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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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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이 납품업자에게 '갑질'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는다. 쿠팡은 납품업자가 자사몰에서 제품을 최저가에 판매하도록 경영 활동에 간섭하거나, 쿠팡의 마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이들에 광고를 요구했다. 또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판촉비 전액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거나 기본 계약서상에 없었던 판매장려금을 받기도 했다. 

19일 공정위는 쿠팡의 공정거래법·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2억9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온라인 유통업자가 대기업 제조업체와의 거래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공정위가 판단한 첫 사례다. 공정위가 쿠팡이 갑질을 했다고 문제 삼은 납품업자 중에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제조업체도 포함돼 있다.

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쿠팡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사 납품업자가 같은 제품을 쿠팡에서보다 G마켓, 11번가 등 다른 온라인몰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할 경우 납품업자에게 경쟁 온라인몰 판매가를 높이도록 요구했다. 쿠팡이 실시해 온 '최저가 매칭 가격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마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지난 2016년부터 경쟁 온라인몰이 같은 제품의 판매가격을 낮추면 자사몰에 오른 같은 제품의 판매가도 최저가에 맞춰 파는 최저가 매칭 가격 정책을 운영해왔다. 

공정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쿠팡이 그동안 총 101개 납품업자가 판매하던 360여개 제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고 봤다. 납품업자와 경쟁 온라인몰과의 거래 내용을 제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 납품업자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경영간섭행위'로 공정거래법 제23조 위반이다. 

또 쿠팡은 2017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총 128개 납품업자가 판매하던 397개 제품에 대해 총 213건의 광고를 구매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자사몰에서의 최저가 매칭 가격정책에 따른 마진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벌였다고 봤다. 정당한 사유 없이 납품업자의 의사에 반하는 광고를 하게 하는 행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제17조 제6호 위반이다. 

판매 촉진 행사 비용을 납품업자들에 떠넘기기도 했다. 쿠팡은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베이비, 생필품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다운로드 쿠폰을 나눠줬다. 그런데 이 행사에 참여한 총 388개 납품업자에게 판촉행사에 사용된 할인비용 57억원 전액을 부담하도록 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에 따라, 납품업자들의 판매촉진비용 분담 비율은 100분의 50을 넘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쿠팡은 납품업자에게 연간 거래 기본계약에서 약속하지 않은 판매장려금을 따로 받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직매입 거래를 하고 있는 총 330개 납품업자로부터 '성장 장려금' 명목으로 약 104억원을 받았다. 보통 판매 장려금은 직매입 거래 과정에서 납품업자가 대규모유통업자에게 '제품을 잘 팔아달라'며 건네는 돈이다. 하지만 대규모유통업법 제15조에 따라, 연간 거래 기본계약 내용으로 지급금과 횟수 등을 정해두지 않은 판매장려금은 받을 수 없다. 

이날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약 70%가 모바일 앱으로 쇼핑할 정도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는 거래상 우월적 힘을 갖게 된 온라인 유통업자가 납품업자들에 판매 가격 인상 요구, 광고 강매를 하는 등 다수의 법 위반행위를 적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으로 온라인 유통업자가 대기업이나 인기 상품을 보유한 제조업체에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정위는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대규모유통업 분야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위반행위 적발 시 적극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쿠팡,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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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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