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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7 재보선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 직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후 대검찰청 청사를 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
 지난 4.7 재보선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 직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후 대검찰청 청사를 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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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이 없다."

지난 5월 26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 의원에게 이렇게 주장하며 "내 장모는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가 오히려 피해자라는 발언이다. 이러한 발언을 언론에 공개한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처가문제에 대해 자신있는 것으로 보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와 과거 직·간접적으로 동업자였던 이들은 "후안무치이고, 철면피 같은 소리", "전부 다 거짓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하늘도 속이고, 땅도 속이고, 5천만 국민도 속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대택·안소현·노덕봉(사진 오른쪽부터)씨가 지난해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정대택·안소현·노덕봉(사진 오른쪽부터)씨가 지난해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서울의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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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택 "10원 한장...? 약 28억 부정한 방법으로 편취"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최은순(76)씨와 18년째 싸우고 있는 정대택씨는 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하늘도 속이고, 땅도 속이고, 산천초목도 속이고, 5천만 국민도 속이는 것"이라며 "'장모가 10원도 피해 준 적이 없다'는 발언은 후안무치이고, 철면피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정씨는 "근저당권부 채권 양수·양도사업으로 얻은 이익금 53억1000만 원 가운데 26억5500만 원과 이자를 포함한 약 28억 원을 약정서 조작, 법무사 위증 교사 등 부정한 방법으로 편취해 갔다"라며 "26억5500만 원에 대한 가압류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검찰권력을 이용해 그것을 빼앗아갔다"라고 주장했다. 

정씨와 장모 최씨는 지난 2003년 공매를 통해 272억여 원짜리 오금스포츠프라자 근저당권부 채권을 공매로 99억1000만 원에 낙찰받아 152억2000만 원을 배당받았다. 53억1000만 원의 이익금이 남았지만 정씨는 약정서 조작, 법무사 위증 등으로 인해 한푼도 받지 못하고 두 차례 구속돼 총 3년의 징역살이를 했다.   

노덕봉 "명의신탁한 10억 상당 내 주식 횡령"

또한 장모 최씨와 함께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동창회에서 활동했던 노덕봉씨는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을 향해 "말도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씨는 "장모 때문에 징역을 가거나 재산을 빼앗기는 등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라며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은) 전부 다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했다. 

노씨는 "내가 명의신탁한 10억 상당의 내 주식 10%를 장모가 (조력자인) 김충식에게 넘겨 횡령했다"라며 "그 주식 10%는 어느 쪽에서든 대표이사를 만들 수 있는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추모공원 사업시행사) 주주명부에 김충식이 없는 걸 보면 김충식이 내 주식 10%를 기업사냥꾼에게 넘긴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노씨는 평가액 1890억 원에 이르는 추모공원 사업권을 둘러싸고 시행사와 시공사, 채권은행(신안저축은행)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자 장모 최씨와 이아무개씨에게 자신의 주식 10%와 30.4%를 잠시 넘겼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명의신탁'이었지만 최씨는 주식 10%를 자신의 조력자 김충식씨에게 넘겨버렸다. 현재 경찰은 최씨와 김씨를 각각 각각 횡령(주식)과 변호사법 위반으로 수사하고 있다. 

안소현 "이익도 없이 내 돈만 뜯겼다"

장모 최씨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과 가평의 요양병원, 파주의 공장에 투자했던 안소현씨는 "('장모가 10원도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을 듣고) 머리에 지진 나는 줄 알았다"라며 "그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다"라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안씨는 "장모로 인해 죽은 사람('피해를 봤다'는 비유적 표현-기자주)이 한둘이 아니고, 망한 집도 한두 집이 아니다"라며 "저는 이익도 없이 내 돈만 뜯겼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 그 따위로 말을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와 장모 최씨는 지난 2013년 공매를 통해 감정가 174억 원에 이르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총 6필지)을 40억200만 원에 샀다. 최씨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금 이자를 연체한 동업자 안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해 구속시켰고, 이후 도촌동 땅을 총 156억 원에 팔았다. 이를 통해 최씨가 얻은 이익은 50억 원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348억 원의 은행잔고증명서(신안저축은행)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고, 현재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기사] 집중취재 / 그들은 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싸우고 있나 http://omn.kr/1s3uq
 

태그:#윤석열, #최은순, #정대택, #노덕봉, #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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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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