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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 200일 토크콘서트 성남시는 정부가 전국 10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그동안 민간에 위탁했던 아동학대 조사·상담 등의 업무를 보다 강력한 대응과 해법을 위해 지자체 공무원이 직접 수행한다. 지난 14일 성남시청사 9층 '아이사랑 놀이터'에서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의 사회로 담당 공무원과 은수미 성남시장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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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성남시장. 아동학대 공공화 선도사업의 성과와 현장의 상황을 전하기 위해 지난 14일 시청사 9층 '아이사랑 놀이터'에서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의 사회로 담당 공무원과 은수미 성남시장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은수미 성남시장. 아동학대 공공화 선도사업의 성과와 현장의 상황을 전하기 위해 지난 14일 시청사 9층 "아이사랑 놀이터"에서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의 사회로 담당 공무원과 은수미 성남시장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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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순위 10위에 우뚝 선 대한민국. 그러나 그 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아동들의 학대 건수는 줄지 않고 있다. 전국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2003년 2921건에서 2019년 3만 70건으로 늘었다. 10배가 넘는다. 같은 해 학대 사례 건수는 이미 3만 건을 넘어섰고 학대로 인한 사망도 43명이나 나왔다.

잔인하게도 이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가운데 폭력의 방향은 가장 연약하고 구석진 곳을 향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정인이 사건'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성남시는 정부가 전국 10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그동안 민간에 위탁했던 아동학대 조사·상담 등의 업무를 보다 강력한 대응과 해법을 위해 지자체 공무원이 직접 수행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민간기관이 아닌 공무원이 아동학대 현장에 직접 출동 조사 및, 피해 아동 보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배경엔 은수미 성남시장의 지속된 의지가 바탕이 되고 있다. 성남시는 은수미 시장의 취임 시점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에 방점을 찍었다. 은 시장은 자신의 첫 결재로 아동수당을 1호를 선택하기도 했다.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6개월. 그간의 성과와 현장 상황을 전하기 위해 지난 14일 시청사 9층 '아이사랑 놀이터'에서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의 사회로 담당 공무원과 은수미 성남시장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울컥한 담당 공무원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별일 아니라고..."
  
성남시는 보육과 의료 등 아동 기본 3대 복지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성남시는 보육과 의료 등 아동 기본 3대 복지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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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시장은 아동문제에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것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복지 추진에) 이유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한국이 굉장히 성장하는 나라이고 세계의 기준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아동학대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성남시에서부터라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사회복지 공무원 4명과 사례관리 담당 1명 등 5명을 우선 배치했다. 이들은 현장조사와 피해아동 보호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야간과 휴일에도 온콜(ON-CALL) 시스템을 활용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날 함께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인 김호현·조인선씨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줬다. 조인선씨는 상처받은 아이들을 떠올리며 잠시 목이 메기도 했다.

그는 "제가 원래 상담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아이들하고 이야기하다가 두 번 울었다"며 "제가 봤을 땐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아이는 '별일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동학대 조사 중 보호자가) 주먹을 들어 올린다든가 주변에 물건을 들어서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언성을 높여 욕설이나 협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저희가 연락을 드리는 것 자체에 대해 '왜 남의 집안일에 간섭하냐'고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호현씨도 "(아동학대 조사·상담 업무를 맡으며) 우리 사회 가정 내에 아직도 아동 폭력이 만연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손이나 발로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경우이고, 야구방망이나 골프채, 파이프 심지어 칼로 위협하거나 가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성남시가 선도사업 추진 기간(2020년 10월 1일~2021일 3월 31일)중 접수한 신고 접수는 283건이다. 그 중 131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명됐으며 60건은 조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안타깝게도 96.2%에 달하는 126건이 가정과 보육기관 등에 집중된 실정이다. 인식 변화와 함께 제도개선을 통한 공공의 역할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지자체에서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업무 및 인력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해당 업무를 계기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자신들의 생각을 들려줬다.
  
"존중받는 아동이 존중받는 성인으로 자란다고 믿는다"
  
성남시는 아동학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선제적으로 사회복지 공무원 4명과 사례관리 담당 1명 등 5명을 우선 배치했다.
 성남시는 아동학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선제적으로 사회복지 공무원 4명과 사례관리 담당 1명 등 5명을 우선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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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시장은 "가장 큰 수확은 아동학대를 공공이 전담한다는 것"이라며 "그전에는 공공에 전문 인력이 없었는데 이제 이분들이 전문 인력이 되셔서 그 다음 인력들을 키워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가장 큰 한계는 인력부족"이라며 "아동들이 더 많은 보호를 받게 하기 위해 내년까지는 15명까지 확대할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또한 그는 "아이들의 경우 열 살 이내 트라우마가 형성된다. 트라우마가 형성되면 평생 간다. (당사자들은) 학대라고 생각을 안 하신다. 당연히 가정사라고 생각한다"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 어린이집 아동학대 신고 전화 핫라인(729-2960)를 개설한 성남시는 올해 어린이집 553개소 CCTV 전수조사를 통해 사각지대 1113개소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장애 영유아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보육교직원에 대한 아동학대 인식 검사를 확대하는 등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아동친화도시' 유니세프 인증을 추진하며 아동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이어온 성남시의 꿈은 이뤄질까? 은 시장은 이날 자신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밝게 웃었다.

"존중받은 아동이 존중받은 성인이 된다고 확신한다. 성남시는 한 사람의 아이도 학대받지 않은 그날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갈 것이다." 
  
성남시는 정부의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10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에 함께하고 있다.
 성남시는 정부의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10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아동보호 공공화 시범사업에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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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남시, #은수미, #아동친화도시, #아동학대공공화선도사업,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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