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가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3-2로 신승을 거뒀다. 2-2 동점이던 10회 초 2사 1, 2루에서 류지혁이 천금과 같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KIA의 고졸 신인 이의리였다. 그는 6.2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4피안타 1사사구 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만일 KIA 불펜 필승조가 8회말 2-1 리드를 지키지 못해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그가 데뷔 첫 승을 수확할 수도 있었다. 

선발 투수의 이름값에서 이의리는 LG의 외국인 1선발 켈리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켈리는 지난해까지 2년 동안 KIA를 상대로 7전 전승을 거둔 'KIA 킬러'였다. 하지만 6이닝 2실점의 켈리보다 이의리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더 적은 실점을 기록해 결과적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 KIA 신인 이의리 2021 시즌 주요 기록
   
22일 경기에 앞서 이의리는 불안한 제구가 약점으로 떠올랐었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합계 9.2이닝 동안 10탈삼진으로 상당한 가능성을 선보였으나 7볼넷으로 안정감은 떨어졌다. 늘어난 볼넷으로 인해 투구 수가 불어나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도 없었다. 

하지만 22일 경기에서 6.2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줘 제구 약점을 극복했다. 140km/h대 중후반의 패스트볼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까지 모두 수준급이었다. 

이의리의 호투는 KIA에 가뭄에 단비와 같다. 지난해까지 KIA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던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공백을 과연 메울 수 있을지 의문시되었다. 

3선발 역할로 기대를 모았던 임기영은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4.7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1.182로 난타당한 뒤 지난 17일 1군에서 말소되었다. 이민우, 김유신, 남재현, 김현수가 각각 한 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누구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투수들이 돌아가며 선발 등판하는 현실은 KIA가 선발 로테이션조차 꾸리기 어려운 약점을 방증한다. 
   
하지만 3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평균자책점 3.31 피OPS 0.571로 기대 이상인 이의리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듀오 중 정상급으로 꼽히는 브룩스와 멩덴이 5일 휴식 후 선발 등판 효과를 누린다면 KIA는 확실한 1, 2, 3선발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와 같은 활약이 이어지면 이의리는 신인왕 수상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었던 1985년 이순철 이후 타이거즈 구단의 신인왕은 지난해까지 35년간 명맥이 끊어졌었다. 2001년 KIA가 해태를 인수한 뒤 신인왕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던 한을 이의리가 풀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즌 초반 두각을 드러낸 이의리가 호투를 이어가며 36년만의 타이거즈 신인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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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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