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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학대
 노인 학대
ⓒ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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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2020년 노인 학대 현황'에 관한 몇 가지 통계 수치가 발표됐습니다. 

- 노인 학대 판정 건수가 6259건으로 전년(5243건)보다 19.4% 증가했습니다(신고 건수가 아니라 학대로 최종 판정된 건수). 
- 가정 내 학대가 88%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요양 시설 등 생활 시설(8.3%), 복지관·노인정 등 이용시설(1.5%), 병원(0.6%)이었습니다.
- 학대 행위자는 아들 34.2%, 배우자 31.7%, 기관 13%, 딸 8.8% 순이었습니다. 

매년 노인 학대 현황을 조사해 발표해 온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20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 전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와 같이 요약한 통계 수치를 이날 공개했습니다. 

학대 행위자는 피해 노인의 아들이 지속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공개한 '2019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나온 '연도별 학대행위자와 학대피해 노인과의 관계'입니다. 2020년에도 학대 행위자로 아들(34.2%)이 가장 많은 만큼 수년째 '부동의 1위'입니다.  

 
연도별 학대행위자와 학대피해노인과의 관계
 연도별 학대행위자와 학대피해노인과의 관계
ⓒ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왜 이렇게 아들이 많을까요?

이 조사를 담당한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학대피해 노인의 가구형태를 보면 자녀 동거가구가 가장 많은데 자녀 중에서도 아들과 사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이 사는 가족에게 학대를 당할 가능성이 큰데 그 가족이 아들이기 때문에 학대 행위자 중에 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 아들 다음으로 학대 행위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배우자입니다. 학대피해 노인의 가구형태 중 두 번째로 많은 것이 노인부부 가구라는 점과 연관이 있습니다. 

2020년 조사에서 학대피해 노인 가구형태는 자녀동거가 32.9%로 가장 많고 노인부부가 32.7%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2015-2019년 통계도 추세는 비슷했습니다. 
   
연도별 학대피해 노인 가구형태
 연도별 학대피해 노인 가구형태
ⓒ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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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사에서도 학대를 당하는 노인의 약 75%는 여성이었습니다. 학대 행위자의 대부분은 아들과 남편 등 남성 가족이었습니다. 

물론 같이 살면 학대가 일어난다는 식으로 단순화 할 수는 없습니다. 노인 학대는 한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복합적인 사건입니다. 다만, 떨어져 살면서 학대를 지속하기는 어려우므로 같이 산다는 조건에 몇 가지 특성이 결합할 때 노인 학대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인 학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 대표적으로 '상황적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피해 노인과 학대자가 처한 상황의 특성과 누적되는 스트레스가 학대의 요인이라는 것인데요. ▲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 과거 나쁜 사건이 쌓였거나 ▲ 가족 간에 과거 관계가 나쁘거나 ▲ 가족 내 폭력이 이어졌거나 ▲ 부양자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하는 상황에서 노인 학대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노인 혐오 문화 등 노인 학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15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5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노인학대 신고 앱 사용안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1.6.15
 15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5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노인학대 신고 앱 사용안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1.6.1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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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 노인 중에는 자신이 잘못해서, 자신이 늙어서, 자식에게 부담을 줘서 등의 이유로 오히려 미안해 하며 자신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교제 폭력에 많이 등장하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이 노인 학대에서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정부는 노인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하고, 노인 학대 신고 앱을 배포해 신고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변인들이 관심을 갖고 신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학대피해 노인이 자기 탓이 아니라 학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태그:#노인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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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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