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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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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님을 예방하니, 저희가 예전에 같은 꿈을 꿨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건넨 말이다. 한때 같은 바른미래당에서 몸담았던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정당의 대표로서 마주하는 자리였다. 16일 오후 만난 두 당대표는 합당 의지를 재확인하며, 통합 추진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준석 "합당 이후 바른정당 동지들이 꿨던 꿈까지 반영된 당 될 것"

이날 이 대표는 안철수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국민의당 당대표실을 찾았다. 안 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며 "지난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야권 승리는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번 당선은 제1야당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많은 야권 지지자분들이, 제1야당이 변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신 것 아니겠는가"라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담아서 제1야당, 그리고 더 넒은 범야권이 혁신을 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일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두 당간의 통합 논의"라며 "함께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저희가 두 달 전에 실무 협의 대표를 뽑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국민의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지금까지 협의가 진행되지 못했다"라며 "오늘 이 상견례를 시작으로 조속하게 실무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를 개혁하고 국민들에 새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자던 그 시절, 우리가 마저 내지 못했던 성과를 내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폭정에 가까운 독주를 막아서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이 기대하는 양당 간 합당에 대해 조기에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실무협상에 박차를 가하자는 취지의 안철수 대표의 말씀에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구성되고 사무총장을 인선하게 되면 아마 안 대표께서 언급하신 실무협상단도 가동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합당 이후의 당은, 철저하게 안철수 대표와 과거에 저희 바른정당 동지들이 꿨던 꿈들까지 반영된 아주 큰 범주의 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국민들께서 이 합당 과정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지 않게, 전쟁 같은 합당이 되지 않도록 저와 안철수 대표님 간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이 합당 과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국민 앞에 같이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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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인사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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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명 개정 요구는 당연... 합당 위한 합당 안 돼"

그러나 양당의 통합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차후) 새로운 당명으로 가는 것이, 보다 원칙 있는 합당 방식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확장할 수 있는 통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그러한 가치 부분에 대한 것, 확장 할 수 있는 내부적인 정비에 대한 것, 이런 부분들이 함께 담길 필요가 있다"라며 당헌·당규 개정 역시 요구했다. 사실상 흡수 통합이 아닌 '신설 합당'의 원칙을 재천명한 셈이다.

비공개 회동 뒤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원래 합당 협상이라는 게, 몇 번 겪어봤지만, 각 당 이해가 충돌하는 부분도 있다"라며 "국민의당 쪽에서 권은희 의원이 실무 책임자를 한다고 전해 들었기 때문에, 어떤 연유에서 새 제안(당명 개정)이 나왔는지 파악을 해보고, 사무총장을 임명하면 (국민의힘 측) 협상 책임자를 정해서 정확한 답을 내놓도록 하겠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번에 당 대 당 협상을 하면서 통합의 형식 등에 대해서는 우리의 철학을 살리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라며 '지분 싸움'으로 비치는 걸 경계했다. 또한 "지난주에 저랑 안 대표랑 사적으로 만나 뵙고, 서로 간에 유대를 가졌다"라며 "저희들은 같은 당을 했던 적이 있다. 지도자끼리 오해는 없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그는 "저희가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아마 대권주자들의 당 진입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합당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혁신 의지를 보이자고 했고, (거기에) 안 대표도 비슷한 생각을 말씀하셨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안 대표 역시 권 원내대표의 당명 개정 요구에 대한 질문을 기자들로부터 받자 "(권 원내대표는) 아마 당원들과 지지자 분들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런 부분들은 모두 다 실무선에서 대화가 진행되면 서로 논의될 부분"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안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힘은 더 많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과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 대 당 통합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기자들 앞에서도 그는 "정치권에서 지분이라는 게 뻔하지 않느냐"라며 "저희도 지분을 요구하지 않고, 그리고 또 국민의힘도 기득권을 요구하지 않고 서로 공정하게 합의가 되어야 합당을 위한 합당이 아니라 지지층을 넓히는,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통합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