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공격진의 활화산같은 공격에 힘입어 슬로바키아를 꺾고 16강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24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라 카르투하 데 세비야에서 열린 'UEFA EURO 2020' E조 조별리그 최종전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스페인은 1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해 폴란드를 3-2로 물리친 스위덴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D조 2위로 16강에 오른 크로아티아와 8강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슬로바키아를 5-0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오른 스페인

슬로바키아를 5-0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오른 스페인 ⓒ 유로2020 공식 트위터

 
두브라브카 골키퍼의 치명적 실수, 경기판도를 뒤집다

반드시 승리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스페인이지만 초반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12분 코케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에서 알바로 모라타의 슈팅이 슬로바키아 두브라브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스페인은 중원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반전됐다.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사라비아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두브라브카 골키퍼가 이를 쳐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 볼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 자책골로 이어졌다.

이 골은 경기흐름을 바꿨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스페인은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상대수비를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고 슬로바키아 수비진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잦은 실수를 범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페인은 전반 44분 추가골을 기록했다. 모레노가 스루패스를 살려낸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라포르테가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전반전을 2-0으로 마쳤다.

후반전에도 스페인의 골잔치는 이어졌다. 후반 10분 중원에서 안정적인 패스플레이를 바탕으로 공격을 펼친 스페인은 호르디 알바의 패스를 받은 사라비아가 득점에 성공해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상황이 이러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페란 토레스를 시작으로 26분에는 파우 토레스, 티아고 알칸타라, 후반 32분 아다마 트라오레, 오야르자발등을 투입해 주축선수들의 체력안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교체카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후반 21분 교체투입으로 들어간 페란 토레스가 상대수비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침투한 뒤 사라비아의 크로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5분 뒤에는 티아고 알칸타라의 슈팅이 굴절되 흐르자 라포르테가 헤더로 내줬고 이를 파우 토레스가 슈팅으로 가져가 상데 자책골을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지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페인에게 악몽으로 다가오는 페널티킥

스페인에게 슬로바키아전은 모처럼 활화산 같은 공격을 통해 5골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특히 오른쪽 측면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2경기에서 마르코스 요렌테와 페란 토레스, 헤라르드 모레노 조합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했던 스페인은 슬로바키아전에서 아스필리쿠에타와 사라비아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사라비아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가운데 전반 30분 자책골로 연결된 기습적인 왼발슛을 시도하는 등 5골중 3골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쳤고 아스필리쿠에타는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공격의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냈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이전보다 우측에서의 공격이 활발해진 스페인은 빠른 좌우 측면전환을 통한 공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렸고 이는 후반전 3골이 터지는 원동력이 되었다.
 
 슬로바키아전 경기 MVP로 선정된 세르히오 부스케츠.

슬로바키아전 경기 MVP로 선정된 세르히오 부스케츠. ⓒ 유로2020 공식 트위터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지난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부스케츠는 슬로바키아와의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71분간 소화한 그는 중원에서 안정적인 볼배급을 바탕으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으며 뛰어난 포지셔닝과 축구지능을 발휘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경기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 부스케츠는 경기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모처럼만의 완벽한 승리였지만 그럼에도 스페인이 웃을 수 없었던 것은 페널티킥 실축때문이었다. 전반 12분 코케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모라타는 자신있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두브라브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이른시간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모라타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해 스페인은 최근 A매치에서 얻어낸 5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실축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함께 얻었다.

스페인에게 있어선 2경기 연속 페널티킥 실축의 악몽이었다. 지난 폴란드와의 경기에서도 1-1로 맞선 후반 13분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헤라르드 모레노가 실축하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스페인은 지지부진한 공격력속에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해 슬로바키아전에 큰 부담을 안는 결과로 이어졌다.

계속되는 페널티킥 실축은 토너먼트일전을 앞둔 스페인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토너먼트 승부 특성상 승부차기까지 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렇게 지속적인 페널티킥 실축이 계속될 경우 이는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스페인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선 페널티킥 악몽을 빨리 지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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