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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가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도입을 위해 유관 지자체들과 공동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특히, 예비타당성 지침 마련에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자료사진. 사진은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
▲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성남시가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도입을 위해 유관 지자체들과 공동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특히, 예비타당성 지침 마련에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자료사진. 사진은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
ⓒ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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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트램(노면전차)'을 경기도 성남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도움 없이 성남시 자체 재원으로 트램 건설 사업을 하기 위해 편성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 5억 원이 14일 성남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했다. 트램 사업이 첫발을 뗀 것이다.

오는 9월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고 이어 철도와 교통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트램 사업 추진 위원회'를 발족하는 게 성남시 계획이다.

성남시 자체 재원으로 트램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꼭 거쳐야 할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문턱을 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해 성남시 관계자는 15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도로교통법상 (트램은) 전용차로를 이용해야 하고, 따라서 기존 차선 감소가 불가피한데 이로 인한 교통혼잡비용 등이 과다하게 반영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게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이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이어 "자동차와 트램이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성남시 자체 예산으로 건설하려는 트램 노선은, 운중동 판교역에서 정자역까지 운행하는 13.7㎞ 구간이다. 총 3천55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19년 7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경제성 향상을 위해 노선 축소와 일부 구간을 단선으로 변경하는 등의 조처를 했음에도, B/C(비용편익분석, Benefit Cost Ratio)값이 0.49로 무척 낮았다. B/C값이 1을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성남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철회를 요청하고, 정부 도움 없이 자체 재원으로 트램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지난 3월 트램 사업을 성남시 자체 재원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도로교통법 및 예비타당성 조사 지침이 변경되면 국비지원 사업으로 전환도 검토한다"라고 여지를 남겨 뒀다.

은 시장은 또한 "성남의 트램이 성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트램은 없다"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성남시는 지난 2월에는 '트램 교통시설투자평가지침 및 혼용차로 허용'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성남시, 자체 재원으로 트램 건설 추진
 
벨기에 겐트를 달리는 트램(노면전차)
 벨기에 겐트를 달리는 트램(노면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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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은 도로에 선로를 깔아 주행하는 전차로, 지난 1899년께 서울과 부산에 도입했지만 교통 혼잡 등의 이유로 1960년대 말 폐선했다.

반면 유럽 등에서는 흔한 교통수단이다. 전 세계 50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 트램이 운영되고 있고, 프랑스는 19개 시에서 트램을 운영한다. 미국과 일본에도 트램이 있다.

트램은 전기로 움직이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쉬워 주변 상권을 활성화 시킴과 동시에 도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또 1㎞당 건설비가 지하철의 6분의 1정도인 약 200억 원으로 저렴하고, 도로에서 승하차가 가능해 장애인 등 교통 약자에게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성남을 비롯해 수원·고양·부천·시흥·대구·인천·울산·청주·구미·창원·대전시 등에서 수년 전부터 트램 사업 계획을 쏟아냈지만, 아직까지 착공에 들어간 트램은 하나도 없다.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인 대전은 유일하게 국가 균형 발전 등의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아 정부 도움을 받으면서 트램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로부터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사업지로 선정된 부산도 1.9km 구간에 대한 설계를 진행 중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자체 재원으로 트램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성남이 유일하다. 조만간 트램 모형을 성남시 청사에 설치해 트램 건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의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산업이 자동차 위주로 발전하면서 차를 우선하다 보니, 트램이 밀려난 것"이라며 "지금은 차가 아닌 사람 위주로 교통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친환경 트램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친환경 트램, #성남시, #은수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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