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로 2020 우승 이탈리아가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5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 이탈리아 유로 2020 우승 이탈리아가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5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원 팀'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유로 2020 최정상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20 결승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966년 이후 53년 만에 우승이자 통산 두 번째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초반 선제골 내준 이탈리아, 보누치 동점골로 기사회생

이탈리아는 지난 4강 스페인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잉글랜드는 4-2-3-1 대신 3-4-3으로 바꾼 포메이션으로 이탈리아를 상대했다.

잉글랜드는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를 올렸다. 전반 2분 만에 빠른 역습을 통해 선제골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쇼의 패스로 시작된 공격에서 케인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오픈 패스를 넣어줬다.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쇼가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탈리아는 전열을 재정비하며 정상적인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 8분 인시녜의 프리킥으로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원톱 케인이 수시로 2선으로 내려와 패스를 좌우로 뿌려주는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에서도 이탈리아를 훨씬 앞서면서 상대 압박을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이탈리아는 줄곧 잉글랜드 수비와 압박에 꽁꽁 묶이며 공격에서도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임모빌레는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좋은 장면을 연출한 것은 전반 34분 키에사였다. 단독 돌파에 이은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전반 46분에는 베라티의 슈팅이 위력적이지 않았다.

후반 5분 아크 정면에서 인시녜의 프리킥은 크로스바 위로 빗나갔다. 첫 교체는 이탈리아가 감행했다. 바렐라, 임모빌레를 불러들이고, 크리스탄테, 베라르디를 넣었다. 임모빌레가 빠진 최전방은 인시녜가 메우고, 좌우에 키에사와 베라르디가 포진했다.

이 교체와 함께 이탈리아 공격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박스 안 왼쪽 좁은 각도로 돌파에 이은 인시녜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6분 키에사가 왼쪽에서 횡적인 드리블 이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픽포드 골키퍼의 선방이 돋보였다.

이탈리아는 후반 22분 세트 피스를 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키엘리니와 스톤스가 경합하는 사이 공이 옆으로 흘렀다. 이후 베라티의 헤더가 골대를 팅겨 나왔지만 보누치가 재빨리 쇄도하며 밀어 넣었다.
 
이탈리아 이탈리아가 유로 2020 결승전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돈나룸마 골키퍼의 활약으로 승리했다.

▲ 이탈리아 이탈리아가 유로 2020 결승전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돈나룸마 골키퍼의 활약으로 승리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돈나룸마, 승부차기서 2개 선방...이탈리아 우승

잉글랜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즉각 전술 변화를 꾀했다. 트리피어 대신 사카를 넣으면서 4-2-3-1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후반 28분 이탈리아는 역전의 기회를 아쉽게 무산시켰다. 베라티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수비 뒷 공간으로 투입됐고, 베라르디가 골키퍼 나온 것을 보고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위로 살짝 떠올랐다.

잉글랜드는 라이스 대신 헨더슨을 투입해 허리진 보강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체력전 양상을 띠었다. 이탈리아는 벨로티, 로카텔리를 넣은 반면 잉글랜드는 그릴리시를 조커로 내세웠다. 2선은 그릴리시-사카-스털링으로 재편했다.

두 팀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탈리아는 키엘리니, 잉글랜드는 매과이어가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120분 안에도 승패가 갈리지 않으면서 승부차기로 들어섰다.

승부차기에서도 손에 땀을 쥐었다. 2번 키커 벨로티의 슛을 픽포드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3번 래시포드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데 이어 4번 산초는 돈나룸마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탈리아는 5번 조르지뉴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마지막 사카의 슈팅을 돈나룸마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만치니, 완벽한 조직력 구축하며 이탈리아 유로 우승 견인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모두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패배가 없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에서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냈고, 16강 오스트리아와 연장전, 4강 스페인전에서는 승부차기 승리 끝에 올라오며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함을 보였지만 토너먼트에서는 4강에서만 덴마크와 120분 연장 승부를 벌였을 뿐 16강과 8강에서는 무실점으로 90분 안에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는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잉글랜드의 속도감 있는 공수 전환에 중원마저 내주며 부진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기동력이 좋은 크리스탄테를 넣고, 전문 공격수 임모빌레를 조기에 빼는 승부수를 던진 이후 흐름을 반전시켰다.

결국 후반 22분 세트 피스에서 보누치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잉글랜드의 파상 공세를 막아낸 것은 이탈리아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끌고난 이탈리아는 돈나룸마 골키퍼의 두 차례 선방에 힘입어 앙리들로네를 들어올렸다.

모두가 주목하지 않은 우승이었다. 당초 이탈리아는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4년 전만 해도 이탈리아 축구에 암흑기가 도래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전통 강호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이탈리아는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시작했다.

지난 3년 동안 만치니 감독은 60여 명의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옥석을 가렸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하나의 팀으로 응집시켰고,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2018년 9월 포르투갈전 이후 이번 유로 2020 결승전까지 3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내달렸다. 이탈리아가 보여준 조직력은 단연 최상이었다. 7경기에서 5승 2무. 13득점 4실점으로 공수 밸런스가 으뜸이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는 2골을 기록한 인시녜, 로카텔리, 페시나, 임모빌레, 키에사 등 무려 5명이다. 어느 한 명이 특출난 활약을 보였다기보단 모든 선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냈다는 방증이다. 잘 조직된 시스템 속에 팀 단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것이다. 

'원 팀' 이탈리아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했다. 1968년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로 정상에 오른 이탈리아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됐다.

유로 2020 결승전 (웸블리 스타디움, 영국 런던 - 2021년 7월 12일)
이탈리아 1 - 보누치 67'
잉글랜드 1 - 쇼 2'

이탈리아, 승부차기 3-2승

이탈리아 - 베라르디 O 벨로티 X 보누치 O 베르나르데스키 O 조르지뉴 X
잉글랜드 - 케인 O 매과이어 O 래시포드 X 산초 X 사카 X


선수명단
이탈리아 4-3-3 : 돈나룸마 - 디 로렌초, 보누치, 키엘리니, 에메르송(118'플로렌치) - 조르지뉴 - 바렐라(54'크리스탄테), 베라티(96'로카텔리) - 키에사(86'베르나르데스키), 임모빌레(55'베라르디), 인시녜(91'벨로티)

잉글랜드 3-4-3 : 픽포드 - 워커(120'산초), 스톤스, 매과이어 - 트리피어(70'사카), 라이스(74'헨더슨, 120'래시포드), 필립스, 쇼 - 스털링, 케인, 마운트(99'그릴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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