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로 25년 차를 넘긴 아파트에 산다. 둘째 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이사를 왔고 우리가 이 집에 들어온 지는 10년째다.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하고 들어 오는 날, 얼마나 좋던지 우리 가족은 '우와~'를 연발하며 덩실덩실 스텝을 밟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흰색 톤으로 맞춘 화장실은 모든 게 새 거였다. 세면대, 변기에서 반짝반짝 광이 났다. 

세수를 하다가 거울을 히쭉 바라보면 내 얼굴에도 빛이 나는 듯했다. 자리만 차지하는 욕조가 없으니까 훨씬 넓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한해 두 해가 지나 열 번의 12월 달력을 넘긴 지금은 변기에 금이 가고 세면대 배수구는 가끔 막혀 뚫어뻥을 종종 애용 중이다.

"아빠! 아빠! 아빠!''

큰 딸 선영이다. 카톡이 오도 방정을 떨며 나를 부른다. 놀란 토끼가 반쯤 일어나다 만 물음표 3개 이모티콘을 보낸다.

"세면대 물이 쫄~쫄~ 나와요."
 
물이 약하게 흘러 나오는 모습
▲ 세면대의 수도꼭지 물이 약하게 흘러 나오는 모습
ⓒ 임세규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에는 배수구가 막히더니 이번엔 뭐지?'
"알겠어. 이따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고 봐 볼게."


집이다. 물이 나오기는 하는데 쫄쫄쫄 흐르는 이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유가 뭔지... 막막하다. 어딘가에서 막혔다는 건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 싶다. 전문가를 불러야 하는지... 

평일에는 시간이 없는데 아이들만 있는 집에 오시라고 하기도 뭣 하고. 오늘이 화요일, 토요일까지 3일 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 어쩌나. 이럴 땐 폭풍 검색이다. 화장실 세면대 물이 안 나올 때. 쭈르르륵 많은 정보가 나온다. 우리 집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첫째 원인은 동파가 원인이란다. 집안에 수도꼭지가 있는데 그럴 리가 없다. 두 번째 원인은 물탱크의 이물질 때문에 막혀서 그렇단다. 이 경우는 세면대 수전을 교체해 줘야 한다. 새 걸로 바꾸는 방법을 사진과 설명으로 비교적 자세하게 알려주기는 하는데 여기저기 살펴보니 돌리고 끼우고... 이건 뭐... 거의 전문 기술자의 영역이다.

"어떻게...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뭔가 해보겠다고 세면대 앞에서 낑낑 대고 있는 내게 아내가 묻는다.

"아무래도 사람을 불러야겠는 걸. 막힌 곳을 뚫거나 교체를 해야 할 것 같네."

소파에 앉아서 다시 한번 검색을 해본다. 토수구를 먼저 확인해보라고 한다. 용어가 생소하다. 토수구( 吐水口)? 

'화장실 변기나 세면기와 같은 위생 기구나 급수전에서, 밸브 없이 물이 나오는 끝부분의 입구.' - 출처 국어사전

수도꼭지의 끝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이리 어려운 단어를 쓰노? 
 
맨 끝부분이 토수구다. 이부분을 스패너로 돌리면 된다.
▲ 수도꼭지의 밑부분 맨 끝부분이 토수구다. 이부분을 스패너로 돌리면 된다.
ⓒ 임세규

관련사진보기


자, 그럼 세면대의 물이 쫄쫄쫄 나올 때 제일 먼저 점검해야 할 곳을 살펴보자. 세면대 수도꼭지를 전문용어로 수전이라 한다. 이 수전의 끝부분 밑(물이 나오는 부분)을 자세히 보면 스패너로 돌릴 수 있다.

두어 번 돌리면 손으로도 돌려진다. 분리를 하면 헤드 필터 (망)이 바로 보인다. 바로 이곳을 수도배관의 이물질이나 모래, 작은 돌가루 등이 막고 있어서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거다.

이물질을 제거한 후 역순으로 다시 끼우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원인을 제거했으니 세면대의 물을 틀어본다. '콸~콸' 잘 나온다. 시원하게 나오는 물을 보며 처음 떠오른 생각.

"앗싸~ 돈 벌었다."

의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는데 기술자를 부르면 출장비에 혹시 모를 수전 교체 비용까지 제법 나올 뻔했다. 만일 헤드 필터가 노화되어 새 걸로 교환을 하고 싶다면 '세면대 수전 토수구'라고 온라인 쇼핑에 입력을 하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주의점은 집마다 수전의 종류와 크기가 다를 수도 있으니 사이즈를 꼭 확인해야 한다. 더 간단한 방법은 헤드 필터를 주머니에 넣고 동네 철물점에 가면 된다.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어딘가 막혀서 그런 거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곳은 토수구를 분리한 후 헤드 필터가 막혔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이물질이 이곳을 막아서 물이 잘 안나온다.
▲ 토수구의 걸음망 청소 이물질이 이곳을 막아서 물이 잘 안나온다.
ⓒ 쿠팡 온라인 판매의 캡쳐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 후배 B에게도 우리 집과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참 재수가 좋다. 후배는 자판기 커피 한 잔 값에 내 경험을 샀고 그대로 해보니 해결됐더란다. 세상만사 어렵고 복잡해 보여도 사실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데 전전긍긍 할 때도 있다.

꼭 기억하길 바란다. 세면대의 물이 쫄쫄쫄 나올 때 초간단 해결방법은 뭔가? 토수구를 제일 먼저 확인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실립니다.


태그:#세면대, #배수구, #수도꼭지, #아파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소소한 일상속에서 행복을 찿아가는 가영이 아빠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