 일어났나 싶은 착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 전투기들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경기 남부의 최대 공군기지인 오산 공군기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엄밀히 위치를 따지면 행정구역 상 평택시 송탄에 있지만 그 당시 송탄이란 지명은 존재하지 않았고, 근처 오산이라는 명칭이 발음하기도 편해서 그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공군 기지의 존재감 덕분이었을까? 평택과 화성 사이에 끼어 있는 자그마한 면적의 도시 오산에 대해 좀처럼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드물다.      

우선 오산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전에 오산의 역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오산은 원래 지금의 화성 영역인 수원부에 속해 있던 작은 고을이었다. 이후 수원이 화성과 분리되고, 1970년 수원에 있던 화성군청이 오산읍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게다가 경부고속도로에 오산 ic를 설치하면서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했고, 결국 1989년 오산읍이 분리되면서 지금에 오산시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동탄신도시의 배후지로 주목받고 오산시의 북쪽에 세교신도시 등이 조성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경기도는 물론 전국 지자체 중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젊은 오산시는 면적은 좁지만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역사적인 명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도 하다.     
먼저 갈 곳은 오산의 정 가운데를 흐르는 오산천을 기준으로 북쪽에 위치한 세교동 일대이다. 작은 다리가 많아 '잔다리', '세교리'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이 동네는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들로 인해 옛 모습을 찾아보기 좀처럼 힘들지만 주위의 흔적들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현장을 발견할 수 있다.

세교신도시의 정가운데에는 고인돌공원이라는 신도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이 있다. 하지만 다른 신도시의 공원하고 다른 차별점이 있다. 그것은 공원 한가운데 있는 수십 기의 고인돌 때문이다. 이곳이 있는 동네를 예로부터 금암동이라 불렀는데 그 이유는 마을 한가운데 잘생긴 바위가 있어 '금바위'로 부르다가 한자로 '금암'이라 칭하게 되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독산성과 물향기 수목원의 사이, 세교신도시에는 고인돌이 10여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고인돌공원이 있다. 인근 주민들의 쉽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 고인돌공원의 풍경 독산성과 물향기 수목원의 사이, 세교신도시에는 고인돌이 10여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고인돌공원이 있다. 인근 주민들의 쉽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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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 세계 고인돌의 40퍼센트가 밀집한 만큼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지 놀이터, 산등성이, 논, 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좀처럼 그곳까지 발길을 이어가기 힘들다. 

하지만 고인돌로 인해 공원이 생겨나고 신도시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휴식처로서의 역할은 물론 독산성, 물향기수목원 등 인근 여행지와 연계하는 관광지로서 자리 잡고 있다. 주택과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고 주차장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지만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시원하게 펼쳐진 넓은 잔디밭과 푸른 하늘, 솔솔 흩날리는 억새를 바라보니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그곳의 중앙에는 사람 허리 정도의 울타리가 쳐져 있고, 고인돌 10여기가 당당히 이곳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앞쪽에 있는 두기의 거석은 그 규모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일명 할머니 바위와 할아버지 바위라고 불리고 있는데 고인돌군(群)의 모양새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자식 손자까지 대가족을 이룬 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원 이곳저곳에는 숲에 가려 숨어있는 고인돌 등 다양한 거석 유적이 남아있고, 숲 속 도서관, 장미공원 등 매력적인 장소가 많다. 이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경기남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물향기 수목원으로 가보도록 하자.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에 내려 도보 5분이면 접근 가능한 물향기 수목원은 수도권 근교 여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 여행지다.

