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편리함을 좇는 생활이 보편화된 것일까. 농산물도 다양하게 가공을 해야만 팔리는 세상이 되었다. 물로 세척을 하거나 껍질을 벗겨서 판매하는 농산물을 보면서, '흙 묻은 고구마라서 놀랐다'는 전화를 받았던 웃픈(웃기고 슬픈) 일도 있었다.

농사지은 마늘을 집에 두고 일 년 내내 껍질을 까서 먹기도 하지만, 마트에서 깐마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장바구니에 담을 때도 있었다. 88서울올림픽 시절에는 엄마들이 모여서 부업으로 마늘 껍질을 벗기던 모습이 기억에 있다. 농장에서 재배한 마늘을 찾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말은 이거다. 

"큰 것으로 보내주세요. 작은 것은 껍질 벗기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월동을 한 마늘은 봄부터 생육이 활발하다.
 월동을 한 마늘은 봄부터 생육이 활발하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난지형과 한지형

큰 마늘을 찾는 현실을 반영하듯이, 언제부터인지 크고 굵은 마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도 생소한 코끼리, 대만, 스페인... 등의 품종들이다. 크고 때깔 좋은 신품종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토종 작물처럼, 마늘도 재래종의 벌마늘과 육쪽마늘을 먹는 것도 쉽지 않다. 마늘은 기후가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난지형과 중부지방에서 재배하는 한지형 마늘이 있다.

난지형은 몸통이 길고 10여 개가 넘는 마늘로 쪽이 벌어져서 벌마늘로 불리기도 한다. 한지형 마늘은 난지형보다 작고 몸통이 둥글하고 6개 남짓의 쪽이 붙어있으며 육쪽마늘로 불린다. 난지형은 4월경에 수확을 하며 저장성이 떨어지고, 한지형 마늘은 6월경에 수확하며 저장성이 높다.

마늘종 그리고 주아

월동을 한 마늘은 흙이 풀리는 봄부터 생육이 활발하고, 가뭄이 길어지면 충분히 물을 줘야 잘 자란다. 한 개의 씨마늘에서 여러 개의 마늘이 만들어지는 둥근 모양의 구가 형성될 때쯤에 꽃봉오리가 올라온다. 마늘종으로 불리는 꽃봉오리 줄기에서 꽃이 피고 지면서 마늘 씨앗이 생긴다.
 
씨앗을 만들기 위한 줄기(마늘종)가 올라온 마늘
 씨앗을 만들기 위한 줄기(마늘종)가 올라온 마늘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마늘을 키우는 농사에서는 마늘종을 뽑거나 잘라서 씨앗을 맺지 못하게 하고 마늘을 조금 더 크게 키운다.

마늘종을 제거하지 않으면 10여 개의 작은 마늘 씨앗이 만들어지는데 '주아'라고 한다. 주아는 마늘을 심는 시기에 파종하면, 다음해에 도토리 또는 밤톨만한 한 개의 통마늘이 된다. 통마늘을 다시 심으면 다음해에 여러 개의 쪽마늘이 생긴다.
 
마늘의 씨앗 주아(왼쪽)를 심으면 한개의 통마늘이 생긴다
 마늘의 씨앗 주아(왼쪽)를 심으면 한개의 통마늘이 생긴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주아로부터 시작된 쪽마늘은 3년만에 1세대 마늘이 되고, 1세대부터 수확하는 마늘은 4~5세대까지 씨마늘로 사용할 수 있다. 5세대를 넘어가는 씨마늘은 성장이 퇴화되어 작은 마늘이 많이 생긴다. 주아와 통마늘을 지속적으로 키워내면 튼튼하고 건강한 씨마늘을 계속 수확할 수 있다.

태그:#마늘, #마늘종, #통마늘, #주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