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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올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4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회의를 연 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5일 '국정농단' 항소심 선고 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는 이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올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4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회의를 연 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5일 "국정농단" 항소심 선고 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는 이 부회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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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관련 기사: [이재용 가석방] 유독 그에게 연이어 적용된 기준, '경제').

사실 예상된 수순이었다. 지난 4월 28일 법무부가 가석방 심사기준을 완화하기로 한 데 이어 5월 11일에는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021년 7월부터 가석방 심사 대상자의 복역률을 60%로 낮추는 내용의 가석방 심사기준 완화 방안을 결재했다. 법무부는 재범 가능성이 낮은 모범수형자, 생계형 범죄자, 노약자 등이 대상이라고 했지만, 광복절을 기점으로 복역률이 61%가 되는 이재용 부회장을 고려한 조치라는 얘기가 나왔다.

국민 여론도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리얼미터*/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석방해야 한다'(66.6%), '사면에 찬성한다'(71.6%)는 의견이 '특혜소지가 있으니 가석방하면 안 된다'(28.2%), '사면에 반대한다'(25.4%)라는 의견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형기를 온전히 채우고 출소하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광복절을 전후로 자유의 몸이 되리라 여겼다(조사의뢰자·기관·일시는 기사 하단 표기).

그렇기에 이후 청와대의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촛불 정부를 자임한 현 정부이지 않은가.

가석방은 법무부 소관? 사형 재집행돼도 법무부 소관이라 할 것인가

하지만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에서 규정(기준)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일로, 청와대가 언급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했을 뿐이다(관련 기사: 청와대, 이재용 가석방 여부 관련 "코멘트 없을 것"). 틀린 말은 아니다.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이 행하는 행정처분이다. 형식적으로는 청와대가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 논리대로라면, 실질적 사형폐지국인 한국에서 당장 내일 사형을 다시 집행한다고 결정해도 청와대는 '언급할 사항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사형의 집행은 법무부장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게 말도 안 되는 얘기임을 알고 있다. 사형 재집행과 같이 논란이 클 만한 사안을, 장관이 임명권자인 대통령 의중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할 가능성은 극히 적은 탓이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도 마찬가지다. 대국민 여론조사를 할 정도의 사안을 장관이 독단적으로 결정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리고 설사 장관의 독단적 결정이라고 가정해도, 대통령은 임명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내로남불' 비판도 문제지만, 핵심은 책임의 문제

2015년 1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가석방 논란을 두고 "이미 형량에서 많은 특혜를 받고 있는데 가석방에서도 또 특혜를 받는다면 그것은 저는 경제정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같은 잣대를 적용하자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역시 "경제정의에 반하는 일"이지 않느냐며 이게 문 정부의 '내로남불'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비판은 일견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동일한 사안이라도 야당의 유력 정치인일 때와 정부를 이끄는 대통령일 때는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삼성이라는 재벌이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재계의 반응, 국민의 여론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의 만기 출소만이 정답이라고 하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핵심은 바로 책임의 문제다. 대기업 총수라 해도 죄를 지었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깨졌다. 현실적 차원을 고려해 그러한 원칙을 깨야 한다고 결정했다면,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법무부장관의 사퇴나 대통령의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대통령 차원에서의 성명 정도는 나와야 하는 게 당연한 처사라고 본다. 허나 성명은커녕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가석방 자체보다도 책임의 부재가 더욱 문제적

청와대의 묵묵부답 속에서, 한겨울에 촛불을 들고 이재용 구속을 외쳤던 시민들은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을 꿰뚫고 외쳤던 그들의 외침이 촛불 정부 하에서 가석방으로 되돌아온 셈이다(관련 기사: '이재용 사면을 반대한다' 연재). 지금 그들의 외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다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문 정부 어느 누구에게도 없어 보인다. 여론조사상 그들의 존재가 소수가 되었으니 무시해도 괜찮다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촛불 정부를 지지했었던 그들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금과 같이 뭉개버린다면, 대체 현 정부를 촛불 정부라 부를 이유는 무엇인가. 또 '법무부 소관'이라는 말장난이나 하면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대통령이라면, 대체 대통령의 자리에 왜 남아있는가.

가석방을 하고 말고의 문제보다, 원칙을 깨면서까지 가석방을 하고 난 뒤에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더욱더 문제다. 책임의 부재로 일관한 전(前) 정부의 말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현 정부 아닌가. 부디 책임 있는 자세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접근하길 바란다. 진심 어린 조언이다.   
 
지난 2016년 11월 1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 모습.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 청와대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 청와대 향한 "박근혜 퇴진" 촛불 지난 2016년 11월 1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 모습.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 청와대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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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1)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7월23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
*2) 데이터리서치(DRC)가 쿠키뉴스 의뢰로 7월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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