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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낮 일본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93회 전국 교교 선발 야구대회 2차전에서 한국계 교토 국제고가 도쿄 대표 도카이(東海)대학 스가오(菅生) 고교에 5대 4로 지고 말았습니다. 먼저 두 점을 내준 뒤 5회 초 공격에서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으나 9회 말루 2루타를 맞고 4:5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난 24일 낮 1차전에서 한국계 교토 국제고(교장 박경수 선생님)는 미야기(宮城)현 대표 시바타(柴田)고교와 시합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5 대 4로 이겼습니다. 모두 예상 밖의 승리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비유로 놀랐습니다. 마치 결승 같은 1차전이었습니다. 

한국계 교토 국제고등학교의 1차 전 승리는 마치 기적과 같았습니다. 고시엔 야구 시합에 처음 출전한 재학생 130명 학교가 어떻게 그렇게 큰 학교를 이길 수 있었냐면서 일본 국내외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뉴스거리였습니다. 

이번 2차전 시합은 기적에 이은 착실한 실력을 발휘할 기회였습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나 학부모, 둘레 우리나라 교민들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의 응원을 이어갔습니다. 경기장에 자유롭게 가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TV 앞에 모여서 경기를 응원했습니다.

시합이 시작되어 두 점을 내준 뒤에도 착실히 시합을 이어가다가 4점을 추가하면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중반 이후 두 팀은 점수 없이 공격과 수비를 이어갔습니다. 9회 초, 점수 없이 마감한 한국계 교토 국제고는 마지막 9회 말 투아웃 수비에서 안타까운 마지막 2루타로 지고 말았습니다.

1차전 시합에서는 시합 중간에 각각 출전팀 교가가 전국에 방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합이 끝난 다음 참가한 두 팀 선수가 서서 이긴 팀 학교 교가를 부릅니다. 1차전에서는 우리말 가사로 만들어진 교토 국제중고등학교 교가가 울러퍼졌습니다. 2차전 시합에서는 안타깝게도 교토 국제중고 교가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작은 학교에서 전국 대회에? 

일본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일본 고등학교 수는 4800개, 직업고교를 뺀 일반 교교 학생 수는 308만 명입니다. 한 학교당 재학생 수는 642명입니다. 한국계 교토 국제중고교 재학생 130명으로 일본 고교의 약 5분의 1 크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예선전을 통과해서 전국 대회인 93회 고시엔 시합에 나갔습니다.

이번 대회 참가 팀은 34곳입니다. 1차전에서 이기고, 2차전에서 열심히 싸웠지만 아쉽게 지고 말았습니다. 비록 참가 선수들은 시합에 지고 말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참가 선수들은 크기에 관계없이 노력할 하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고교야구연맹에 가입한 고교 수는 3957개교, 가입한 부원 수는 14만 3867명입니다.  일본 고등학교 열 곳 가운데 여덟 곳은 야구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학교의 야구 부원 수는 37명입니다. 선수 이외에 경기 진행을 돕고 시합 결과를 정리하는 학생수를 포합하면 선수의 두 배 이상의 학생들이 야구부에서 활동합니다. 

한국계 교토 국제고등학교는 중고등학교 전체 학생수가 130명입니다. 이렇게 작은 학교에서 야구부를 운영하는 것도 어려운데 교토 지역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해서 1차전에서 이겼습니다. 이번 93회 전국고교 선발 전국 고시엔 야구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교토 국제고의 출전은 뉴스거리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학교에서 전국 대회에 나갈 수 있느냐? 이 학교는 언제 생겼고, 야구부는 언제 창설되었느냐? 야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이나 운동장이 있느냐? 선수를 어떻게 선발하고 선수들은 어떻게 연습하느냐? 그동안 야구 시합에서 어떤 결과가 있었느냐? 한국계 고등학교로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느냐 등등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일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후세 교육을 위해서 학교를 세웠습니다. 이후 남북으로 나뉘어 교포 사회도 둘로 갈라졌습니다.

우리나라 교육부에서는 재일교포 교육을 위해서 일본 전국에 한국 교육원 15곳을 설치 운영하고 있고, 오사카한국교육원에서는 민족교육을 위해서 물자와 재정을 돕고 있습니다. 민족 교육을 통해서 많은 일본인이나 우리 교포 학생들이 우리말과 문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계 교토 국제중고등학교는 국적에 관계없이 입학하여 공부할 수 있는 학교입니다. 한국 정부와 일본정부에서 지원하는 사립학교입니다. 일본에서도 사립학교는 국공립학교에 비교해서 학비가 두 배 이상 비쌉니다. 그렇지만 수업 내용이나 자신의 목표 등을 이유로 지원하여 배우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번 한국계 교토 국제중고등학교의 고시엔 야구 시합 출전과 시합, 그리고 그 여파는 두 나라 사람들에게 큰 파문을 던졌습니다. 야구라는 운동이 지닌 힘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고시엔 고교 야구 대회는 일과성 행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학교와 교육, 정치와 운동, 민족과 나라 등등, 사람 사이의 여러 결정과 행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삶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끊임없는 지원과 관심, 그리고 투자를 거쳐서 이루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한국계 교토 국제중고등학교 홈피 사진입니다(왼쪽 아래, 박경수 교장 선생님)
  한국계 교토 국제중고등학교 홈피 사진입니다(왼쪽 아래, 박경수 교장 선생님)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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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일본 고등학교 야구연맹, 일본 교육부, 일본 마이니치 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박경수 교장 선생님 페이스북 (2021.3.28), 학교 법인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중고등학교 (2021.3.2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일본 고시엔 야구,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중고등학교, #박경수 선생님, #모리시타, #민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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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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