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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 기업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건물.
 부산의 대표적 기업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건물.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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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바뀌는 한진중공업과 관련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조선업과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과 상공계, 시민단체의 관련 입장문을 매수자인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전달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따라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KDB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 채권단은 주식의 66.85%에 달하는 보통주 5567만2910주를 컨소시엄에 매도했다. 지난해 12월 채권단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남은 여러 절차를 거치면 최종 주주총회를 통해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정상화는 갈 길이 멀다. 조선산업이 불황에서 활황으로 전환했으나 한진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배는 1척에 그쳤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조선업 유지, 차질없는 진행"이라는 설명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컨소시엄을 투기자본으로 규정한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영도조선소를 폐업한 뒤 부동산 개발로 일자리를 없애고 지역경제를 황폐화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조선업 3년 유지 조건이 있더라도 컨소시엄의 성격상 자본금 회수, 부동산 개발 순서를 밟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양지부, 부산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저지·일자리 지키기 부산시민대책위와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최근 토론회를 열어 '먹튀 행위를 방지할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형준 부산시장도 한진중공업 조기 정상화, 조선업 유지에 힘을 실었다. 부산시는 1일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찾아 ▲한진중공업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 경주 ▲조선업 및 고용 유지 ▲한진중공업 부지 난개발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공동 입장문에는 박형준 시장,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연대 상임의장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박 시장을 대신해 현재 조선업 호황이 한진중공업 조기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선 수주가 빠르게 재개되어야 한다는 뜻을 동부건설 컨소시엄 측에 표시했다.

부산시민대책위는 박 시장의 대응을 반겼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형준 시장의 입장문은 의미가 있고, 84년 전통을 가진 한진중공업이 유지되도록 이제 부지용도 변경 금지 조례 제정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신항을 찾아 해운업 부활을 강조한 것도 조선업 호황과 관련됐지만,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현재 전혀 대비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박형준 부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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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날 입장문 전문이다.

<한진중공업 매각 계약 체결 관련 공동 입장문>

한진중공업은 193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조선소로 조선업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부산경제를 상징하는 존재로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간 부산지역 대표기업으로 부산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으며, 현재도 2,000여명 일자리와 100여개 협력업체를 통하여 부산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부산 조선기자재업체와 협력관계를 통하여 부산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부산시·부산시의회·부산상의·시민단체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부산 대표기업 한진중공업의 정상화를 바라는 부산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다음 사항을 건의합니다.

첫째, 한진중공업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둘째, 한진중공업 인수 이후에도 조선업 및 고용을 유지하여야 한다.

셋째, 한진중공업 부지는 개발을 통한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난개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산시·부산상의·시민단체는 상기사항 준수를 요구하며, 앞으로 부산시민과 함께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2021. 7. 1
부산광역시 시장 박형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장인화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 박인호

태그:#박형준, #부산시장,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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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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