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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은 21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취수원 이전 철회와 보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단식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낙동강 4대강 보 수문조차 제대로 열지 못한 상태에서 취수원을 이전한다고? 그건 낙동강을 버리겠다는 선언이다."

21일부터 환경부 세종청사 앞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시작한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의장은 격앙된 톤으로 말을 이었다. 김 의장은 "취수원 이전을 강행한다면, 이명박 정권이 국민 혈세로 세운 4대강 보를 인정하고 고착화시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김 의장과 함께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 3명이 낙동강 유역 환경운동연합을 대표해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열린 '취수원 이전 철회와 보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단식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6월 24일로 예정된 낙동강 유역 물관리 위원회(이하 낙동강 위원회) 본회의 개최 철회를 촉구했다.

낙동강 위원회는 지난 16일 민간위원 전체회의를 열고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 중 취수원 이전(다변화)을 결의한 바 있다. 이날 결의된 내용에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던 4대강 재자연화 방안, 즉 낙동강 보 처리 방안은 제외돼 있다.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낙동강 위원회는 민간위원 전체회의에서 결의한 내용을 그대로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다음과 같이 표시했다.

"앞서 낙동강 위원회는 민간위원 전체 회의(6월 16일)를 개최하면서 시민사회의 거센 항의에 대응하여 회의 장소의 건물 셔터를 내리고 회의를 진행하여 불통 행정을 보인 바 있다.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반대를 피해 금강 유역에서 원정 회의를 진행한다는 소식은 유역 주민들의 의견을 피하려고만 하는 행정의 민낯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참담하다."

이들은 특히 "환경부 통합 물관리 방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낙동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처리를 위한 계획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낙동강 8개의 보를 유지하면서 녹조 문제 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을 할 의지가 없다는 뜻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문재인 정부는 녹조 완화를 위하여 4대강 수문 상시개방과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처리방안을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낙동강 위원회는 수질개선과 취수원 이전계획을 말하면서 보 처리 계획은 언급도 없고, 이는 곧 보의 고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금 취수원 이전만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 이해가 작용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환경부의 취수원 이전계획은 지난 2000년 낙동강 특별법, 위천공단 백지화(대구), 지리산댐 백지화(부산), 낙동강 2급수 수질개선을 포함한 낙동강 유역 주민이 합의하였던 통합 물관리 방안을 확정하면서 폐기된 것이다.

환경부와 일부 지자체가 유역 주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취수원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집착에 불과하며 대통령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는 것은 표를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다."

따라서 이들은 "환경부는 24일 위원회 본회의를 취소하고 낙동강 유역 주민이 참여한 실질적인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마련에 최선을 다하라"면서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처리 방안이 마련되고 재자연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김수동 의장은 "본회의에서 결정할 안건은 취수원 다변화라는 이름으로 부산지역 시민들이 원하는 취수원 이전 방안만 담고 있다"면서 "낙동강 보 건설 이후 녹조가 창궐하고 석포제련소를 통한 중금속 오염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은 제시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도 "현 정부가 낙동강 포기 행위를 강행한다면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