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 21돌 기념일 다음날인 6월 16일 수요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12차 국가보안법 폐지 수요시위가 진행되었다.

21년 전 2000년 6월 13일에서 15일까지 2박 3일 동안 남측의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해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1조),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2조)면서 통일의 원칙과 통일 방안을 합의하고 경제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약속했다.

이를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시기 2007년 10.4선언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등에서도 6.15선언을 모태로 한 선언이 발표되었다. 더이상 북한이 국가보안법이 규정한 없어져야할 '반국가단체', '주적'이 아니라 화해협력의 대상이면서 통일의 동반자임을 확인해온 20여 년이었다.
  
선언 이행과정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각종 당국 간 회담이 이루어졌고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가 완공되었으며 민간차원에서도 다양한 부문의 사회문화교류와 경제교류가 날로 확대되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그리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북한의 응원단이 대거 내려와 전 국민적 관심과 호응 속에 인공기와 단일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일까지 있었으며 6.15와 8.15행사에서 남북 민간차원의 공동행사를 넘어 정부대표단의 교류까지 수차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국가보안법 상 잠입 탈출, 회합 통신, 찬양고무죄로 처벌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남북관계의 발전은 한편으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논리적 모순과 실제적 모순을 더욱 심화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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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 수요시위에 참석한 민애청 정문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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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요시위에 참석한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정문식 회장은 "통일을 약속한 6.15남북공동선언과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일체의 만남과 협력을 불허한 국가보안법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결의 과거로 가야합니까, 아니면 화해협력과 통일의 미래로 가야합니까"라며 국가보안법이 평화통일의 시대흐름과 맞지않다며 비판했다.

이에 더해 "6.15선언 21돌인 지금 남북관계를 돌아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남북관계 경색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국가보안법이 교류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것 역시 큰 이유일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6.15선언을 계승한 판문점선언 당사자이면서 왜 여지껏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는 겁니까!"라며 정부여당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한편 수요시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김용민, 김남국 의원이 당사를 나오다가 '국가보안법 폐지 피켓'을 보고 인사를 하고 가기도 했다. 민형배 의원 발의 예정인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은 현재 김용민,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20여 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100여 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한 것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이다. 정 회장은 "심지어 2004년에는 국보법 폐지 법안에 공동 발의로 참여했다가 지금은 참여하지 않은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장이 바뀐 것인지, 민주당 의원들은 국보법 폐지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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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 수요시위에 참석한 민애청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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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애청은 오는 19일 토요일 11시 6.15선언 21돌을 맞아 시민들과 함께 치안유지법과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이 갇혀있던 서대문형무소에서 청와대까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