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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보도하는 <산케이신문> 갈무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보도하는 <산케이신문> 갈무리.
ⓒ 산케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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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종전일(패전일)을 맞아 일본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그가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총리직 사임 뒤, 가을 제사, 올해 봄 제사에 이어 벌써 4번째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조국의 미래를 염려하며 부모, 자녀 등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 존숭의 뜻을 나타내며 안녕을 기원했다"라고 말했다. 

현직 총리이던 그는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뒤 정기 제사와 종전일에 맞춰 공물 봉납으로 대신했었다. 하지만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사흘 만에 곧바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반면 취임 후 처음으로 종전일을 맞이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했다. 

이날 오전 도쿄에 있는 전몰자 묘원을 찾아 제단에 헌화한 스가 총리는 "전쟁의 참화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계속 지킬 것"이라며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협력해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가 내각의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이노우에 신지 엑스포담당상 등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현직 총리 시절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며, 최근 일본 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차기 총리감으로 주목받는 젊은 정치인이다. 또한 하기우다 문부상은 '아베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하기우다 문부상은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이 "현직 각료의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하자 "조국을 위해 희생한 선령께 존숭의 마음을 가지고 참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이해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답변을 거부했다.

지난 13일에도 기시 노부오 방위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이 참배하는 등 종전일을 맞아 스가 내각 관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줄을 잇고 있다. 기시 방위상은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한편, 정기적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는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의원 모임'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종전일에도 집단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위패가 있는 곳으로,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다.

또한 일제에 강제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2만1181명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봉인돼 있어, 일부 유족들이 모여 합사에서 빼달라는 소송을 걸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태그:#야스쿠니신사,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고이즈미 신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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