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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부산 북구 만세 갤러리에서 열었던 <휴먼 2021> 사진전 모습
 지난 3월 부산 북구 만세 갤러리에서 열었던 <휴먼 2021> 사진전 모습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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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작소 시원(始原)의 사진전 '휴먼 2021'이 6월 19일부터 27일까지 부산진구청 동천문화홀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전은 지난 3월 북구 만세 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회의 앙코르전이다.

'사진공작소 시원'은 삶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사진을 찍어온 부산과 경남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사진의 역할과 주제에 대한 고민을 하며 만든 모임이다. 리뷰 형식으로 진행한 사진 모임의 결과로 지난 3월 첫 3인전을 열었다.

이들의 주제는 '인간'이다. 자칫 기록적 측면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 다큐 사진에서 사진공작소 시원의 사진가들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보편적 인간애를 각자 주제에 담았다. 

"아직도 사진계에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 예술의 주류를 이루는 예술 사진이나 파인 아트(실용성을 배제한 순수 예술) 사진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고단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가 그런 다큐 사진가들에게 보내는 응원이길 바란다." - 작가의 말 중

세 명의 사진가가 함께 하는 사진전 '휴먼 2021'은 '결국 사람'이라는 당부에 다름 아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굽은 등,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쫓겨난 사람들, 민족의 정체성조차 모호해질 수 있는 소수민족의 일상을 의도나 기교 없이 찍었다.

굳이 인간에 대한 존엄이나 사랑 따위를 부각하려 하지 않은 담담함에 외려 모른 척했던 것들이 선명해지고 숨겨왔던 사실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엄마의 낯선 뒷모습에서 와락 눈물이 터지고 중년 사내의 어색한 미소에 연민을 느끼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국땅 소수민족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사진공작소 시원의 사진들이 특별한 이유다.

이 특별한 사진전 '휴먼 2021'은 6월 19일부터 27일까지 동천문화홀에서 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쉰다.

"내 사진이 당신 가슴 어느 한 자락이라도 그려낼 수 있을까." 이상범
 
“고된 노동 후 엄마가 낮잠을 잔다.”
 “고된 노동 후 엄마가 낮잠을 잔다.”
ⓒ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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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 밀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식당을 운영하는 이상범 사진가의 주제는 '엄마'다. 쓸쓸하거나 때로 거인 같은 어머니의 일상을 지근거리에서 찍었다. 많은 이들이 이상범 사진가의 사진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환기시키다." 전상규
 
2019년 덕천 1구역 철거 당시 용역의 강제 집행과 그에 맞선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
 2019년 덕천 1구역 철거 당시 용역의 강제 집행과 그에 맞선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
ⓒ 전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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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이나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 부적격자로 낙인찍혀 살던 곳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게을리하지 않는 전상규 사진가의 주제는 이번에도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전상규 사진가는 사람들의 안중에도 없는 그들로 인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환기시킬 수 있다는 역설을 흑백 사진으로 담아냈다.

"오래 머물 수 없는 사진." 조종완
 
“비엣남과 중국 국경지방에 거주하는 화몽족, 고산지대 척박한 산간에 기대어 농사와 가내 수공업으로 삶을 꾸린다. 사진의 여성은 콩을 고르는 키질을 하고 있다.”
 “비엣남과 중국 국경지방에 거주하는 화몽족, 고산지대 척박한 산간에 기대어 농사와 가내 수공업으로 삶을 꾸린다. 사진의 여성은 콩을 고르는 키질을 하고 있다.”
ⓒ 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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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완 사진가는 평생 한 번도 사진을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찍었다. 늘 1년에 한두 번씩 베트남 오지를 방문해 그곳에 사는 소수민족의 생활을 가까이서 찍은 결과물을 전시한다. 어쩌면 수십 년 내에 민족의 정체성마저도 사라질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조종완 사진가의 기록은 장중한 울림을 준다.
 
동천문화홀은 부산진구청이 아닌 서면 교보문고 뒤쪽에 있다. 부산진구청은 동천문화홀의 운영주체일 뿐 장소를 칭하는 것은 아니다.
 동천문화홀은 부산진구청이 아닌 서면 교보문고 뒤쪽에 있다. 부산진구청은 동천문화홀의 운영주체일 뿐 장소를 칭하는 것은 아니다.
ⓒ 사진공작소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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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사진공작소_시원, #휴먼2021, #이상범, #전상규, #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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