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5월 30일, 서대전 버드내 네거리에서 출발한 30일 차 남북철도잇기 한반도평화대행진은 대전역으로 향했다.

이날 행진 중에 만난 철도중앙시장과 우뚝 솟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건물은 마치 대전이 '철도의 도시'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말해주는 것 같았는데 대전에는 철도에 관한 여러 역사와 사연이 깃들어 있다.

1905년, 일제는 식민지 수탈과 대륙침략을 목적으로 경부선 철도를 개통했는데 대전역도 이때 함께 개통된다. 일제는 반일강점이 크고, 땅값이 비싼 공주 등을 경부선 노선에서 제외한 대신 대전 전답을 헐값에 사들여 철도를 놓으면서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고 전해진다. 대전역에도 일제수탈의 아픈 상처가 남아있는 것이다.

역이 들어서면서 시골 마을이었던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 되고 철도교통 교통의 중심으로 변모했다. 한국전쟁 기간 남북철도가 파괴된 것처럼 대전역사도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됐는데 1958년, 그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전쟁으로 무너진 많은 철도역 가운데 가정 먼저 다시 세워졌다고 한다. 
 
행진참가자들이 남북철도 연결을 호소하며 대전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 "대전시민여러분, 남북철도를 이읍시다!" 행진참가자들이 남북철도 연결을 호소하며 대전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이날 행진이 명실상부한 철도의 도시에서 진행된 것에 더해 그 중심지인 대전역으로 향한 탓인지 '남북철도 연결하자'는 참가자들에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찼다.

"남북철도 이어서 세계의 반을 기찻길 따라 여행하자"

전날과 같이 이날 행진의 분위기도 평통사 청년회원들이 이끌었다.
 
우리가 철도 연결해볼까 / 우리가 힘차게 걸어서 / 지금은 멀게만 보여도 / 걸으면 가까워질 거야 / 세계의 반을 기찻길 따라 여행하자 / 손에 손을 맞잡고 같이 가보자
 
특히 참가자들은 청년들이 직접 개사하고 녹음한 노래는 따라 부르며 힘차게 발을 내딛었고, 이날 만난 대전 시민들도 행진단을 향해 지지와 응원을 아낌없이 보내줬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청년들은 행진 내내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행진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 "청년들이 이어요 남북철도" 이날 행진에 참여한 청년들은 행진 내내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행진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이날 참가자들은 점심을 먹고 둘러앉아 남북철도잇기 대행진에 대한 소감과 다짐을 나누기도 했다.

민주노총 대전본부 참가자들은 "철도노조 새내기 조합원들이 조형물을 밀며 비탈길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고, 가스공사노조의 조합원들도 "우리 행진이 국민들의 힘을 모아내는 계기가 되도록 열심히 참여하겠다. 우리가 이어야 할 게 너무 많다. 철도도 잇고, 가스도 잇고, 수도도 잇자. 그렇게 통일로 나아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박인숙 부대표와 당원들도 "정의당도 구간마다 함께하겠다"며 "남북철도 연결이나 통일이 어느 순간, 누군가에 의해서 오지 않을까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하게 됐다.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힘을 모아서 남과 북을 잇고 통일의 그날을 앞당기자. 7월 27일 판문점에서 다시 만나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기수를 맡아 행진 내내 깃발을 힘차게 흔든 전주평통사의 한 회원은 "삶이 힘들다고 삶을 포기할 수 없듯이 통일이 어렵다고 통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대전시민 여러분, 남북철도를 이읍시다" 으능정이 거리 캠페인

대전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서는 자리를 잡고 집중 캠페인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단 한명의 시민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분주하게 현수막을 펼쳤고, 홍보물을 들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다.

캠페인에서는 자유발언과 청년들의 춤 공연도 이어졌다. 
 
대전 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서 참가자들이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서 캠페인 진행 대전 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서 참가자들이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초등학교 교사인 한 참가자는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생각하면 하루빨리 한반도가 분단 상태를 벗어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전시민 여러분도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대전본부 조용석 조직국장은 "같이 일하던 동료가 개성까지 운행하기도 했다. 기관사들이 모여서 누가 개성까지 몇 번이나 갈 것인지 거기서 숙박을 어떻게 하고 과거 선배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을 가지고 가서 무엇을 받아 올 것인지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고 소개하며 남북철도가 다시 이어지길 염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경영학을 공부하며 기관사를 꿈꾸는 한 청년 참가자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규태씨는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기차를 운전하며 그 철길을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비고 싶다"며 "남북이 하루빨리 합의를 이행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많은 청년들이 이 행진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힘있게 말했다. 
 
행진단이 이날 행진의 목적지인 대전역에 다다른 모습
▲ 대전역에서 유라시아로 행진단이 이날 행진의 목적지인 대전역에 다다른 모습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캠페인 후 참가자들은 대전역으로 이동했다. 대전역에서는 논산 풍물패인 '두드림'이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였다. 지나가는 많은 시민들, 기관사, 승무원들이 관심 있게 행진단을 쳐다봤고, 특히 이날 새롭게 선보여진 상징조형물의 기차는 남북의 최신기차를 쏙 빼닮아 큰 관심을 받았다.

31일 차 행진은 대전역에서 출발해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대전 보라매공원으로 향한다. 대전충청구간 행진은 충남대, 충북교육청, 천안박물관 등을 거치며 6월 12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이날 행진에는 민주노총 대전본부, 철도노조, 가스공사노조의 노동자, 박인숙 부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당원, 평화철도와 평통사의 회원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30일차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대전역 동광장에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행진을 마치고 찰칵 30일차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대전역 동광장에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태그:#남북철도잇기, #한반도평화대행진, #대전충청, #대전, #대전역
댓글

#한반도비핵화 #평화협정 실현 #사드철거...성역화된 국방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감시와 대안있는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