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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가야의 대표적인 유적인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
  아라가야의 대표적인 유적인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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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의 대표적인 유적인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한때는 찬란했던 고대 문화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진한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지난 4월 28일,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 오전 9시 40분에 출발하는 함안농어촌버스를 1시간 동안 타고서 종점에 내렸다. 함안여중을 거쳐서 함안박물관(경남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 남짓 되었다.
 
   한가한 시골 경치 같은 분위기에 왠지 모를 포근함마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한가한 시골 경치 같은 분위기에 왠지 모를 포근함마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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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박물관(경남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함안박물관(경남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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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중인 박물관은 리모델링 공사로 어수선해 곧장 말이산 8호분으로 갔다. 높은 봉분이 있는 구덩식돌덧널무덤으로 화살통 및 화살촉, 투구 등 무기류와 말투구, 말갑옷 등 화려한 말갖춤, 그리고 각종 토기류 유물이 출토되었다. 무덤 주인의 발 아래에 여섯 사람의 순장 흔적도 발견되었는데, 말이산고분군에서 확인된 순장자 수로는 가장 많다고 한다.

7호분 방향으로 올라가자 멋스런 나무가 서 있었다. 한가한 시골 경치 같은 분위기에 왠지 모를 포근함마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이곳을 지나 6호분에 이르렀다. 구덩식돌덧널무덤으로 안타깝게도 수차례 도굴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둥근고리큰칼, 창, 말갑옷, 굽다리접시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고요한 침묵이 흐르는 함안 말이산고분군. 느릿느릿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고요한 침묵이 흐르는 함안 말이산고분군. 느릿느릿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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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가야분지에 위치한 말이산은 해발 40~70m의 나지막한 구릉이다. 주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이로부터 서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여덟 갈래의 가지 능선으로 되어 있다. 대형 고분들은 주능선, 그리고 가지 능선의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말이산고분군은 본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도항리고분군(사적 제84호)과 말산리고분군(사적 제85호)으로 분리하여 관리했다. 그러다 2011년 7월 28일, 역사적 특성을 고려하여 같은 산자락에 걸쳐 있는 두 고분군을 통합하여 재지정한 것이다.

세월을 덧입은 고즈넉한 고분군이 아름다운 산책길이 되고
 
   말이산 9호분으로 가는 길에서. 한가하고 평화스런 풍경이 가슴 설레게 했다.
  말이산 9호분으로 가는 길에서. 한가하고 평화스런 풍경이 가슴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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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 규모가 가야고분군 가운데 최대급인 4호분 앞에 섰다. 봉토의 지름이 39.3m, 높이가 9.7m이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경성제국대학 이마니시 류에 의해 발굴 조사 되었다. 북쪽 능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2호분과 3호분에서 내려다보는 4호분의 거대한 모습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대형 봉토분들은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중반~6세기 전반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고 짐작된다. 1~37호분으로 지정, 관리하는 이들 봉토분을 포함해 말이산고분군에는 1000기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말이산 10호분에서.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터가 바로 인접해 있어 말이산고분군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말이산 10호분에서.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터가 바로 인접해 있어 말이산고분군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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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터가 바로 인접해 있어 말이산고분군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느릿느릿 산책하기에 참으로 좋은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9호분에서 11호분으로 가는 길이 마음에 쏙 들었다. 한가하고 평화스런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가슴 설레게 했다.

가야 무덤 최초로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돌이 확인되어 가야인의 천문사상 연구에 소중한 자료로 평가 받는 13호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고분 또한 봉토의 지름이 40.9m, 높이 8.1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그런데 정비공사로 인해 현재 접근이 통제되고 있어 못내 아쉬웠다.

고요한 침묵이 흐르는 함안 말이산고분군. 마음이 헛헛할 때면 한동안 이곳이 그리워질 것 같다.

태그:#함안말이산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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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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