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따위를 짓거나 꿰맬 때 쓰는 물건.시계나 저울 따위에서 눈금을 가리키는 뾰족한 물건.주사기 끝에 달려 있는, 가늘고 끝이 뾰족한 물건·끝이 뾰족하고 가늘고 긴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

위와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잘 알고 있는 어휘, 바로 바늘이다. 우리 대중음악계에 '바늘'을 뮤지션 이름으로 정하고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자신이 만들어 발표한 곡들로 세상에 상처를 입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매주고 싶다는 의미로 이름을 정했다는 음원 데뷔 만 1년차 남성 뮤지션 바늘(BANEUL).

2020년과 2021년 사이 4곡의 디지털 싱글과 1장의 EP를 발표, 차별화된 보이스 컬러로 알앤비 계열 곡들을 세상에 공개했다. 검정치마를 가장 즐겨 들어왔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라고 말했을 만큼 앞으로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을 만들어 발표하고 싶다는 바늘.

'바늘스럽다!'란 말이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자신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그와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아티스트 바늘과 나눈 일문일답.
 
남성 뮤지션 바늘1 싱어송라이터 바늘

▲ 남성 뮤지션 바늘1 싱어송라이터 바늘 ⓒ BNMusic

 
- 본인 소개를 해 달라.
"작년 4월 음원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싱어송라이터다. 주로 알앤비 계열 음악을 발표해 왔고,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경험을 살려 중국어 통역 아르바이트도 함께 하고 있다."

- '바늘'이란 이름이 독특하다.
"우리는 아는 바늘의 의미 중 '옷을 꿰매거나 짓는 물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을 거다. 내가 하는 음악으로 그런 분들의 마음을 꿰매어 보듬고 위로하고 싶다는 뜻에서 이름을 지었다."

- 언제 이름을 지었나?
"중간에 군복무를 위해 우리나라에 돌아오기도 했지만,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공부를 했다. 2017년부터 밴드를 결성해 유학생들을 위한 공연과 버스킹을 하며 나름 커리어를 쌓았고, 그 기간 동안 활동하며 떠올렸던 이름이 바로 '바늘'이었다."

- 3월 말 첫 EP를 발표했다.
"<디드 유 겟 허트(Did You Get Hurt?)> 란 제목의 EP를 냈다. 시원섭섭한 생각이 계속 든다. 완성해 놓고 나니 곡마다 아쉬운 부분도 드러나고.. 그래도 내 음악을 듣고 다이렉트 메일로 보내준 글들을 읽고 있으면 힘도 얻고 다음 작품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 경험담 음악으로 담은 첫 EP, 만족스럽지 않아"

- 자신의 경험담을 담았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으로 곡과 가사를 쓴다. 하나는 내가 직접 경험했던 사실들을 음악으로 만드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나를 어떤 상황에 대입시켜서 쓰는 것이다. 어쨌든 대부분은 내 이야기를 노래로 담아내는 편이다."

- 그렇다면 작업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다섯 번째 트랙 '오드(Odd)'다. 프로듀서로 참여해 준 아노디(ANODI)와 오오 키키(oo kiki) 두 음악인과 집에서 머리를 맞대고 하루 동안에 완성을 하자고 했고, 멈추지 않고 작업을 해 우리가 원했던 실험적 사운드의 곡으로 탄생시켰다. 원래 두 개의 곡이었는데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을 해냈다."

- 이번 EP를 점수로 매긴다면?
"60점 정도다. 내가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의도가 청자들에게 전달됐다고 할 수 없다. 시작단계이기에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준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웃음)"

- 발표한 노래 중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곡은?
"작년 9월에 나왔던 스누즈(SNOOZE)다. 다른 노래들은 어렵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종종 있었는데 이 곡은 듣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거의 없었다. 지금
까지 공개한 노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완성도도 높고 만족한다."
 
남성 뮤지션 바늘2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 남성 뮤지션 바늘2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 BNMusic

 
"팬들의 따뜻한 글, 어려운 여건 속 창작의 원동력"

- 4월 말에 또 새 노래를 발매했다.
"앞으로 음악작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의 일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들이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 나도 합류하게 됐다. 지난 달 27일 2021년 음원발매 프로젝트 중 하나로 '베드룸(Bedroom)'이란 노래가 나왔다."

- 만 1년 넘게 음악활동을 해 왔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나?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19시대와 맞물려 활동을 하다 보니 무대에 설 기회도 거의 없다. 나 같은인디 뮤지션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공감하는 면이 많을 것 같고, 꾸준히 음원과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을 하는 원동력을 얻으려 한다."

- 기억에 남는 팬의 글을 소개한다면?
"내 노래를 들어주는 분에게 '감사하다'라고 답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발표한 곡들을 듣고 '위로를 받게 돼 고맙다'는 한 팬 분이 보내준 장문의 글이 힘이 됐다."

- 활동하는데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인디 뮤지션 대부분의 고민거리일 것 같은데 홍보에 어려움이 많다.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기도 힘들고, 기존 언론매체들에 소개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고 본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대중에게 전달되지 않게 될 때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후회 없는 곡 만드는 일, 뮤지션으로서의 꿈"

- 현시점에서 음악인으로서의 성공기준은?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경재적 관점에서 굳이 말하자면 20대 후반 내 나이 또래가가 사회생활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적정급여를 받는 거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지 않고 오롯이 음악인으로서 생활을 하는 것에 공감하는 뮤지션들이 많을 듯 하다."

- 뮤지션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후회가 없는 음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숨소리 하나라도 후회가 없게 만들고 싶다. 그렇기에 가장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의도하는 대로 곡 작업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 나에게 음악이란?
"한 순간도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 눈 깜빡임처럼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하고 가장 가깝고 항상 자연스럽게 여겨지며, 내 삶에 가장 꼭 필요한 존재다."
바늘 BANEUL 검정치마 마음에비가내리던때에 DIDYOUGETHURT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