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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된 야외갤럴리. 여러 시화를 전시해 놓은 설치작품이다.
▲ 목포문학관 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된 야외갤럴리. 여러 시화를 전시해 놓은 설치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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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멋과 맛의 도시다. 그 중심에 문학이 있다. 목포문학은 1920년대 김우진과 친분을 맺던 문화 예술인들이 목포를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930년대엔 박화성이 중심에 있었고, 1950년대에는 차범석과 김현이 그 대를 이어받았고, 이동주 최하림 권일송 등이 등단하면서부터 목포 문학은 르네상스 시기를 맞았다.

오늘 그 중심에 선 문학인들을 기념하는 '목포문학관'을 처음 관람했다. 지상 2층 건물인 이곳에는 4명의 작가 전시실을 꾸며놓고 있었다. 1층에는 박화성관 차범석관, 2층에는 김우진관 김현관을 각각 마련해 놓았다. 전시실 곳곳에는 그들의 육필원고를 비롯해 유품까지 전시해 두었다. 볼거리가 다양했다.

목표 문학인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 
 
차범석을 기념하는 흉상이다. 흉상 뒤편으로 그런 글귀가 새겨 있다. "산하란 우리의 고장이자 조국이다!"
▲ 목포문학관 차범석을 기념하는 흉상이다. 흉상 뒤편으로 그런 글귀가 새겨 있다. "산하란 우리의 고장이자 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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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의 작품을 소개하는 연극과 영화 포스터다.
▲ 목포문학관 차범석의 작품을 소개하는 연극과 영화 포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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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은 우리나라 연극에 근대극을 최초로 도입한 극작가로 소개한다. 전남 장성 출신인 그는 11살 때 목포로 이주했다고 한다. 1920년 조명희와 홍해성 등 유학생과 함께 연극연구단체인 '극예술협회'를 조직했고, 1921년에는 '동우회순회연극단'을 조직해 국내 순회공연도 했단다.

대학을 졸업하고 목포로 귀향한 이후에 그는 50편의 시와 5편의 희곡, 3편의 소설과 20편의 문학평론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과 사회와 애정 문제로 번민하던 그는 1926년 8월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함께 귀국하던 선상에서 현해탄에 투신한 것으로 전한다. 가슴 아픈 일이다.
 
전원일기. 일용 어무니. 최불암. 김수미. 그 쟁쟁한 배우들의 살맛나는 모습을 담은 전원일기. 그 작가가 차범석이었다니!
▲ 목포문학관 전원일기. 일용 어무니. 최불암. 김수미. 그 쟁쟁한 배우들의 살맛나는 모습을 담은 전원일기. 그 작가가 차범석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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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이 당시에 받았던 공연수입계산서다.
▲ 목포문학관 차범석이 당시에 받았던 공연수입계산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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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성은 우리나라 여성 소설가로서 최초의 장편소설을 쓴 인물로 소개한다. 전남 목포 출신인 그녀는 이광수의 추천으로 '조선문단'(1925)에 '추석전야'로 데뷔했다고 한다. 1932년에는 여성으로서 최초로 장편소설 〈백화〉를 연재했고, 1985년에는 〈달리는 아침에〉을 썼다고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팔순을 넘길 때까지도 그녀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60년간 문단 활동을 한 그녀는 17편의 장편과 62편의 단편을 비롯해 많은 수필과 평론을 남겼다고 한다.
 
박화성의 흉상이다. 그 뒤편으로 그런 글귀가 새겨 있다. "펜 하나로 꿈을 그려낸 세한의 송백이 되어"
▲ 목포문학관 박화성의 흉상이다. 그 뒤편으로 그런 글귀가 새겨 있다. "펜 하나로 꿈을 그려낸 세한의 송백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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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성의 생활용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좌측으로는 1931년도의 목포부 지도를 그려놓고 있다.
▲ 목포문학관 박화성의 생활용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좌측으로는 1931년도의 목포부 지도를 그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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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은 우리나라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로 소개한다. 전남 목포 출신인 그는 신춘문예 가작 〈밀주〉(1955)와 〈귀향〉(1956)이 당선됐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단다. 1963년에는 극단 '산하'를 창단한 이래 20년간 그 극단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한국 현대극을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그는 비록 전후문학의 1세대로 알려져 있지만 전쟁이라는 주제에 국한치 않았다고 한다. 50여 년 동안 그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서민 심리를 추구한 작품을 많이 썼단다.
 
