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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압해도에 자리잡은 저녁노을미술관
▲ 저녁노을미술관 신안군 압해도에 자리잡은 저녁노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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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에 다녀왔다. 그곳에 전시된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건립 중간보고 展 - 하의도에서 오월까지'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5월 30일 오후 4시 50분에 들어갔는데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곳의 전시 작품은 대략 200여 점이었다. 대형 걸개그림 2점, 드로잉 100여 점, 하의도 77항쟁 판화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참여 작가는 '문화예술공장' 대표 홍성담을 비롯해, 신의도 출신 전정호, 박성우, 전혜옥, 김준현 외 다수였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예술공장'과 '생명평화미술행동'이 공동 기획해 광주, 서울, 안성 등에서 전시한 'Myanmar 2021, Gwangju 1980 展'도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Myanmar 2021, Gwangju 1980〉 展
▲ 저녁노을미술관 〈Myanmar 2021, Gwangju 1980〉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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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고대 중국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국제 항로였다. 한편으로 해양 영토를 지키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섬의 해안마다 산성들이 남아 있는 게 그 흔적이다. 또한 신안군 역사적인 사건과 유물이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도 신안군은 섬마을 인권운동가 김이수(1743-1805)의 격쟁(擊錚)을 비롯해, 삼백년 농민항쟁을 보여준 하의3도 토지탈환운동을 한 곳이다. 홍어장수 문순득의 동아시아 표류기, 유배인 정약전의 〈자산어보〉 집필, 장산도 사람들의 독립만세운동도 깃들어 있다. 암태도를 비롯한 섬별 소작쟁의, 그리고 1976년 증도 해역에 발굴된 최초의 해저유물이 있는 곳이다.

신안군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들
 
드로잉 100여점 전시 작품.
▲ 저녁노을미술관 드로잉 100여점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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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1島 1뮤지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도읍에는 자수박물관, 증도면에는 갯벌생태전시관, 완좌면에는 세계화석광물박물관과 군도형미술관, 장산면에는 정's 패밀리 갤러리, 신의면에는 한국춘란박물관과 동아시아인권과 평화미술관, 하의면에는 천사상미술관과 대한민국정치사진 박물관, 도초면에는 대지미술관, 비금면에는 이세돌바둑 박물관과 바다미술관이 있다.

또, 암태면에는 에로스서각박물관, 자은면에는 1004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과 복합문화관광타운과 인피티또 뮤지엄, 흑산도에는 박득순 미술관 철새박물관과 새조각박물관, 임자면에는 조희룡 미술관 등이 있다. 이 중에는 이미 개관한 곳도 있고, 앞으로 건립할 곳도 많다.

신안군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를 꼽는다면 김환기와 홍성담을 들 수 있다.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는 신안군 안좌도 출신이다. 이중섭, 박수근과 더불어 20세기를 빛낸 추상미술의 선구자다. 바다 소년 출신답게 자연에서 우주로 확장한 세계를 모색해 화폭에 담았다.

1930~40년대 일본 유학 시절에는 기하학적 추상화에 심취했다. 1950~60년대 산, 달, 구름, 새 등 섬 아이가 겪은 체험의 편린들을 담아냈다. 1964년 뉴욕에 정착해 1974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10년간은 순수 추상세계 탐닉했다. 특별히 김환기 후기 추상회화의 마무리인 '점화'(點畵)는 각별하다.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건립 중간보고 展’ -‘하의도에서 오월까지’
▲ 저녁노을미술관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건립 중간보고 展’ -‘하의도에서 오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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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화가 홍성담은 신안군 신의면 출신이다. 40년간 오롯이 '5월 광주'라는 상징의 열매를 외친 유일한 작가다. 1981년부터 10년간 쉬지 않고 제작한 수백 점의 판화 중 50점이 '오월판화'다.

그의 판화에는 모순과 현실이 들끓어 오르는 몽타주 화법이 담겨 있다.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알레고리를 통해 신명의 미학을 창출하고 있다. 1990년 국제 앰네스티가 선정한 세계 3대 양심수로 선정됐다. 2014년 뉴욕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세계를 뒤흔든 100인의 사상가에 선정됐다.
  
저녁노을미술관으로 향하는 '천사섬 분재공원' 안쪽 전경
▲ 저녁노을미술관 저녁노을미술관으로 향하는 "천사섬 분재공원" 안쪽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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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동아시아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관' 건립을 위해 2년간 행정 절차와 건축 디자인 등을 진행했다. 최근 건축디자인을 확정했다. 새로 생겨날 미술관은 2023년 신안군 신의면 하태동에 건립된다. 신의도 남분교장 일원 7만㎡ 부지에 1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곳에는 전시실, 수장고, 작업실, 인권·평화 공원, 산책로 등이 갖춰질 것이다.
    
신안군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에 전시된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건립 중간보고 展 - 하의도에서 오월까지'는 6월 2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 미술관이 좋은 것은 '천사섬 분재공원' 안에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천사섬 분재공원 안에는 수많은 분재들과 산책로와 휴식처가 있어서 주일 오후에 쉼과 여유를 얻기에 충분하다.
 
저녁노을미술관 북카페 바깥 테라에서 보이는 바다 전경. 확 트여 있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는 곳이라 좋아요.
▲ 저녁노을미술관 저녁노을미술관 북카페 바깥 테라에서 보이는 바다 전경. 확 트여 있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는 곳이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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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에서 차로 30분 정도면 신안군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로 간다면 목포역에서 버스를 타고 목포공영버스터미널에서 신안군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그 길목에 한옥팬션과 저녁노을팬션도 있으니, 여유를 갖고 쉼을 얻고자 한다면 참으로 좋은 곳이다.

태그:#저녁노을미술관, #신안군 〈1島 1뮤지움〉, #지도읍 자수박물관, #신안군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 김환기 홍성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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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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