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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에서 "일본의 독도 강탈 야욕을 규탄한다"며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이 A4 크기의 용지에 인쇄된 전범기를 라이터로 태우고 있다.
 16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에서 "일본의 독도 강탈 야욕을 규탄한다"며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이 A4 크기의 용지에 인쇄된 전범기를 라이터로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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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자국 영토 주장에 반발해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에서 전범기를 태우다 경찰에 연행된 대학생이 풀려났다. 경찰이 신청한 신체압수수색 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되면서다.

일본영사관에서 기습 화형식, 경찰 현행범 체포

부산 동부경찰서는 16일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정문에서 전범기(욱일기) 그림과 일본 규탄 구호를 담은 A4용지를 라이터로 불태운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날 A씨를 포함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부산경남대진연 소속 대학생 2명은 "일본의 독도강탈 야욕을 규탄한다"며 영사관을 찾아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일본을 비판하기 위해 화형식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대진연은 지난 1일부터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국총대사관 등에서 전범기 화형식 등 항의행동을 이어왔다. 부산에서 같은 방식의 규탄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A씨는 이날 "도쿄올림픽 보이콧(불참)"을 외쳤다.

[관련기사] "올림픽 불참" 일본영사관서 전범기 화형식, 대학생 연행 http://omn.kr/1tytu

하지만, 부산 동부경찰서는 A씨의 행위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위험한 불씨 사용을 금지한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22호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형사소송법 214조에 따르면 5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등에 해당하는 죄에 대해서도 주거가 분명하지 않으면 강제 연행이 가능하다. A씨는 이에 불복하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는 "전범기 하나를 태웠다고 체포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경범죄 단속을 위해 신원 확인이 필요했던 경찰은 17일 A씨에 대한 신체압수수색 검증영장 발부를 신청했다. 지문 등을 통해서라도 강제로 신분을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A씨는 대진연을 통해 "일본을 규탄한 것이 문제라면 차라리 48시간 동안 유치장에 있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새벽 유치장이 있는 부산진경찰서로 옮겨졌다.

바로 과잉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날 오후 부산민중연대, 평화통일센터 하나, 부산경남주권연대 등 부산지역 진보단체가 부산 동부서를 찾아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경찰이 과한 대응을 했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비가 오는 날 종이를 태운 것인데 연행이라니, 우리 경찰이 대한민국의 영토를 침탈하려는 일본을 비호하는 격"이라며 "당장 대학생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찰도 A씨에 대한 신체압수수색 검증영장 발부에 동의하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을 기각했고, A씨는 이날 오후 5시 20분께야 풀려났다. 경찰서를 나온 이후 A씨는 <오마이뉴스>에 "신분 밝히지 않은 것은 경찰의 체포가 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것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를 조만간 다시 불러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 "다른 방법으로 인적사항을 확보해 출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잉대응 비판에 대해서는 "사안 자체가 엄중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경미하더라도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 형사적인 절차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미신고 집회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 중이고, 확정지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민중연대, 평화통일센터 하나 등 부산지역의 진보단체들이 17일 부산 동부경찰서를 찾아 하루 전 '전범기 화형식' 퍼포먼스를 펼친 대학생의 연행을 규탄하며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민중연대, 평화통일센터 하나 등 부산지역의 진보단체들이 17일 부산 동부경찰서를 찾아 하루 전 "전범기 화형식" 퍼포먼스를 펼친 대학생의 연행을 규탄하며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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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영사관, #화형식, #부산 동부경찰서, #체포, #신체압수수색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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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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