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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영사관으로 항의서한 전달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영사관으로 항의서한 전달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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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와 승인 없이는 받을 수 없습니다."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은 끝내 경남지역 노동자들의 항의서한을 수령하지 않았다. 경찰과 실랑이 끝에 일본영사관 정문 입구로 간 오해진 전국금속노조 한국산연 지회장이 대표로 벨을 눌렀지만, 수령 불가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대화도 툭 끊어졌다.

25일 경남 창원 한국산연 폐업과 현지 연대 시민 연행사건에 반발해 일본 외교공관에 서한을 전달하려던 노동자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들은 대신 일본영사관 밖에서 "부당하게 구속된 일본 시민을 석방하라" "자본먹튀 규탄한다" 등 구호로 항의를 표시했다.

이것으로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오마이뉴스>에 "굉장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영사관의 대응을 맹비난했다. 조 본부장은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대표한 항의서한조차 일본 정부, 영사관이 외면하고 있다. 계속 (항의에) 나설 것이고, 규탄 입장도 내겠다"고 말했다. 서한 전달에 나섰던 오해진 지회장도 "끝까지 찾아오겠다"며 각오를 더 다졌다.

경남 노동자들이 부산 찾아 항의행동 나선 이유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등이 함께하고 있는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는 이날 부산 일본영사관을 찾아 '산켄전기 부당청산·해고 반대, 일본 경찰 현지 연행 규탄 및 즉각 석방 촉구 항의행동'을 펼쳤다.

이는 지난 10일 일본 경찰이 산켄전기가 있는 사이타마현 니자시에서 한국 노동자들과 함께해 온 일본 시민을 연행했기 때문이다. '한국산연노조와 연대하는 사이타마 시민모임' 소속의 70대 일본인 A씨는 해외에 진출한 자국 자본이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이를 규탄하는 출근선전전을 수개월째 진행해왔다.
 
25일 '산켄전기의 한국산연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서한 전달에 나선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등이 일본영사관의 수령 거부 등을 규탄하고 있다.
 25일 "산켄전기의 한국산연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서한 전달에 나선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등이 일본영사관의 수령 거부 등을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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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 산켄전기 규탄 피켓을 든 노동자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 산켄전기 규탄 피켓을 든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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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일본 정부가 산켄전기의 허물을 덮기 위해 한일 민중의 연대를 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산켄전기의 일방적 폐업 청산 철회를 요구한 연대를 이유로 공권력이 개인을 잡아 가두고, 압수수색을 하는 게 현지의 현실"이라며 "A씨가 한 일은 고작 구호를 외치고, 유인물을 나눠준 것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 경찰은 한국산연 연대모임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연행자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해진 지회장도 연행 상황에 대해 참담함을 심경을 표현했다. 오 지회장은 "그분이 한 일은 일본 자본의 악랄한 탄압에 고통받는 노동자를 대변한 것이 전부"라면서 "2차례나 구류를 연장해가며 지금도 석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권탄압, 한일 간 연대에 대한 탄압으로 부산 일본 영사는 이를 멈추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항의행동에 참여한 노동자 40여 명의 의견은 성명으로 모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를 하는 산켄전기는 즉각적인 교섭을, 연대 활동가를 구속한 일본은 석방을, 손 놓고 있는 한국 정부는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의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산켄전기가 100% 출자한 외자기업인 한국산연은 1974년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LCD 백라이트 등을 생산하다 시장의 변화로 지금은 LED 조명이 주된 생산 물량이다.

한때 생산 노동자의 숫자가 수백 명에 달했지만, 산켄전기는 수익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반복한 뒤 지난해엔 한국산연 법인 해산 절차까지 결정했다. 이에 맞서 한국산연지회 등 노조는 "일본 자본의 부당한 해고, 자본 청산을 바로 잡고 생존권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을 살려야 한다"며 장기간 싸움을 진행 중이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공동투쟁위원회가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을 찾아 "부당청산 및 해고 반대, 일본 경찰의 현지 시민 부당한 구속 규탄" 내용으로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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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산켄전기, #한국산연, #폐업, #정리해고, #수익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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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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