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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4월 7일 보도(화면 캡쳐)
 MBN 4월 7일 보도(화면 캡쳐)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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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더미에 덮힌 여성 변사체…붙잡힌 피의자는 '목사''
'여성 살해한 뒤 '산속'에 유기해 낙엽으로 덮은 피의자는 '목사'였다'
'"기도해주려고"...'익산 미륵산 살인사건' 70대 목사 살인 혐의 부인'


전북 익산에서 70대 여성을 살해한 뒤 미륵산에 시신을 유기한 70대 남성이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은 두 부류로 갈렸다. 제목에서 부각시키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놓고 일부 언론은 '피의자 신분이 목사'라는 데 초점을 두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에서도 지나치게 피의자 신분을 부각시킴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구나 피의자는 시신 유기만 인정하고 있을 뿐 살인 등의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사건의 실체는 지난 6일 익산의 미륵산 헬기장 인근에서 발견된 여성 A씨(73)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B씨(72)를 익산경찰서가 7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핵심 포인트다. 

경찰의 CCTV 분석 결과, B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께 A씨와 함께 자택으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 이후 6일 오전 1시께 B씨는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A씨를 직접 끌고 나와 자신의 부인 명의로 된 차량에 실었다. 이후 B씨는 7시간 동안 집에서 머문 뒤 차를 타고 이동해 시신을 미륵산에 유기한 혐의가 미륵산 인근 CCTV에서 확인됐다. 당시 B씨의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 1차 부검결과 다발성 타박상에 의한 쇼크사로 장시간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의자는 "살해는 안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사망했다"며 "집안에 사람이 죽어 있으면 이상할까 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의 본말과는 달리 일부 언론은 피의자의 신분(목사)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보도함으로써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MBN은 7일 '낙엽 더미에 덮힌 여성 변사체…붙잡힌 피의자는 '목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북 익산에 있는 미륵산에서 얼굴에 멍자국이 있는 여성 변사체가 낙엽 더미에 덮힌 채로 발견됐다"며 "경찰은 수사 끝에 피의자를 붙잡았는데, 놀랍게도 목사였다"고 보도했다.

일부 인터넷 언론들도 '"기도해주려고"…'익산 미륵산 살인사건' 70대 목사 살인 혐의 부인'(더팩트), '여성 살해한 뒤 '산속'에 유기해 낙엽으로 덮은 피의자는 '목사'였다'(인사이트) 등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ED등을 이용해 십자가를 설치해 민원이 들어왔지만 교회도 아니고 목사도 아니고 신학대를 나오거나, 등록이 돼 있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사건의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체를 외면한 채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시청자와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려는 얄팍한 상술이 묻어나는 기사들이 오히려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익산미륵산, #변사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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