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라디오 채널 '네이버 NOW'에서 때껄룩의 선곡맛집을 진행하는 '때껄룩'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의 유행을 불러온 인기 채널이다.

네이버의 라디오 채널 '네이버 NOW'에서 때껄룩의 선곡맛집을 진행하는 '때껄룩'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의 유행을 불러온 인기 채널이다. ⓒ 네이버 나우 캡쳐

 
때껄룩, 코지팝(Kozypop), H녀, 찐막, 땡스 포 커밍(thanks for coming).

생소할 수 있으나 최근 음악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인기 플레이리스트와 해외 노래 자막 영상을 제공하는 이들 크리에이터들은 긴 시간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기 DJ들, 프로듀서들이 담당했던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음악을 고르고 유튜브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여 음악 팬들에게 소개하고 유행을 이끄는 주체가 된 것이다(관련기사 : 유튜브로 음악 듣는 이유? '음악' 때문이 아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의 성장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14.4%를 확보한 유튜브 뮤직의 상승세와 더불어(닐슨 코리안클릭 자료 제공) 2021년에도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가운데 음악 크리에이터들과 음악 업계, 플랫폼 간의 협업이 더욱 긴밀해지고 구체화되며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라디오 서비스 '네이버 나우'에서 인기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때껄룩에게 '때껄룩의 선곡 맛집' 프로그램을 맡겼다. 2019년부터 유튜브에 플레이리스트 동영상을 업로드한 때껄룩은 유튜브 상에서 빠르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업계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주목하는 계기를 개척했다.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조이, 밴드 데이식스 원필과 영케이, 보이그룹 더보이즈의 선우 등 유명 가수들도 때껄룩의 팬을 자청했다.
 
 유튜브 구독자 37.2만 명을 보유한 플레이리스트 채널 코지팝은 단순 플레이리스트 채널 외에도 24시간 생중계 라디오,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한 앨범 발매, 플레이리스트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유튜브 구독자 37.2만 명을 보유한 플레이리스트 채널 코지팝은 단순 플레이리스트 채널 외에도 24시간 생중계 라디오,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한 앨범 발매, 플레이리스트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 KOZYPOP 유튜브 캡쳐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도 플레이리스트 유튜버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약 36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코지팝(KozyPop)이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다. 201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코지팝 채널은 스포티파이, 멜론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정도로 이미 널리 알려진 채널이었다. 

코지팝은 플레이리스트 제작을 넘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울 바이브스(Seoul Vibes)', '위드 코지팝(with Kozypop)' 등 프로젝트 앨범을 발매한 바 있으며, 창모, 수민, 죠지, 쏠, SAAY, 범키, 수란, 드레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합을 맞췄다. 올해는 플레이리스트에 맞춰 영상을 제작한 '플레이리스트 뮤직비디오'라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인기 크리에이터 땡스 포 커밍이 샌드박스 크리에이터로 합류했다. 새벽에 어울리는 잔잔한 재즈와 알앤비 등 장르를 선곡하는 땡스 포 커밍은 약 29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로, 지난해 4월 크라우드펀딩으로 약 2332만 원을 모금해 머그컵, 엽서, 스티커 등 굿즈를 제작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의 뮤직 PD들이 제작하는 플레이리스트 채널 에센셜(essential;)은 56.4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이다. 크리에이터 H녀의 경우 플로(FLO)에 플레이리스트를 제공 중이다.
 
 샌드박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터로 합류한 땡스 포 커밍은 유튜브 구독자 29만 명 이상을 보유한 플레이리스트 채널로 음악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샌드박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터로 합류한 땡스 포 커밍은 유튜브 구독자 29만 명 이상을 보유한 플레이리스트 채널로 음악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샌드박스 홈페이지 캡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제약이 많다. 우선 영상 콘텐츠 자체만으로 수익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플레이리스트의 경우 선곡한 노래의 저작권자가 명시되며 자동으로 광고가 붙는다. 저작권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거나 삭제되는 경우도 많다. 

적게는 4~5곡, 길게는 10~15곡에 달하는 노래를 선곡하는 작업부터가 쉽지 않다. 유튜브의 매체 특성상 노래와 어울리는 분위기의 이미지, 애니메이션, 움짤(짧게 편집한 영상, 움직이는 이미지), 해외 노래 가사 번역, 자막 등 추가 작업도 필요하다. 이 편집 과정에서도 저작권 및 원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며칠 전 유튜브 인기 팝 자막 해석 영상을 제공하던 모 채널이 네티즌의 움짤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동영상을 삭제한 일도 있었다.
 
 인기 플레이리스트 채널 H녀가 제공한 '누구나 다 아는 인기 팝송 50곡 모두 해석해버리기 | PLAYLIST'.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는 저작권 및 영상 제작 등 상당한 정성을 요구하는 직업이다.

인기 플레이리스트 채널 H녀가 제공한 '누구나 다 아는 인기 팝송 50곡 모두 해석해버리기 | PLAYLIST'.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는 저작권 및 영상 제작 등 상당한 정성을 요구하는 직업이다. ⓒ H녀 유튜브 캡쳐

 
때문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에게 음악 레이블 및 스트리밍 플랫폼의 지원은 더욱 높은 완성도의 콘텐츠 제작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미 워너뮤직코리아, 소니뮤직, 유니버설 등 해외 음악 레이블들이 유명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에게 제작비를 지급하여 자사의 신보를 홍보하고 있다. 레이블 입장에서는 많게는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대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 제작의 동력을 제공받는 셈이다.

네이버와 샌드박스 등 크리에이터를 직접 확보하며 관리하는 방식, 플레이리스트 '외주'를 부탁하는 플로의 방식 모두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팝, 국내 힙합, 인디 위주의 플레이리스트 유행이 케이팝 및 국내 가요로도 확산되고 있는 만큼,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과 업계의 합작을 더욱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600)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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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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