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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본적 3대 욕망 중 하나인 식욕을 참는 금식은 치료, 안정, 건강, 기근, 투쟁 등 여러 이유로 한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금식하면 이슬람교를 떠올리나, 아주 오래전부터 불교, 기독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도교 등 주요 종교의 주요 의식이다.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롭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성경(이사야58:6)처럼 유대인도 금식을 당연한 의식으로 여겼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의 금식월이다. 이슬람(절대 순종하는)교를 믿는 무슬림(절대 순종하는 자)은 원칙적으로 한 달간 자신에게 고통을 준다는 의미로 일출과 일몰사이 낮시간엔 먹고 마시고 흥청대거나 나쁜 행동, 흡연과 부부관계도 금하고, 침도 삼키면 안 된다.

이런 철저한 금욕의 목적은 스스로 깨달음을 성취하는 것이다. 특히, 기도, 꾸란(이슬람 경전) 읽기 등 알라의 가르침을 통해 음식의 소중함에 감사하고, 굶주리고 불쌍한 이웃들을 돕는 마음을 배운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성스러운 달이자 무슬림의 다섯 의무 중 네 번째다. 이슬람력의 9번째 달에서 태양이 기울며 첫 번째 초승달이 뜨는 날 저녁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 달의 주기에 따라 바뀌는 이슬람력은 한 달이 29일, 1년이 12개월, 354일로 태양력보다 11일이 짧다. 따라서, 12개월 중 9번째인 라마단은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 매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돌아가며 정해진다.  

이슬람교는 서기 610년 무함마드가 동굴에서 명상할 때, 천사 가브리엘이 찾아와 알라의 계시를 받으라는 명을 받고 메카에서 창시했다. 알라는 모두 7명의 예언자를 인간들에게 보냈다. 아브라함, 모세, 노아, 예수, 유대인, 기독교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함마드다.  

알라의 계시를 받은 예언자 무함마드는 메카에서 대중들에게 설교를 시작한다. 이슬람 신자가 된 무슬림은 인간은 자유롭지만, 알라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알라 외에 신은 없다는 그의 말을 따른다. 무함마드가 무슬림들과 동로마의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해 처음으로 무슬림들이 독립된 공동체를 만든 622년 7월이 이슬람력이 시작되는 헤즈리(원년)가 된다.  

632년 6월 8일 무슬림들과 순례하던 예언자 무함마드가 62세로 죽어 메디나 모스크에 묻히자, 그가 순례했던 지역이 칼리프가 통치하는 국가가 된다. 첫 번째 무함마드의 장인 아부 바크르, 또 다른 장인 우마르, 처남 우스만이 차례로 칼리프가 되지만 살해되며, 무하마드의 조카이자 사위였던 알리가 네 번째 칼리프로 선출된다. 

무함마드 사후, 칼리프들이 바뀌는 혼란 속에서 무슬림들은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로 쪼개진다. 네 명의 칼리프 모두가 무함마드를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무슬림의 9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중동 전 지역과 유럽, 북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까지 영향력을 뻗친다.

그러나, 이란, 이라크, 시리아 지역의 나머지 10%의 시아파는 세 명의 칼리프를 제외한, 마지막 알리와 그 후손만이 진정한 칼리프라고 주장한다. 칼리프는 수백 년을 넘어 1917년 제1차 대전이 끝난 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질 때까지 중동 대부분 지역을 통치했다.
 
한국어 성 꾸란 표지와 46장 아흐까프 내용
 한국어 성 꾸란 표지와 46장 아흐까프 내용
ⓒ 조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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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란(이슬람 경전)은 알라의 계시를 천사 가브리엘이 무함마드에게 전한 이슬람교의 핵심 경전이다. 고전 아랍 문학에서 훌륭한 작품이라고 알려졌고, 114수라(경구)가 시로 구성됐다. 꾸란의 일부 구절은 유대교 히브리어 경전과도 겹친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하디스는 꾸란 다음으로 중요한 경전이다. 하디스는 아담이 신의 뜻을 어긴 원죄를 통해 인간은 천성이 악하다는 기독교의 성악설과 반대로, 천성이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한다.

이슬람 신앙의 중요 다섯 의무는 샤하다(유일신), 살랏(새벽, 정오, 오후, 일몰, 밤 하루 5번 기도), 주캇(기부), 사움(라마단 단식), 하지(메카 성지순례)다.

뮤진(알리는 자)은 매일 모스크에서 스피커를 통해 천천히 명확한 큰 목소리로 반복해서 하루 5번 아단(듣다)을 알린다.

아단을 들은 무슬림은 모스크 입구에서 우두(세정식)를 한다. 물로 손을 씻고, 입과 코를 헹군다. 얼굴을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세 번 씻고, 수염을 밑으로 정돈한다. 팔뚝과 발을 세 번 씻은 후, 머리와 귀를 씻는다.

모스크 실내외에 모여 이맘(종교지도자)의 인도로 미흐랍(메카 방향을 알리는 벽면의 오목한 장식)을 향해 두 귀를 검지손가락으로 막고 퀴블라(메카의 카바 방향)쪽을 보고 기도한다. 남녀는 각각 다른 공간에서 기도한다.

