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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산림청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약 1300만 명이다. 비교적 최근이랄 수 있는 2019년, 월간 <산>이 한국리서치에 '18세 이상,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산을 찾거나 트래킹한다'를 의뢰한 결과 또한 '62%가 그렇다'인데, 이중 산행은 48%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가 대략 4200만 명인 점을 고려해 추산하면 비슷한 결과이다. 성인 3~4명 중 한 명이 등산인, 혹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봄 무렵부터 산행하고 있다. 건강하고자이다. 아마도 나처럼 건강을 위해서 산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등산 혹은 산행은 체력만 따라준다면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다 보니 관련해 알아야 할 것들마저 무시되거나 간과하기 쉽다. 실은 나도 그중 한사람이었다. <숲치료 이야기>(학지사 펴냄)는 이제부터라도 건강에 최대한 도움되는 산행을 하고자 선택한 책이다.
 
<숲치료 이야기> 책표지.
 <숲치료 이야기> 책표지.
ⓒ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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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혹은 삼림욕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면역력 증진과 정신안정에 도움된다는 자연 살균제인 피톤치드 그리고 자연 항균물질인 음이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에 의하면 간접광으로 얻을 수 있는 면역력과 자연 항암제로 알려진 비타민 D 흡수,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 촉진 등, 건강에 도움되는 것들을 훨씬 많이 얻을 수 있다.
 
숲속에서도 습관처럼 모자를 쓰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필자도 등산이나 산행, 숲으로 갈 때는 꼭 모자를 쓴다. 하지만 숲에는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천연 차광막이 있다. 그러니 숲속에 들어가면 깊게 눌러썼던 모자를 벗고 머리카락과 두피에도 신선한 공기와 햇볕을 맛보게 한다. 숲속에서는 위협적인 햇빛이 나무와 나뭇잎에 1차 투사도 되고 풀잎과 풀잎 사이로 반사되어 비집고 들어오는 간접광을 마음 놓고 쬘 수 있다.

간접광이란 식물이 직사광선을 흡수한 뒤 해로운 자외선을 걸러낸 빛을 말한다. 숲속을 걸으면서 햇빛의 직사광선을 흡수하고 자외선을 걸러냄으로써 우리 몸에 유익한 간접광을 쬐는 것이다. 숲길 걷기나 숲 명상을 할 때, 또는 삼림욕을 하면서 간접광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숲치료 이야기> 46~47.
 
이는 '숲의 혜택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을 때'이다. 책은 숲속에서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를 더 많이 생성할 수 있어서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과 같다. 따로 피부를 보호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도 햇빛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의 부작용(기미, 피부 노화, 일광화상 등)으로부터도 안전하다고 한다.

또한, 가을에 숲에서 햇볕을 많이 쬐면 비타민 D가 체내에 저장되어 겨울을 보다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숲에서는 선크림 등을 사용하지 말고 바람이 잘 통하는 복장으로 활동하기를 권장한다.

그동안 자외선의 단점은 지나치게 강조되는 한편 장점이나 간접광처럼 도움되는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선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실내조명으로도 그을린다는 믿음으로 쉬는 날에도 선크림을 몇 시간마다 바른다는 사람도 있다. '국민 90%가 비타민 D 부족'이라는 공공연한 사실까지 존재하고 말이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를 가장 긴장하게 하는 것은 미세먼지였다. 그래서인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가려 맨살이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산행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방법이 우리 건강에 도움 될까?

▲숲의 역할과 우리에게 이로운 점들을 시작으로 ▲여러 유형의 숲(자연휴양림, 수목원, 산림욕장 등) ▲건강에 도움되는 산행이나 삼림욕 방법 ▲다양한 숲 치료방법과 ▲좋은 성과를 거둔 숲치료 ▲다양한 숲 체험 혹은 활동 ▲인터넷 중독 청소년을 위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숲치료 관련 자료 ▲감각체험장이나 화해의 언덕 등과 같은 여러 숲치료 시설 등을 3장으로 들려준다. 

그동안 산행 혹은 휴양림이나 산림욕장 등에 가는 것만으로 건강에 도움 될 것이란 막연한 믿음뿐이었다면 책 내용을 참고,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뭣보다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잎도 꽃처럼 피어나는 봄 숲. 2021년 4월 9일 오전 10시 59분 무렵 북한산.
 잎도 꽃처럼 피어나는 봄 숲. 2021년 4월 9일 오전 10시 59분 무렵 북한산.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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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마다 다른 줄기와 잎을 보거나 느끼기 가장 좋은 봄 숲. 2021년 4월 9일 오전 10시 59분 무렵 북한산.
 나무마다 다른 줄기와 잎을 보거나 느끼기 가장 좋은 봄 숲. 2021년 4월 9일 오전 10시 59분 무렵 북한산.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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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법이란 정신분석에서 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나 상처를 언어나 행동을 통해 외부로 드러내어 강박관념을 없애고 정신의 안정을 찾는 방법이다. 실시장소는 제한이 없으나 숲속이나 산, 계단 같은 곳에서 실시하면 효과가 더 크다.

실시 방법은 한걸음 옮기고 그 자리에 서서 큰 소리로 미워하거나 원망, 분노의 대상자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고(예: OOO, 니가 나에게 그럴 수 있어?), 또 한발 옮기면서 반복한다(예: OOO, 나를 그렇게 험담하다니 정말 치가 떨린다), 이렇게 10보를 이동하면서 상대방을 미워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큰 소리로 말한다.

되돌아올 때는 한발을 옮기고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방법을 표현한다(예:OOO, 그래도 나는 너를 소중한 친구라 생각해). 또 한발 옮기면서 이를 반복한다(예:OOO, 내가 힘들었을 때 내 손을 꼭 잡아 주었던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이런 식으로 왕복하고 나면 감정이 정화되고 편안해진다, '화해의 언덕 활동'은 산림욕과 같은 숲의 혜택도 함께 얻을 수 있어 더더욱 좋은 활동이다.-<숲치료 이야기> 149~150.
 
등산 인구가 많기 때문인지 사람이 몰리는 구간 혹은 봄이나 가을처럼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이면 마치 도시 한 장소가 옮겨간 것처럼 시끄러울 때도 많다. 뭉쳐 다니며 큰 목소리로 웃고 떠들거나, 라디오를 크게 틀고 다니는 등의 사람들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 새들의 산란을 방해하는 등 자연 생태계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어서 빨리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의 이와 같은 산행문화(?)만큼은 예전으로 돌아가지 말았으면 좋겠다의 바람을 하곤 한다. 코로나 이후 북한산을 찾은 사람들은 봤을 것이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모여 밥 먹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장소들이 폐쇄된 것을. 이런 조치로 예전처럼 많은 숫자가 모이지 못해서인지 북한산이 많이 조용해졌기 때문이다.

3장에선 묵언 보행, 다양한 형태의 명상, 오감으로 자연 느끼기, 자연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게 유도하는 게임 등, 건강에도 도움 될뿐더러 자연과 공존하는 숲 체험 방법 26가지를 소개한다.

건강을 위해 찾는 산인데 여러 사람과 휩쓸리거나,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걷거나, 음식을 나눠 먹거나 하면서 적당히 쉬고 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숲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명상만이라도 습관 들여보면 어떨까?

숲치료 이야기 - 숲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오창홍, 박상규 (지은이), 학지사(2020)


태그:#숲치료 이야기, #풀과 나무, #간접광, #산행, #숲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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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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