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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역의 한 복지관 직원인 나는 최근 '주민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이웃과 함께하는 공유 냉장고는 어떨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복지관 직원들만 있어선 안 된다. 주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공청회를 열어 마음을 알아보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후원자님들이 후원해 준 빵을 색다르게 전달해보고 싶었는데, 이런 의견들이 나왔다.

"음식은 좀 위험한 것 같아요."
"우선 옷이나 물건부터 하면 어때요?"
"아~그렇네요. 그럼 우리 물건부터 먼저 해봐요!"


주민과 복지관 직원들은 일단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우선 우리 집에서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생각해 보고 찾아보기로 했다. 나는 필요하지 않지만, 나의 이웃에게는 필요할지 모르는 물건들을 내놓고 함께 나눠보기로 했다.
 
빵나눔 후원~물물교환
▲ 빵나눔 빵나눔 후원~물물교환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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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1층 로비 한쪽에서는 옛날 그림책에서 나오는 장터가 열리고 물물교환 이웃과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이게 뭐예요? 파는 거예요?"
"이웃분들이 나눠주신 거예요. 필요한 것이 있는지 보세요. 그리고 나중에 우리 주민분도 집에서 사놓고 안 쓰시는 물건 있으시면 나눠주시면 좋아요."


이웃분들이 무료 쇼핑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행복감이 전해졌다. 오늘 여기에서 봄옷을 장만했다는 이웃분들도 있었다.
 
한벌 골라볼까?
▲ 옷 구경 한벌 골라볼까?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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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우리만의 '당근마켓'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다른 이웃분은 선물 받은 음식 재료가 있는데, 음식 솜씨가 없어서 못 만든다고 가져오기도 했다.

"내가 잘 못 먹고 못 만드는 식품 재료를 가져왔어요. 진짜 맛있게 할 수 있는 어머님이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이런 광경이 정말 뿌듯했다. 공유냉장고&당근마켓 시범 운영을 하면서 방문해주신 주민들의 소감은 이랬다.

"사랑하는 동네, 주민분들 고맙습니다." 406동 멋진 아빠
"오늘 물물교환하려고 물엿 가져와 봤어요. 내가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거 있나 찾아봐서 가져올게." 408동 이쁜 엄마
"참 고마운 일 하시네요. 저도 동참하고 싶어요." 406동 잘생긴 총각
"인정이 고맙습니다. 나도 좀 기부하겠습니다." 407동 젠틀한 주민
"처음에는 미약하지만, 나중에는 창대하리라!" 408동 다정한 커플
"좋은 현상이여~" 401동 멋쟁이 어르신
"좋아요! 제가 안 쓰는 물건 저도 찾아볼게요!" 401동 미소가 이쁜 주민
"아이고~ 이번 겨울에 멀쩡한 옷 많이 버렸는데, 아까워라 이거 하는 줄 알았으면 여기에 딱 걸어놓았으면 좋았는데. 좋네요~ 재미있고." 408동 따뜻한 주민


소감 나누는 메모판이 가득 차고, 나누는 자리에 훈훈한 정이 가득 찼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도 따뜻함이 가득 찼다.
 
소감 나누기~
▲ 나눔행사 메모판 소감 나누기~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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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의 나눔 문화 형성, 배려,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는 지역 주민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아서 놀라웠고 든든함을 느꼈다.

주민과 함께 시범 운영 하는 공유 냉장고와 당근마켓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주민과 함께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한 주 한 주 발전하는 물물교환이 될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 살기 좋은 동네, 인정 있는 동네, 나눔이 있는 우리 동네가 되도록 주민과 함께 손잡고 노력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블로그 등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태그:#나눔행사, #복지관, #공유냉장고, #당근마켓,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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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좋아서 아이들과 그림책 속에서 살다가 지금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영화처럼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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