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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3일 <국민일보>에 기고한 '공공병원 확충, 정치권과 정부 결단 필요하다'에서 "K방역의 성공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을 주축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맡은 41개 공공병원의 사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은 공공 재원을 통해 전 국민 의료보장을 시행하고 있는데, 막상 의료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공공병원과 병상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보살피기 위해서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공감이 가는 바입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장으로 있는 기관인 건강보험공단에서 공공성 훼손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은 외면한 채, 밖으로만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기만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건강보험공단의 핵심적인 업무를 전화 민원상담으로 수행하고 있고, 이를 위해 개인의 민감하고도 방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업체의 도덕성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또한, 의료취약 및 복지사각지대의 저소득 취약계층일수록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상담의 질보다 생산성만 중요시하는 위탁업체의 관리 행태에 제대로 된 상담을 제공받지 못하는 것 또한 공공성 훼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1단계 기간제와 파견 용역, 2단계 지방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과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 3단계 민간위탁기관으로 나눠 직접고용을 추진했습니다.

4대 보험 기관 중 건강보험 고객센터와 유사한 고용 형태인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는 이미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영화가 되었습니다. 또한 오는 6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고객센터도 전면 직영화가 될 예정입니다.

타 공공기관의 단계별 직영화 판단의 근거에는 국가‧지방계약법령 등에 따라 용역 계약 시 공공기관에서 인건비를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채용해야 할 노동자 수를 정하는 1단계 전환 대상인 용역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 위탁운영업체 제안 요청서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 역시 '직접인건비 1인당 평균단가와 인력계획을 밝히고 있음에도 유독 건강보험공단만 자의적 해석으로 3단계 민간위탁으로 지정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필수 노동자의 사회적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정부 역시 필수 노동자의 안전 확보 및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공단이 직접 고객센터를 관리 감독하는 것이 적절하며 고객센터 직영화가 그 해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 K방역 성공의 한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최일선에는 질병관리청의 업무도 지원하며 건강보험 가입자의 권리를 지키고 있는 상담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과 건강보험 자체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근본적 방법인 고객센터 직영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당사자인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공단이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공정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건강보험공단이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직영화 전환의 모범적인 사례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김용익 이사장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부산지회 정책부장입니다.


태그:#국민건강보험, #직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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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흔히들 감정노동자라고 부르는 상담직종에 10년이상 근무하고 있습니다. 상담사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상담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충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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