종교 중 유일하게 이슬람교는 상징, 표식이 없다. 무함마드의 초상화나 탄생기념일도 없다. 이슬람 상징으로 알고 있는 초승달과 별 표식은 원래 오스만 제국 표식이었다. 초록색은 무슬림이 선호해서 이슬람국가 국기 등에 많이 사용한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아담이 창조됐고 천국으로 간 금요일이 최고의 날이다'라고 해서 이슬람의 휴일은 금요일이다. 교세가 강한 이슬람 국가나 지역의 주말은 목요일, 금요일이다. 그래서, 토요일과 일요일은 정상 근무한다. 그러나, 일반적 이슬람 국가나 지역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주말이지만, 금요일 정오부터 기도 등으로 대부분 자리를 비운다.

할랄(허락한 것)은 할랄 방식으로 도축된 우제류 고기, 규정을 지킨 모든 제품 등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이다. 하람(허락하지 않은 것)은 이슬람에서 금기하는 것들이다. 인간과 유사한 그림 및 조각, 고양이를 제외한 애완동물, 돼지, 할랄로 도축하지 않은 고기 등이다. 알코올을 금기해 무슬림용 향수는 무알코올이다.

이슬람교의 규범 체계는 45장으로 구성된 샤리아(율법)다. 샤리아는 신앙에 근거한 규범으로 종교, 의무, 결혼, 도덕 등을 모든 무슬림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그러나, 범죄에 대해선 엄격해, 도둑질하면 손을 자르고, 간통은 돌팔매질로 죽인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이런 극단적인 처벌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슬람의 중심사상은 지하드(투쟁)다. 신앙을 지키기 위한 일반적인 노력이라지만, 대부분의 무슬림은 부정적이다. 이슬람교로 포장한 테러 행위는 그냥 종교를 자의로 해석해 이용한 과격집단일 뿐이다. 대부분의 무슬림은 무고한 무슬림을 테러에 이용하는 IS 같은 테러 집단을 증오한다. 오늘날, 대규모 반인륜범죄 등에 무슬림이 자주 관련돼 이슬람교를 부정적으로 보게 한다.  

무슬림 수는 중동(2억8천8백만 명)보다, 오히려 인도네시아(2억5천5백만 명), 파키스탄(1억9천4백만 명), 방글라데시(1억5천2백만 명), 나이지리아(9천만 명) 등 중동 외 지역이 더 많다.  

851년 페르시아 상인 술라이만의 '중국과 인도 소식' 여행기에 "중국 바다 건너에 신라가 있다"고 최초로 한반도가 언급된다. 고려 시대엔 아랍 상인들이 많이 정착했다고 한다. 세종실록에는 유교적인 조선 시대 궁중에서 이맘이 이슬람 의식으로 왕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다고 했다.

국내에는 모스크 16곳과 무쌀라(예배소) 80여 곳이 있고, 한국인 무슬림 6만여 명과 외국인 무슬림 20만여 명이 살고 있다고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주장한다(2020년).

이슬람교는 무슬림이 강한 공동체적 성격으로 응집된 종교다. 세계 주요 종교 중 역사가 가장 짧지만, 타 종교에 비해 높은 출산율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현재, 무슬림 수는 기독교 다음 두 번째로 전 세계인구 4명 중 1명꼴이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교가 금세기 말이면 기독교를 넘어 제일 큰 종교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라마단 기간 각 지역 라마단 바자에서 일몰 후 먹을 다양한 음식을 요리해 판매하고 있다.
 라마단 기간 각 지역 라마단 바자에서 일몰 후 먹을 다양한 음식을 요리해 판매하고 있다.
ⓒ 조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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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 일출과 일몰 시각은 매일 종교기관에서 공포한다. 무슬림들은 동트기 전 아침을 먹고 종일 굶다가 해가 지면 데이트(말린 대추야자 열매)로 먼저 속을 달랜 후, 가족, 친지들과 다 같이 모여앉아 풍성한 저녁을 즐긴다. 라마단 중 어린아이, 노인, 임산부는 금식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환자, 장거리 여행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금식을 어겼다면 후에 그만큼 금식을 하거나 기부로 대신한다.

무슬림도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 일부일처제를 당연히 여기며, 심지어는 부인이 남편보다 목소리가 높다. 할례를 안 한 신세대 여성, 하루 5번 기도를 안 지키는 사람도 많고, 술도 적당히 즐긴다. 먼저 이혼을 선언한 여성, 독신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할랄을 무시하기도 한다.

라마단 중에는 중요한 결정이 미뤄지고, 의욕도 없고, 능률도 안 오른다. 12~18시간을 침도 안삼키다 보니 저녁에 폭식하게 된다. 부유층은 비 이슬람국가로 잠시 떠난다. 물론, 중동 등 왕권이 센 국가는 엄격하고, 종교경찰이나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쓴다. 그러나, 비 이슬람 국가에 사는 무슬림 중엔 형식적 무슬림도 많다.

적당한 금식은 지구의 오염을 줄이고 심신을 정화한다. 라마단은 인내, 겸손, 희생정신을 깨닫고, 탐욕과 잘못된 언행을 반성하고, 올바른 삶을 위해 자신을 정화하는 성스러운 종교적 행사다. 금식을 7일하면 육체가 건강해지고, 14일이 되면 정신이 맑아지고, 21일이면 혼이 변한다고 한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에 "라마단 카림"이라고 인사한다. 우리 말로 '여유로운 금식월 되시라'라는 뜻이다. 이슬람력 1442년인 올해는 4월 13일 저녁부터 19억 무슬림의 성스러운 달, 라마단이 시작된다.

태그:#조마초, #마초의 잡설 , #라마단, #이슬람 ,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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