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클럽들이 창설한 슈퍼리그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 빅클럽들이 창설한 슈퍼리그 홈페이지 갈무리. ⓒ 유럽슈퍼리그

 
유럽프로축구가 사상 최악의 분열에 휘말렸다.

막대한 자금력과 화려한 스타 선수들을 보유한 유럽의 '빅클럽'들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라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축구대회 창설을 선언한 것이다.

슈퍼리그 참가를 선언한 12개 구단은 현지시각으로 18일 공동 성명을 내고 "새로운 주중 리그를 만들기로 했다"라며 "더 많은 클럽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한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앞서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주도한 슈퍼리그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을 대표하는 12개 구단이 참가를 선언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파리 생제르맹 등 일부 구단이 불참을 선언했으나, 슈퍼리그 측은 이들도 곧 입장을 바꿔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프로축구를 쥐락펴락해왔던 빅클럽들은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기존의 챔피언스리그가 너무 많은 구단이 참여하는 데다가 경기 수가 적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분배되는 이익이 적다는 불만을 꾸준히 나타내왔다.

결국 빅클럽들은 더 많은 수익을 독점할 수 있는 폐쇄적 형태의 '그들 만의 리그'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슈퍼리그는 15개의 창립 구단과 매년 성적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는 5개 구단 등 20개 구단이 참가하며, 각국 정규리그와는 별개로 주중에 10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첫해 총상금으로만 100억 유로(약 13조 원)가 책정됐다.  

만약 슈퍼리그가 시작되면 주중 경기로 일정이 겹치는 UEFA 주관의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는 당연히 참가할 수 없게 된다. 

슈퍼리그 참가 선언한 토트넘... 손흥민의 국대 자격 박탈?
 
 유럽 축구 빅클럽들의 슈퍼리그 추진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유럽 축구 빅클럽들의 슈퍼리그 추진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슈퍼리그 구단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럽 축구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졌다"라며 "이번 팬데믹은 유럽 축구의 이익을 지키고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비전과 지속가능한 상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슈퍼리그의 초대 회장을 맡기로 한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도울 것"이라며 "축구는 40억 명이 넘는 팬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글로벌 스포츠이고, 우리는 빅클럽으로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대회를 주관하던 UEFA는 강력히 반발했다. UEFA는 즉각 성명을 내고 "슈퍼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단결해야 할 때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이기심을 위해 만든 냉소적인 프로젝트"라고 비난했다.

이어 "슈퍼리그를 막기 위해 법적, 스포츠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6개 대륙 연맹도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을 국제대회에서 퇴출하고, 그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들의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슈퍼리그 참가를 선언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도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되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유럽 축구 서포터즈 네트워크인 '팬스 유럽'은 "슈퍼리그는 불법이고, 무책임하며, 반경쟁적"이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슈퍼리그가 실제로 시작되면 축구팬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 

UEFA와 빅클럽들의 그동안 쌓여왔던 갈등이 마침내 폭발한 슈퍼리그 창설 사태가 과연 어떤 결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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