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활짝 핀 무궁화
 활짝 핀 무궁화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오늘은 광복 76돌을 맞는 날이다. 광복절 하면 태극기와 무궁화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무궁화꽃을 좀처럼 볼 수 없다. 동네 공원에서조차 무궁화는 벚꽃이나 장미 같은 꽃들에 밀려 거의 심지 않는다. '무궁화 화려강산' 이란 애국가 노랫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궁화를 찾아 보기 어렵다. 정확한 정보인지는 몰라도 "무궁화는 진드기가 많이 생겨 안심는다"는 말을 들은 것같다. 그게 사실이라면 임업시험장에서 무궁화의 진드기쯤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일제강점기에는 어땠을까? <동아일보> 1920년 5월 6일치부터 1936년 8월 20일치까지 찾아본 결과, 무궁화 기사는 53건(한국사데이터베이스)이 나온다. 흑백사진이긴 해도 무궁화 사진만 나오는 경우도 11번이나 된다.

화보로 나온 무궁화꽃 기사 제목을 들여다보니 은근슬쩍 한민족의 기상이나 광복을 암시하는 제목 같아 소개한다.

가는 비에 젖은 무궁화 1921.7.22.
고운 꽃 이야기 무궁화 1924.2.4.
무궁화는 잘도 핀다 1926.8.20.
꽃철은 무궁화 1927.7.31.
무궁화 제철 만나 1928.8.12.
날마다 새꽃을 피우는 무궁화 1931.8.26.
초가을 화단에 군림하는 무궁화 1933.8.26.
철 만난 무궁화 1934.7.20.
사는 데 애착심을 가진 무궁화 1935.8.30
활발한 무궁화 문산 스케취 1936.8.20

 
<동아일>, 1920년 8월 20일자. 무궁화꽃 사진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화보로 사진만 실려있다.
 <동아일>, 1920년 8월 20일자. 무궁화꽃 사진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화보로 사진만 실려있다.
ⓒ 동아일보

관련사진보기

 
어떠한가? 비단 이것은 <동아일보>의 일부 기간에 한한 내용이다. 당시 언론, 곧 <조선일보>, <신한민보>, <조선중앙일보>, <중외일보> 등에도 '무궁화' 기사가 넘치는 것을 보면 일제강점기의 '무궁화'는 지금 우리들이 생각하는 무궁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진드기에 약한 무궁화라면 수종 개발이라도 해서 '무궁화 화려강산'까지는 못되더라도 가까이에서 무궁화를 볼 수 있었음 좋겠다. 꼭 광복절이라서가 아니라 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무궁화꽃에 대한 아쉬움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리문화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무궁화, #일제강점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