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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가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의 한적한 골목에 '책방 사이에서' 문을 연 정광우 대표는 여유로운 공간이 되길 바란다.
 2019년 가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의 한적한 골목에 '책방 사이에서' 문을 연 정광우 대표는 여유로운 공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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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보다는 한적한 골목 한 쪽에 자리 잡은 동네 책방이 많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에 위치한 '책방 사이에서'도 한가하고 고요한 주택 골목 사이에 있었다. 동네 골목과 골목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삶의 이야기가 피어나고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해서 이곳에 책방 문을 열게 됐다는 정광우 대표.

책방의 첫인상은 감각적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아기자기한 빈티지 카페와 닮은 듯 했으나, 자세히 보니 또 달라 보였다. 아마도 서가 때문인 것 같다. 책방과 카페 그 중간 어디쯤에 멈춰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싶다.

책장과 책장 사이에 설치된 전신거울에 "흔들려도 좋으니 꺾이지만 말아요"라는 짧은 문구가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책방지기의 진심으로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책도 보고 담소 나눌 수 있는 '동네 쉼터'

2019년 구갈동으로 이사 오면서 책방 문을 연 정 대표는 처음엔 철학과 인문·사회학 책 위주로 서가를 촘촘히 채웠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철학은 사회적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답을 사회학에서 해준다고 믿는다"라며 "그래서 이곳을 철학, 사회학 책 위주로 비치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지 않더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책방 개업 초기에는 인근 강남대 학생들과 독서모임을 열고 저자와의 만남, 인디밴드 초청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책방 문을 열지 못했던 날도 많아졌고 이로 인해 정 대표는 책방 콘셉트를 조금 바꿨다. 철학, 사회학 위주의 책이 많았던 서가 일부에 자신의 책으로 채운 '공유도서'를 마련하고 도란도란 대화할 수 있게 커피, 차 등도 판매하게 됐다.

"운영이 쉽지 않아서 작년에 고민이 많았어요. 책방 초기에는 인근 대학생을 주 고객으로 생각했는데 학생이 없으니까 주민이 쉽게 올 수 있는 콘셉트로 바꾸게 됐죠."

읽기 편한 수필을 비롯해 음악 관련 에세이 등을 비치해 놓고 공유도서뿐 아니라 새 책 등 모든 책을 편하게 읽도록 했다. 이에 최근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나만 알고 싶은 공간'으로 통하고 있다. 이렇듯 조금씩 변화를 하고 있지만 방문객이 많이 늘진 않았단다. 그럼에도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 대표.
 
책방 사이에서에는 인문.사회뿐 아니라 음악관련 서적이 많다.
 책방 사이에서에는 인문.사회뿐 아니라 음악관련 서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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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밴드활동을 했어요. 근처에서 가게를 하시는 몇몇 사장님도 음악활동한 분이 계셔서 함께 '우리동네 뮤지션'를 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못하고 있어요. 작은 콘서트를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참고 있던 에너지가 폭발할 것 같다는 그는 이곳을 주민들이 편히 와서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단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힘든 세상이잖아요. 책방 사이에서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머무르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아직 많은 분들이 오시진 않지만, 꾸준히 제자리를 지키다 보면 이곳에 관심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책방 사이에서는 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 열고 월요일은 책방지기의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일요일, 공휴일은 쉰다. (문의 010-2663-5341)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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