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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의 정취
▲ 마을전경 시골마을의 정취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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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은 주민 각자의 역량과 화합 그리고 신념이라 볼 수 있다. 도시와 시골 마을은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잘사는 마을과 그렇지 못한 마을의 차이를 보면 단순히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말로 표현하기는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규모와 관계없이 리더의 역량과 전문성, 주민과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잘 사는 마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오늘 만나볼 마을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협력과 투명성으로 해결하고 보다 나은 마을 만들기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김태영 마을 사업추진위원장
▲ 침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김태영 마을 사업추진위원장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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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집중 호우가 마을을 급습했다. 개천이 범람했고 여러 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낮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복구를 위해 단체장과 여러 봉사단체에서 인력 및 물자 등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그 아픔은 아직 아물지 않고 있었다. 
  
수마의 흔적
▲ 피해가구 수마의 흔적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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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가 된 집들은 철거했거나 여의치 않는 집들은 앙상한 뼈대로 위태하게 버티고 있었고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가구들도 있었다. 문제가 되었던 개천은 보수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암담했지만 복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몸을 너무 혹사한 나머지 병원도 다녀오기도 하면서 복구에 최선을 다했다. 대형 쓰레기차로 38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을 때 마을의 모습이 조금 정리가 된 듯 보였다.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 그 순간들은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태영 전임 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도와 주셔서 마을 주민들이 위안도 받고 힘을 낼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소사리 마을은 1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남천안IC를 지나 좌측 이면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고속도로 진출입 IC와 확장 예정인 국도1호선을 접하고 있다 보니 접근성이 뛰어난 마을이다.

고구려의 역사를 조용히 품고 있는 고려산을 비롯해 매봉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품고 있다. 고려산(高麗山 해발307m, 세종특별자치시 소정면 고등리)은 고구려가 남하했을 때 쌓은 고려산성(高麗山城)이 남아 있어. 고려산이라는 명칭은 고구려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사리 마을은 약130여 가구에 28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살고 있다. 농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전업농가, 축산, 양계, 표고버섯, 다육, 양계체험, 효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여 가고 있었다.

박익순 이장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자신의 고향인 소사리에 터를 잡았다. "고향 마을에 내려왔을 때 좀 더 나은 마을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 다양한 갈등 구도가 있었는데, 이러한 것을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익순 이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
▲ 박익순 이장 인터뷰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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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인 노령화와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마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소사리 마을은 어떤가?
"이장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말하고 싶다. 예전에는 영농지원이 주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행정보조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노인 돌봄이 중점사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한마디로 말하면 노인복지를 위해 이장이 모든 것을 다 해줘야 한다. 생활전반에 대한 케어를 하고 있다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전반적인 분야에서 도움을 드리고 있다."

박익순 이장은 고령화 되어가는 마을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었고 그 일환으로 마을 자체 돌봄 서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인분들을 조금만 도와주면 생활이 가능한데 별도의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던 곳에서 케어를 받게 하는 것이 '탈시설화'라고 한다. 이러한 일을 이루어나가기 위해 주민 상호간 노력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 풀뿌리 민주주의 마을자치가 잘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마을 리더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리더의 투명성과 솔선수범을 우선 말하고 싶다. 또한 세 가지를 추가적으로 말하면 희생, 봉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뢰이다. 이러한 것이 잘 어우러지면 마을자치는 성장하고 좀 더 행복한 마을 만들기는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 천안시공동체 지원센터와 연을 맺고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우리 마을은 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연을 맺고 주민역량강화사업 지원 단계인 1단계 새싹 만들기로 시작해 4단계인 희망마을 선행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이루어 가고 있다. 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도움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우리 마을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연구하고 하고 있고 주민 상호간 화합과 소통을 이루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역량으로만 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는데, 센터의 도움으로 마을이 많이 발전한 거 같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 좀 전에 말씀하신 돌봄 서비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부탁드린다.
"노인 처우개선을 위한 돌봄 서비스를 위한 건축 설계용역은 완료된 상태이고 주민설명회까지 마친 상태다. 처음에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돌봄을 위해 시작했는데, 진행하다 보니 마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관련된 부분에 이해와 실행을 위해 인근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자격도 취득했다. 공부를 해보니까 그 분야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사업을 진행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 임기 중 기억에 남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수십 년 동안 토지 경계로 분쟁하는 상황에서 마을지적재조사사업을 통해 주민상호간 합의를 이루어내고 분쟁을 종식했던 부분이 기억이 많이 남는다. 또한 주변 소각시설과의 마찰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주민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 소사리 주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될 거 같은가?
"많은 부분에서 향상되었다고 본다. 행복도는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자체평가를 해보면 이전보다는 더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 의견이 중요한데, 이전보다 갈등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본다. 행복의 저해요소인 갈등단계는 넘어갔기 때문에 어떤 사업이든지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이러한 것을 볼때 예전보다는 행복도가 향상되었다고 본다."

유럽 등 국외에서 치유 농업은 '치유농업, 사회적 농업, 녹색 치유농업, 건강을 위한 농업 등 용어가 다양하지만, 본질적으로 '치유를 제공하기 위한 농업의 활용을 의미하고 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자료)

현재 치유농업은 정진질환자, 우울증 환자, 학습장애인, 약물중독자, 사회적인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농업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소사리 마을 전임 이장이자 추진위원장은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던 중 고향의 정이 그리워 귀향한 케이스이다. 최근 치유농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농작물에 대한 샘플작업을 하며 부지 선정 및 사업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었다. 김태영 추진위원장에게 치유농업에 대한 부분을 들어봤다.
 
인터뷰
▲ 김태영 마을 사업추진위원장 인터뷰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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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을 입구에 있는 논을 20년간 장기 임대를 해놓은 상태이다. 농작물 재배 및 체험,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소사리 마을은 다양한 연령층이 체험하고 나아가 농업을 통한 치유가 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관련 직무 향상을 위한 천안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한 '치유농업전문교육'을 수료하고 보니 치유농업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깊이 있게 느끼게 되었다.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겠다."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다고 한다.
▲ 약수터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다고 한다.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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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리의 대부분은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농업을 통한 생산성 향상 측면보다는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열성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박익순 이장과 김태영 마을사업 추진위원장이 마을을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소사리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 된다.

마을이라는 공동체는 자치를 통해 발전하고 있는 거 같다. 마을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이 없이는 좀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소사리 마을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희생, 봉사, 관심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마을이다.

덧붙이는 글 | 충남리포터,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뉴스레터에 실립니다.


태그:##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소사리, ##치유농업, ##마을기자, ##천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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