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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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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대면 영업의 위축과 일자리 상실, 소득 감소, 불평등과 같이 코로나가 초래한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인 일자리 회복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 세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하루빨리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의 회복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나라가 골고루 함께 회복해야 일자리를 지키고 불평등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1991년 ILO에 가입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이 ILO 총회에 참석한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정상회담 세션에 프란치스코 교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정상 자격으로 기조연설에 초청받아 참여했다. 

"고용위기,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다"

문 대통령은 노동의 중요성을 우선 언급했다. 그는 "노동은 인간 존재의 근거이며, 노동을 위한 일자리는 우리 삶의 기초"라며 "노동을 통해 우리는 사회 안에서 연결되고 자아를 실현하면서 인생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는 경제발전을 통해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여왔고, 또한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노동권과 노동의 가치를 향상시켜 왔다"면서 "완전 고용과 노동자의 생활 수준 향상을 추구했던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는 이제 모든 나라의 핵심적인 정책목표가 되었다"면서 "한국 정부는 각종 세제와 예산을, 고용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과 함께 장시간 노동시간을 개선하고, 최저임금을 과감하게 인상하여 소득주도 성장을 포함하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했고, 또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 나아가 노동 존중사회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해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감염병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무엇보다 노동과 일자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영업 제한과 근로시간 감소까지 고려하면, 전일제 일자리가 2억5000만 개 이상 사라졌다.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몇 배 큰 타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고용위기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다는 것"이라며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중이 높은 여성, 고용 보호가 취약한 임시·일용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부터 먼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자 보호 매우 중요... 시장 기능에 맡겨선 풀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일자리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그러고는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의 특성을 생각하면 노동시장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지 모른다"면서 "ILO와 함께 모든 나라가 일자리를 지키며 사람 중심의 회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제시했다. 

나아가 '노동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문 대통령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일자리의 대변화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ILO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회복'이고, 그러한 회복이어야만 지속가능하며 복원력 높은 회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어느 한 경제주체의 힘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것이며, "시장 기능에 맡겨서는 풀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일자리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힘을 모으기로 했던 'ILO 100주년 선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한국은 일자리 위기극복을 위해서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의 노·사 대표들이 인력 조정 대신 휴직과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해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음을 알렸다. 

이외에도 한국 정부에서는 ▲고용유지 지원금 대폭 확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기회 제공 ▲국민 취업 지원제도 ▲전 국민 고용보험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상병 수당 도입 등 복지확대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당면한 위기극복을 넘어 더 나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것으로 이어질 때, 진정으로 '사람 중심 회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 중심 회복'의 시작은 우리 주변에서 마주치는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을 통해서만 '사람 중심 경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는 제안으로 연설을 끝냈다.

태그:#문재인, #국제노동기구, #ILO 총회, #기조연설, #포용적 일자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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