박화성의 소설공간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지도를 설치해 놓고 있다.
▲ 목포문학관 박화성의 소설공간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지도를 설치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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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박화성과 펄벅이 찍은 사진이 전시돼 있다. 또한 그 해에 대만 여성 문인들과 함께 한 사진도 걸려 있다. 그만큼 그녀의 삶과 활동이 대한민국의 문화사적인 위상을 높이 세워놓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 목포문학관 1966년 박화성과 펄벅이 찍은 사진이 전시돼 있다. 또한 그 해에 대만 여성 문인들과 함께 한 사진도 걸려 있다. 그만큼 그녀의 삶과 활동이 대한민국의 문화사적인 위상을 높이 세워놓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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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은 우리나라 평론문학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소개한다. 전남 진도 출신인 그는 8살 때 목포로 이주했다고 한다. 1962년 서울대 불문학과 재학시절에 '자유문학'에 문학평론 〈나르시스의 시론-시와 악의 문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고 한다.

더욱이 그해 여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를 창간 주도했는데, 그것은 동인회 '68그룹' 결성과 1970년 가을에 창간한 문학계간지 '문학과 지성'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살아생전 그는 240여 편에 달하는 문학평론과 다수의 저서를 남겼단다.
 
김현 전시실. 우리나라 평론문학계의 독보적인 존재. 1970년 가을에 창간한 문학계간지 ‘문학과 지성’의 모태.
▲ 목포문학관 김현 전시실. 우리나라 평론문학계의 독보적인 존재. 1970년 가을에 창간한 문학계간지 ‘문학과 지성’의 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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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전시실. 각 년도별로 그의 활동과 작품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 목포문학관 김현 전시실. 각 년도별로 그의 활동과 작품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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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실은 목포문학관 안에 설치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 책자를 통해 알게 된 점들이다. 내가 목포에 산 지 9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토록 훌륭한 작가들이 있었다니! 이런 훌륭한 분들의 역사와 뜻을 새기고자 목포문학관을 세우지 않았나 싶다. 1층 다른 곳에는 문학인사랑방, 문학창작실, 문학체험관, 수장고도 갖춰놓고 있었다.

시원한 바다 산책길에 야외갤러리까지 

목포문학관 바깥은 어떨까? 목포문학관 바깥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갖춰놓고 있었다. 박화성과 김현의 '문학비'를 비롯해 여러 시화를 전시한 '야외갤러리'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목포문학관 바깥 산책로에서 50m도 안 되는 지점에 목포 앞바다가 놓여 있다. 뻥 뚫린 가슴으로 언제든 마음껏 안아볼 수 있을 것이다.
 
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한 김현 기념비.
▲ 목포문학관 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한 김현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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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한 박화성의 기념비와 비문.
▲ 목포문학관 목포문학관 바깥 뜰에 설치한 박화성의 기념비와 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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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 뿐이랴? 목포문학관 좌우로는 옥공예전시관과 갓바위근린공원이 있고, 더 오른쪽으로는 남농기념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문예역사관이 있다. 더욱이 해안가에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 천연기념물 제500호 목포 갓바위도 마주할 수 있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다. 이곳 목포문학관에 오면 관광객들을 위한 '목포문학길 투어'를 운영한단다. 문학길투어는 시화골목 투어를 시작으로 김우진 시화거리, 차범석 생가 등 목포 출신 작가들의 생가와 작품 배경지를 둘러보는 목포근대문학길, 목포문학관, 목포문학비 탐방 등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15인 이상 단체는 수시로 참여할 수 있단다.
  
목포문학관에서 목포문화예술회관으로 건너가는 다리. 저 너머에 목포앞바다가 펼쳐진다.
▲ 목포문학관 목포문학관에서 목포문화예술회관으로 건너가는 다리. 저 너머에 목포앞바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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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문학관 앞에 펼쳐진 목포앞바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언제라도 뻥 뚫리게 한다.
▲ 목포문학관 목포문학관 앞에 펼쳐진 목포앞바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언제라도 뻥 뚫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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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속히 코로나가 끝나면 좋겠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멋과 맛의 도시 목포로 왔으면 좋겠다. 그  중심에 서 있는 목포문학관에 들러 작가들의 육필원고와 유품을 감상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태그:#목포 문학관, #박화성 김현, #김우진 차범석, #백화, #갓바위 목포문학길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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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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