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총맞은 미얀마 의대생 끝까지 지킨 여성, 하지만...

끝내 숨진 '칸 네이 하잉'과 방패 든 '싼 싼 머'의 용기.... 동생 SNS에 호소 "누나 풀어달라"

등록 21.03.26 19:29l수정 21.04.21 11:53l소중한(extremes88)
 

총맞은 미얀마 의대생, 끝까지 지키던 동료 결국... . ⓒ 소중한

 
총에 맞아 쓰러진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 위태롭게 방패를 든 동료들이 그를 지켜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사격을 쏟아내는 경찰이 가까이 다가오자 모두 물러나고 만다.
 
하지만 여성 한 명이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 있다. 총을 든 경찰이 몰려들었지만 여성은 방패로 남성을 감싼 채 마지막까지 버텼다.
 
경찰이 방패 뒤 여성을 발견하더니 손으로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여성이 나오지 않자 이번엔 머리채를 쥔 채 끌어낸다. 뒤에선 다른 경찰의 발길질이 계속됐다.
 
결국 여성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나뒹굴고 만다. 경찰들은 여성을 끌고 가면서도 무자비한 폭행을 이어갔다. 쓰러진 남성은 일어나지 못한 채 경찰들에 의해 어디론가 질질 끌려갔다.
 

한 여성이 총에 맞은 남성을 끝까지 지키다(왼쪽) 폭행을 당하며 체포되고 있다(가운데). 피를 흘리며 경찰에 질질 끌려간 남성은 결국 숨졌다(오른쪽). ⓒ 페이스북 'Thet Paing'

 
위 영상은 지난 14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찍힌 것이다. 결국 주검이 돼 돌아온 남성은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이다. 16일 엄수된 장례식엔 흰 가운을 입은 수많은 의과대학 동료들이 찾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의사를 꿈꿨던 그 역시 흰 가운을 입은 채 관에 누웠다. 그의 마지막을 가슴에 놓인 청진기가 함께했다. (관련기사 : 미얀마 의대생의 죽음, 장례식 가득 채운 '흰 가운' http://omn.kr/1shjv)
 
그를 끝까지 지키려했던 여성은 20대 싼 싼 머(San San Maw)이다. 두 사람은 서로 알던 사이가 아니었지만, 칸 네이 하잉이 총에 맞은 것을 본 싼 싼 머는 곧장 방패를 들고 달려들었다고 한다.
 
잡혀간 싼 싼 머는 여전히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생은 SNS에 영상을 올리며 "우리 가족은 숨진 칸 네이 하잉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누나가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영상을) 널리 알려달라"고 썼다. 동생은 바닷가에서 환히 웃고 있는 싼 싼 머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86명 사망, 3천명 이상 체포... "긴급 정상회담 개최해야"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 MPA

  

3월 14일 숨진 양곤대 의과대학 1학년 칸 네이 하잉(Khant Nya Hein)의 장례식이 이틀 뒤인 16일 양곤의 한 공원묘지에서 엄수됐다.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가족과 수많은 의대생 동료들이 그와 함께했다"고 전했다. ⓒ MPA

 
군부의 잔혹한 폭압이 이어지자 미얀마인들은 24일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거리에 나오지 않았고 은행, 상점 등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에 군부는 영업 재개 명령에 응하지 않은 이들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침묵시위 이후에도 사망 소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5일 하루 9명이 숨져 총 28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사람들 또한 30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UN)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 등이 참여하는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양곤의 흘라잉따야(Hlaingthaya)의 3월 16일 모습. 이곳은 이틀 전인 14일 계엄령이 선포돼 수많은 사상자가 나온 지역이다.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대규모 학살이 일어났음에도 시위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총에 맞아 숨진 31명의 장례식이 17일 공동묘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 MPA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