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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곡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은 2020년 7월 장마철에 옹벽 뒤틀림과 균열이 발생해 붕괴 위험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어곡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은 2020년 7월 장마철에 옹벽 뒤틀림과 균열이 발생해 붕괴 위험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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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장 침출수 수위 기준치 13배 초과
양산시장 현장 찾아 정밀안전진단 지시


장마를 앞두고 경남 양산시 어곡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또다시 나오고 있다. 기준치 13배를 넘긴 유독성 침출수가 저장된 만큼 옹벽 보강과 우수로 정비 등 임시방편 대책이 아닌 '침출수 처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어곡동 873번지 일원에 있는 폐기물매립장은 1999년 폐기물 매립을 시작해 2010년 매립을 종료했고, 전체 부지는 2만8538㎡에 달한다. 이곳에는 일반폐기물 53만4707㎥, 지정폐기물 24만8806㎥ 등 모두 78만3513㎥가 매립됐다. 매립장은 2031년 3월까지 사후관리 대상이다.

최초 매립사업을 진행한 A 업체는 2012년 3월 회사가 부도나면서 매립장을 공매했다. 이를 여러 차례 유찰 끝에 B 업체가 2019년 8월 최종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침출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됐다.

현재 매립장에서 발생한 침출수는 10만 t으로 추정하며, 수위(깊이)는 평균 26.8m에 이른다. 이는 기준치(매립장 바닥에서 2m)를 13배 이상 초과한 상태로, 상당한 위험수위를 보인다.

하지만 양산시는 지난 3년간 침출수 수위가 오르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봐서, 더는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양산시는 "지난 4~6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수질검사(2곳), 토양조사(4곳), 구조물·지반안정도 조사 결과 모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리를 맡은 B 업체는 입장이 달랐다. 도로 쪽 옹벽과 제방에 뒤틀림과 균열 현상을 봤을 때 위험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매립장 아래쪽은 침출수가 밑으로 몰리면서 하중을 많이 받은 탓에 옹벽이 튀어나오는 배부름 현상까지 발생했다.

때문에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자칫 침출수가 유출되면 유산천을 거쳐 양산천까지 오염시킬 수도 있는 상황. 업체 측은 "옹벽 보강, 우수로 정비 등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침출수 수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침출수 처리 비용과 기간'이다. 10t에 이르는 잔류 침출수 처리에는 100여억 원이 소요된다. 이마저도 부산과 울산 등지의 폐수 위탁처리업체들은 처리용량 부하로 매달 최대 200여t까지만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이럴 경우 침출수 처리에 자그마치 27년이 걸린다.

이에 따라 B 업체는 매립장에 폐수처리시설을 구축해 침출수를 자체 처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업체 측은 "매립장 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만큼, 다른 사업을 병행해 얻는 수익으로 침출수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매립장을 재매각하거나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 폐수처리시설 구축 비용을 들여서라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6월 30일 김일권 양산시장이 직접 폐기물매립장을 찾았다. 자원순환과 공무원과 B 업체 관계자가 현장에 동석한 가운데, 김 시장은 수질오염과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정밀안전진단 시행을 주문했다.

김 시장은 "현재는 침출수 유출이 없는 상태라 할지라도, 조금씩 지표면으로 빗물이 스며 들어가고 세월이 지나 옹벽 등이 부식되면 언젠가는 부력에 의해 밀릴 수도 있다"며 "때문에 매립장 외곽 수질과 토양 조사뿐 아니라, 열융착한 고무판과 그 위에 점토광물(벤토나이트)층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매립장 표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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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양산시민신문, #어곡폐기물매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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