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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차 교사이자, 한 가정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의 이야기,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정혜영 지음. 2021. 청어출판사)
▲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 20년 차 교사이자, 한 가정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의 이야기,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정혜영 지음. 2021. 청어출판사)
ⓒ 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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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분명 기쁘고 행복한데, 한편 송구하고 또 한없이 작아지는... 이 모순적인 마음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마흔 즈음부터 강박관념 같은 게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너는 뭘 했냐고 묻는 내 안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미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독서와 영화, 여행으로 헛헛한 마음을 달래도 보고, 악기를 배우고 대학원을 다니며 또 다른 자격증을 따 보려고 애쓰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며 사느라 여기저기 흩어졌던 '나'를 모아보려는 '방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이 50이 다 되어서야 까맣게 잊고 살았던 글쓰기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새롭게 맛보고 있는 지금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차곡차곡 모아놓은 글들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욕심을 낸다고 다 이루어진다면 '꿈'이란 그렇게 설레는 말도 아니겠지요. 그래서 욕심은 났지만 망설이기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삶을 뒤로 돌려 살아낼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려면 한발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그렇게 주저하며 내딛는 걸음걸음이 모여 어느 순간 다른 지점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당황스러울지, 기쁠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아랫배에 힘 꽉 주고, 용기를 내어! 제 첫 책,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린 생활글들이 제 책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곳에도 소식을 전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엄청나게 잘 쓰시는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데도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돌아와 한 점 글을 남기는 것은 이 행위(글을 쓰는 일)가 내 '가슴이 시키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대한 사람만 책을 낼 수 있다면 제 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겠지요.

참 버거웠지만, 그래도 썼습니다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에서 '맞춤이 기회를 만든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각자가 잠재력을 한껏 펼칠 기회를 똑같이 누리는 사회를 원한다면, 직장, 교육, 사회조직이 '개개인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평균의 인간에 맞춰져 온 우리여서 잘 모르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잠재력이 있습니다(아니라고 부인하는 당신에게도 반드시요). 그것을 한껏 펼칠 '맞춤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에 미처 펼쳐보지 못 했거나 엄두를 못 냈을 뿐이지요. 

이번에 출간한 제 책,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는 20년 차 교사이자, 한 가정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의 이야기입니다. 일과 자녀교육, 삶의 배움에 대한 일상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번잡스러울 때, 때로는 만 가지 해결책보다 조용히 들어주는 눈빛에 더 큰 위로를 얻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이 아님을 알게 될 때 더 위안을 받기도 하지요. 제 이야기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공감의 편지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최종 출판 전까지 퇴고하면서 저 자신과 제 글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참으로 버거웠습니다. 세 번째 수정 때는 그냥 다 물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말이죠(그 스트레스로 대상포진도 왔답니다). 한 문장, 한 에피소드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는다면 참으로 기쁠 것 같습니다.

가족과 친구들, 가까운 지인들에게 먼저 출간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은 모두 "축하한다"라고 하는데 제 친구들은 하나같이 "장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장하다"는 말에 왠지 더 뭉클해졌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와 처지에서 동시대를 살아온 70년대생 내 친구들이 건네는 이 말은, 각자의 삶에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 같았기 때문입니다. "장하게 잘 견뎌왔네", "고생했어", "잘 버텼어, 장하다!" 우리는 이 말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 책이라 어설프기도 하겠지만, 한번 내디뎠기에 두 번째는 좀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많이 송구하지만, 제 첫 책,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정혜영 지음. 2021. 청어출판사)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 함께 게재될 글입니다.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

정혜영 (지은이), 청어(2021)


태그:#출간, #에세이, #인생첫책,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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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은 공립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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