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영진위

 
과거 공금유용 논란을 일으킨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 사무국장이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2005년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시절 공금유용 논란에 휩싸였던 김정석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당시 법인카드로 여러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사무국장은 "오래된 일이라 명확하지는 않지만, 당시 단란주점은 간 것 같다"라며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 등을 다녔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14일 김 사무국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긴 언론 보도가 나왔다. <씨네21>은 '안마방, 룸살롱 가는데 공금 횡령해도 공직자 결격 사유 아니라는 영진위'라는 기사를 통해 "당시 카드내역서에 따르면 김정석 사무국장이 전북독립영화협회에서 일하면서 법인카드로 안마시술소, 단란주점, 룸살롱, 나이트클럽 등 여러 유흥업소에서 10차례 이상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시돈 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역시 "(김정석 사무국장이) 언론에 단란주점 정도만 간 것으로 이야기했던데 사실과 다르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확인한 후 김정석에게 화를 냈다. 김정석이 새벽 2~3시까지 나를 설득하기 위해 애쓰더라. 자기가 협회에 계속 있어야 돈을 갚을 수 있고, 협회를 위해서 썼다고 하더라. 그래서 '협회를 위한다면서 안마시술소를 가느냐?'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그때부터 더는 말을 못하더라."
 
조 전 이사장은 이어 "보통 그런 유흥업소에 가면 개인카드를 쓰지, 법인카드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며 "매우 부도덕한 사람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영진위에 카드내역서와 관련 서류를 넘겨줬는데도, (영진위는 김정석이) 사무국장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영진위원장과 영진위원들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했다.
 
"누군가 영화판 망하길 바라는 것 같다"
 
영진위가 김정석 사무국장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당사자들을 면담조차 하지 않고 허술한 면죄부성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은 "도둑이 훔쳐간 돈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그 죄는 연기처럼 사라지는가?"라며 "매년 수많은 창작자와 영화 단체들이 영진위 지원금을 받아 작품을 만들거나 영화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들 중 지원금의 횡령, 또는 사적 사용이 발생한다면 영진위는 무슨 명목으로 그것을 제재할 수 있겠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진위가 이명박-박근혜 시절의 오명을 왜 스스로 뒤집어쓰는지, 영진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영화 프로듀서도 "누군가 영화판이 망하길 바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사무국장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태도를 보면 코로나로 힘겨워 하고 있는 영화인들이 그들 눈에는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북지역 영화계 인사들은 "김영진 영진위원장의 도덕성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능력이 중요하지 도덕성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위원장의 인식이 이번 논란의 바탕이라는 것이다.

앞서 김영진 위원장은 김정석 사무국장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만한 일을 저질렀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라며 "영화 정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그가 적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진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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