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쟁 합의에 성공하자 미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며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다 나은 재건'의 핵심이 "미래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미국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고,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동력을 기반으로 나의 '미국 일자리 계획'이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더욱 강해지고,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를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한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두 회사가 서로의 커다란 입장 차를 극복하고, 신뢰를 구축한 것을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 배터리 미국 수입을 10년간 금지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검토했으나,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조해왔기에 역풍을 우려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11일 자정을 앞두고 두 회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미국 전기차 산업에 환상적인 소식"
SK이노베이션은 26억 달러(약 3조 원)를 들여 건설하는 조지아주 공장에서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며, 오는 2024년까지 2600여 명 규모 노동자를 고용할 계획이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번 합의에 대해 "성장하고 있는 조지아 지역 전기차 산업에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두 회사가 오랜 분쟁을 해소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내세운 전기차 보급 및 청정 에너지 어젠다와 관련한 고민도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일자리 창출, 전기차 부품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대응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라며 "더구나 (두 회사가 합의하면서) 어느 한쪽에 편파적이지 않아도 됐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