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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속 푸른물길 그린뉴딜 중단 기자회견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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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는 지난 2일 '도심 속 푸른 물길 그린뉴딜' 프로젝트 착수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름만으로는 의미 있는 복원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알맹이 없는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030억 원 예산 투입이 예정된 도심 속 푸른 물길 그린뉴딜 계획안에는 대전천 복원 및 도심 활성화, 3대 하천 명소화 사업, 갑천 스카이워크 설치, 유등천 친수공간 경관 조성, 송강 수변공원 조성, 도안 누리길 조성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 토목공사 계획으로 1980, 90년대의 개발 계획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대전천 복원 및 도심 활성화는 하상도로 철거를 하긴 하지만 이후 지하도로를 대규모로 건설하는 게 본 사업이다. 도로를 철거한 이후 교통량 조정 등 대중교통 정책이 없는 상태에서 도로를 하천 바닥에서 깊은 지하로 바꾸는 식이다. 

지금이 대규모 대체도로 건설로 막개발을 할 시점인지, 이게 시정의 방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하상도로는 철거 후 수변생태 복원도 녹지 확충과 생태적 하천 복원으로 접근해, 시민 이용은 물론 도시 하천으로서의 생태계 연속성, 수질 개선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린뉴딜에 맞는다. 

3대하천 명소화 사업, 갑천 스카이워크, 유등천 친수공간 경관조성, 송강수변공원 조성, 도안누리길 조성 사업도 하천을 개발 대상으로만 보는 과거의 관점에서 바뀌지 않았다. 이미 3대하천은 건설과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목척교 지하 보행통로 건설, 동서교 확장공사, 엑스포 제2 다리 건설, 청소년 수련관 앞 다리 건설 등으로 물 흐름은 단절되고, 수달 등 야생동물 서식지가 훼손될 뿐 아니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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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 불투수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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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대전 하천의 불투수율(물이 스며들지 않는 정도)은 대전천 26.4% 유등천 49.38% 갑천하류 30.1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불투수 면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하천과 주변이 대규모 도시로 개발되면서 하천의 생태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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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 건천화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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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전 하천의 건천화율은 100%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대전 18개 하천 모두가 건천화되어 있다. 이는 대규모로 하천 주변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전시는 하천에 설치된 다양한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유등천과 대전천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그런데 대전시는 아직까지도 시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보공개를 청구한 내용은 단순한데 유등천 삼천교 하류에 위치한 횡단구조물과 대전천의 하상에 위치한 관거에 대한 것이다. 대전시는 아직도 담당부서에 확인 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전시는 준설구간의 시설물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6만톤을 준설한 셈이 된다. 

다른 하천도 마찬가지다. 원촌교와 만년교가 매년 홍수 위험에 처하는 이유가 교각 설치가 오래되서일 수 있다는 판단에 설치시 홍수량 계산 등의 자료를 대전시에 요청했지만 대전시는 여기에도 답변을 하지 못했다. 3개월째 자료를 찾고 있다는 대답뿐이다. 기존 시설물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대전시가 개발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재원만 낭비하는 개발 프레임에서 벗어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하천의 자연성 회복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린뉴딜에 책정된 4030억의 예산을 하천 개발 사업에 쏟아 부을 이유도, 명분도 없다. 그린뉴딜에 책정된 예산은 그린뉴딜에 쓰여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배하기 위해 하천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생태적인 회복과 복원을 진행해야 한다. 

대전시 '도심 속 푸른 물길 그린뉴딜 프로젝트' 계획(안)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시대적 프레임의 전형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안전한 하천환경 조성'과 '기후변화 및 코로나19 대응 그린뉴딜'을 진행하겠다는 목적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통합적인 하천관리 시스템을 우선 마련하고, 생태적 복원과 시민들의 친수공간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토대로 제대로 된 하천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회복과 복원을 통한 진정한 그린뉴딜 게획을 세워야 할 때다. 

태그:#대전시, #그린뉴딜, #3대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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