2006년 '물과 나무 그리고 인간의 만남'이란 주제로 조성되었고 무려 10만 평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수목원이다. 도심에서 가까운 이점 덕분인지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로 자주 이용되는 듯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무를 잘 가다듬은 토피어리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토피어리"라는 말은 로마시대의 한 정원사가 정원의 나무에 "가다듬는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벌써부터 앞으로 전개될 수목원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오르고 있다. 바로 옆에는 미로식으로 조성된 미로원이 있어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물향기 수목원에는 산림전시관, 곤충생태원, 난대 양치식물원 등 수많은 실내 전시관들도 있지만 팬더믹 상황으로 인해 무기한 폐쇄되어 있어 아쉽기 그지없다. 그러나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조금씩 가을이 내려앉는 계절의 변화를 이 수목원에서 듬뿍 만끽할 수 있다. 이제 방향을 동쪽으로 바꿔 물향기 수목원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보도록 하자.
 
물향기 수목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히는 수생식물원은 고요함과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 물향기 수목원의 수생식물원 물향기 수목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히는 수생식물원은 고요함과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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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 자생원, 습지생태원, 향토예술의 나무원 등 물향기 수목원의 수많은 포인트가 있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수생식물원과 단풍나무원 일대가 아닐까 싶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연못에 수생식물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자라 있는 수생식물원은 고요한 자태로 인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언덕을 조금 오르면 단풍나무 숲 사이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단풍나무원이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단풍이 개화하기에는 이른 시기라 단풍이 푸릇푸릇하다. 도심에서 머지않은 곳에 훌륭한 숲을 거닐 수 있다는 점에 오산시민들이 슬슬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이번엔 오산천을 건너 예전 오산읍이 있던 곳으로 내려가 보기로 하자.
 
오산시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오색시장은 그 역사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는 경기 남부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시장중에 하나다.
▲ 경기남부의 대표적인 시장 오색시장 오산시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오색시장은 그 역사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는 경기 남부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시장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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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크게 두드러지는 명소는 없지만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시장이 있다. 경기 남부의 최대 재래시장인 오색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 시장은 1792년 발간된 '화성궐리지'에 처음으로 기록이 등장했고, 처음엔 5일장의 형태였다고 한다. 그 후 1914년 지금의 위치에서 '오산 중앙시장'이란 명칭으로 지금까지 내려오다가 2013년 '오산 오색시장'으로 이름이 변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전통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가 주차공간의 부족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시장에는 총 4곳의 전용 공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방문이 가능하다. 이름이 오색시장인 만큼 빨강, 녹색, 노랑, 파랑, 보라 등 색깔을 명칭으로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시장의 강점이다.
 
수많은 먹을 거리가 존재하는 오색시장이지만 그 중 제일 유명한 음식점은 손칼국수를 파는 광명 홍두깨 칼국수다. 오산 지역구 의원이 자주 찾을 만큼 그 맛이 뛰어나 항상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 오색시장의 최고 맛집 광명 홍두깨 칼국수 수많은 먹을 거리가 존재하는 오색시장이지만 그 중 제일 유명한 음식점은 손칼국수를 파는 광명 홍두깨 칼국수다. 오산 지역구 의원이 자주 찾을 만큼 그 맛이 뛰어나 항상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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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라 배가 출출한 만큼 이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가게인 광명 홍두깨 칼국수에서 가볍게 한 끼 때우기로 한다. 시간이 정말 애매한 시간인데 많은 손님들로 가게는 북적이고 있었다. 가격은 4천 원이라 저렴하고 칼칼한 국물에 탱글한 면발의 조합 덕분에 순식간에 한 그릇이 비워진다.

벽면에 적힌 사인들 중 오산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 사인지에 단골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오산에 가면 우리가 몰랐던 이 도시의 매력이 달리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다음 화에는 오산의 역사적인 명소를 함께 둘러보기로 하자. 

덧붙이는 글 | <우리가모르는경기도 : 경기별곡> 1편이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중입니다. 다음 브런치, 오마이뉴스에서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고, 사진자료 등을 더욱 추가해서 한번에 보기 편해졌습니다. 경기도 여행은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와 함께 합니다.


태그:#경기도, #경기도여행, #오산, #오산여행,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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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 : 경기별곡2편>, 경기별곡 3편 저자. kbs, mbc, ebs 등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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